시험공부하기 싫어서 그냥 쓴다.
사실 아까까지 쓰다가 블루스크린떠서 날아가버렸어 ㅎㅎ 씨불장 내 노력의 한시간이..(말을 잇지 못하는 디시콘)
아무튼, 어떻게 5편까지 왔네.
필력이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만 오히려 줄어가는 것 같아 슬프다.
이번엔 긴말할 것 없이 시작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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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억, 허억, 지쳐서는 안되는데..
폐허가 되어 버린 심판실에서, 나는 되뇌었다.
"헤, 꽤 오래 버텼네. 그렇지, 팝?"
"heh..허억..아직..헉..10분도..지나지..않았다고..?"
땀이 비처럼 쏟아져 셔츠와 바지, 점퍼를 모두 적신다.
저 미친놈이 뭐라고 씨부리는지는 관심없다. 지금쯤 꼬맹이는 어디쯤 있을까.
꼬맹이가 처음 떨어진 그 구멍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으니, 아마 지상으로 올라갔겠지..
쿨럭, 피비린내나는 가래 끓는 소리가 났다.
"이야, 아직도 말할 힘이 남아있는거야? 굉장하네~"
콰광,
아까까지 내가 서있던 곳에는 그저 불에 탄 것 같은 자국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와 함께, 내 체력도 불에 타 바닥났다.
더 이상 지름길을 열 수 없다는 것을 체감한 나는, 자괴감에 빠졌다.
젠장..30분이 무엇인가. 10분도 버티지 못했을 것을..
30분조차 과대망상이었던 건가.
사실, 10분을 버틴 것조차 기적이었을 지 모른다. 아니, 그저 나를 갖고 논 것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저새끼의 LOVE는ㅡ
99였으니까.
LOVE가 99라는 것.
그건 세계를 너무나도 쉽게 무너트릴 수 있는 힘이었다.
나는 한쪽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풀썩,
이내 왼쪽 다리를 꿇고 만 나는, 힘을 주어 다시 일어서려고 해도 일어날 수 없었다.
이내 다른쪽 다리도 꿇려지는 것을 느꼈다.
"아까 그따위 말을 할 힘으로 다음 공격을 피했으면 10초는 더 살았을텐데, 아쉽구만. 그럼 잘 가."
푸욱,
뼈다귀가 날아와 점퍼와 티셔츠를 뚫고, 흉부에 직격한다.
"커어..억.."
나는 날아가는 뼈다귀에 동화되어 위쪽 벽에 그대로 내리꽂혀버렸다.
쿵, 벽이 부숴지며 파편이 튀어나온다. 그에 따라 흙먼지도 바스라져 나온다.
쿨럭,
기침을 하자, 그에 따라 움큼 질척한 피가 쏟아져 나온다. 이빨은 앙다물고 있었지만.
나는 그새끼가 내게 다시 접근하는 것을 느꼈다.
"어라? 한방에 먼지가 되지 않았잖아? 신기한 걸. 그렇지, 팝?"
그리고는 아래로 떨어져버린다.
아니, 염동력으로 잡아당긴 것이다.
다시 쿵, 바닥이 부숴진다.
쿨럭, 다시 기침을 하자, 또 걸쭉한 피가 움큼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푸욱ㅡ
"크아아아악.."
땅 속에서 자라난 뼈다귀가 몸을 관통한다. 나는 뼈다귀에 걸린 채 공중에서 몸이 꺾여 있었다.
나는 소리지를 힘조차 떨어져 다 쉬어가는 목소리로 비명을 내질렀다.
몸이 먼지가 될 것 같은 고통, 꼬맹이는 이런 것을 수백,수천번의 리셋동안 느꼈던 걸까.
"참 신기하네. 이 시간선의 나는 나처럼 괴물을 죽이고 다닌걸까? hp가 이렇게 불어나 있을리는 없을텐데 말이야."
"무슨..개소리를..쿨럭.."
나는 그다지 hp가 높은 괴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한방에 나가 떨어질 정도로 hp가 적은 것은 아니었다ㅡ물론 ATK와 DEF가 1이기는 했지만ㅡ
만약 그랬다면 애시당초 일상생활은 불가능했겠지.
그런데 저새끼는 무슨 개소리를 하는 것인가.
"그냥 나와 다른거라고? 그건 아닌 것 같아. 능력도, 생긴 것도, 안광도 예전의 나와 다를 게 없어."
그 미친놈은 정신병자마냥 혼잣말을 지껄였다.
"헤, 그래도 몇대정도를 버틸 뿐이지, 그다지 오랫동안 버틸 것 같지는 않아. 그것보다 심각하게 기대 이하인걸, 다른 세계선도."
미친 새끼.
"인간들조차 다 똑같을 줄이야. 뭐, 내 시간선에 있던 새끼들을 다 죽여도 60레벨이 채 안되었는데, 여기와서 만족했으니 그걸로 된 건가?"
제대로 돌았다. 나는 이미 깨달은 진실을 몇 번이고 되뇌었다.
쿨럭,
다시 피가 울컥 나온다.
연약한 몸은 그저 안의 것을 쥐어짜내 토해낼 뿐.
입으로 토해내다 못해 흘러내리는 붉은 피가 티셔츠와 점퍼를 다 적시고는, 땅에서 솟아나온 뼈다귀를 따라 흘러내린다.
"뭐, 됐어. 지금 생각해봐야 별로 쓸모도 없는걸.
그리곤 뼈가 다시 몸을 관통한다.
푸욱
"커어억.."
몸이 바스라져가는 느낌. 점점 먼지가 되어가는 것 같다.
젠장, 이런 느낌을 수천번 참아가며 모두를 살린거냐고, 너도 정상은 아닌 것 같다 꼬맹이, 혼자 상황에 맞지 않는 생각을 되뇌었다.
"다 처리하고 다음 세계로 넘어가자고. 동의하지, 팝?"
큭..여기까지인가..미안하다 꼬맹이, 30분도 무리였던 것 같아.
그새끼는, 등을 돌려 어디론가 걸어간다.
꼬맹이, 나는 저새끼에게 꿰뚫릴 프리스크를 생각한다.
문득, 기억에서 본 분노로 가득한 프리스크의 표정이 생각난다.
그리고는 수천번도 불타죽고, 찔려 죽고, 얼어 죽고, 잘려 죽고, 녹아 죽고, 감전사하고, 쪼여죽을 당시 웃는 얼굴의 프리스크가 생각난다.
젠장..안돼...불쌍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녀석을, 고작 저런 미친놈 하나때문에.
그리고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녀석이 지금까지 해왔을 모든 노력을, 모든 걸 끝내는 것을 허락할 순 없었다.
조금씩 몸이 움직여진다. 그것을 깨닫자 나는 미친듯이 몸에 명령을 내린다. 까딱,까딱,
나는 피를 토해낼 힘까지 쥐어짜내, 뼈다귀 하나를 만들어 그 미친녀석에게 던졌다.
그러나 역시 힘이 모자랐던지 빗나가 버리고 말았다. 아니, 전력을 다해 던졌어도 빗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녀석은 다시 이쪽을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굉장히 기묘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화가 난 듯한.
지금까지 계속 실실 쳐웃던 녀석에게서 드디어 표정변화를 일궈냈다는 성취감과 시간을 더 벌 수 있다는 희망감에, 나는 웃음지었다.
"가려..면..쿨럭..나부터..제대로..쿨럭..처리하고..허억..가야지...응..?"
계속되는 기침때문에 말을 제대로 하지는 못했지만, 녀석은 내 말에 더더욱 심기가 동한 것 같다.
그리곤 다시 웃음으로 변하는 녀석의 얼굴.
아까보다 더 광기 어린 웃음을 짓고 있었다.
녀석은 갑자기 나를 정통으로 꿰뚫은 뼈다귀를 없앴다.
중력에 떨어지는 몸을 염력으로 잡고는, 녀석은 말했다.
"헤에, 너 말이야.."
콰직.
녀석은 뼈다귀를 쓰지 않고, 주먹으로 내 복부를 힘껏 내리쳤다.
커어억,
고통에 몸부림치는 소리가 입에서 새어나왔다.
녀석은 내 신음을 즐기는 듯, 리드미컬하게 두개골과 복부를 번갈아가며 주먹질하기 시작했다./
퍽, 퍽, 퍽, 퍽,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일방적인 폭행이 끝나고, 녀석은 지쳤는지 땀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박살나버린 갈비뼈와 척추, 한쪽은 퉁퉁 부어버렸고(뼈다귀인데 붓다니, 참 기묘하다)
한쪽은 아예 날아가버린 두개골, 그리고 짓밟혀 바스라진 하체로도 살아있는 나 자신이 신기했다.
나는 어떻게 살아있는거지?
심지어 발정제로도 쉽게 침침해지던, 지금은 한쪽밖에 없는 눈은, 퉁퉁 부은 채로도 그 미친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하아..하아..어쩐지 잘 안 뒤진다 했어. 너.."
그리고 말을 잇는다.
"<의지>를 가지고 있구나?"
*
무..무슨..의지라니..
그새끼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면서도 다시 주먹으로 박살나버린 척추를 쳤다. 이제 통증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정신도 점점 희미해져 간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인가.
"의지의 힘, 내가 인간을 죽이고 나서 얻은 힘, 어떻게 쓰는지는 인간만이 알고 있었던 것 같지만, 아무튼 엄청나게 강대한 힘이라는 건 어린아이도 알 수 있지."
그리고 당황한 듯 아닌 듯 그 광기어린 웃음을 지으며 말을 잇는다.
"너, 너도 인간을 죽인거냐?"
이와중에 황당함을 느낀 나는 아까의 화상통화가 기억나지 않는건지 묻고 싶었지만, 힘이 다 빠져버려 말조차 나오지 못했다.
"뭐라고, 팝? 아까 화상통화에서 보지 않았냐고? 그럴 리 없어. 그렇다면 이 <의지>는 어디서 난거지?"
..아무래도 저새끼의 유일한 친구로 보이는 공기친구가 답을 알려준 것 같다.
확실히 당황한 기색을 내보이며, 그 미친놈은 머리를 부여잡고 고뇌했다.
꼬맹이만이 가진 힘, 그게 지금 내 안에 들어와 있다고?
난 꼬맹이의 힘을 취하려고 한 적도 없고, 꼬맹이에게 "뼈"를 겨눈 적도 없다.
아까 이 미친놈이 오기 전까지만 해도 같이 아침을 먹고, 컴퓨터를 봤던 일상을 나눈 꼬맹이에게 그럴 이유는 눈곱만큼도 없었다.
대체 어떻게 꼬맹이의 힘을 얻은거지?
물론 음..일방적인 성폭행을 당하기는 했지만..
ㅡ잠깐만, 인간들은 성관계를 맺는 것을 "하나가 된다"라고 표현했던 것 같은데, 그게 이런 뜻이었나?
나는 머리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그게 그 뜻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수긍하지 않으면 내게 들어온 힘이 설명되지 않았다.
정신이 점점 빛을 잃어가는데도 뚜렷한 혼란을 느꼈다.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시도한 적이ㅡ
ㅡ그제서야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았다.
그 꿈에서 몸속으로 흘러들어온 따뜻한 무언가가 무엇이었는지, 어째서 이 덜렁거리는 걸레짝같은 몸을 가지고도 살아 있는 것인지,
어째서 꼬맹이의 기억이 내게 들어온 것인지,
어째서 그 꿈 이후로 꼬맹이의 잠이 갑자기 잦아진 것인지.
이 <의지>때문이었다.
그 꿈에서, 꼬맹이는 내게 <의지>를 나눠주겠다고 했다. 그게 이런 의미였나.
꼬맹이의 지극정성에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나는 점점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정신을 잃으면, 다시 깨어날 수 있을까.
그랬다 한들 다 죽어버린 마당에 나 혼자 깨어나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인가.
게다가 이런 팔다리조차 없는 걸레짝같은 몸을 가지고는 죽지도 못하고.
꼬맹이가 제대로 도망쳐서, 저새끼가 사라졌을 때 나를 다시 만나러 와준다면
그것이야말로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지만, 가능성은 0.00000001%이하였다.
나는 만나러 오지는 않더라도, 꼬맹이가 도망쳤기를 간절히 바라며 눈을 감ㅡ
철컥,
잠잠하던 문이 벌컥 열렸다.
녀석이 염력을 풀었는지, 몸은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잠깐, 안돼, 설마.
그 미친놈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기다렸다는 듯, 정말이지 즐거운 듯한 웃음을 지으며.
제발, 나는 폐허에 살겠다며 몸부림치던 유일하게 살아남은 괴물이, 위험을 느끼고 탈출하려 이곳에 왔기만을 바랬다.
제발, 꼬맹이만 아니기를, 제발 아니기를. 제발...
허나, 그럴 리 없었다.
명백히 꼬맹이였다. 프리스크였다.
나는 몸을 떠나려는 영혼을 붙잡아가며 힘껏 소리쳤다.
"이 멍청아! 왜..!"
"샌즈.."
감겨있어야 할 눈을 크게 뜨곤, 꼬맹이는 놀란 듯이 축소된 동공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부들부들 떨려서 여기까지 진동이 오는 것 같은 다리를 애써 움직여가며 이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
안돼, 오지마, 이..이 멍청한 꼬맹이가..
머리가 새하얘짐을 느낀다.꽉 붙잡은 영혼이 점점 손을 뿌리쳐간다.
안돼, 최소한 꼬맹이를, 프리스크를 다른 곳으로 워프시키고 죽겠어. 깨어나지 않더라도,
유일한 <의지>로 겨우겨우 정신을 잡아가며 나는 프리스크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 미친놈은 내 이런 노력을 짓밟듯, 내 말을 잘랐다.
"헤, 눈 뜬 꼬맹이가 있을 줄이야. 생각보다 예쁘잖아?"
프리스크는 그 미친놈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는 듯이, 나만을 쳐다보며 걸어오고 있었다. 아주 천천히,
"이야, 이거 눈물나는 상종이네. 다 죽어가는 해골이 그렇게도 좋아서 도망칠 수 있는 시간조차 버리고 이곳으로 뛰어온거야?"
그러나 들리지조차 않는다는 듯, 그 미친놈을 깡그리 무시한 채로 내게 조금씩 걸어오고 있었다.
"어쩌나, 이제 못 만나게 됬는데."
푸욱, 굵은 뼈다귀가 가녀린 프리스크의 심장을 뚫는다.
쿨럭, 피는 분수처럼 쏟아져나왔고, 프리스크는 넘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피바다가 된 바닥에서, 천천히, 기어오고 있었다.
안돼.. 안돼..
아까 상상한 것과 정말이지 하나도 다름없이, 프리스크는 죽어가고 있었다.
젠장, 젠장, 젠장...
티끌만큼 남은 정신을 놓치지 않으려, 나는 모든 의지를 그곳에 집중했다.
"헤, 그렇게도 둘이 만나고 싶은거야? 뭐, 기다려주지. 이 눈물나는 드라마를 놓칠 수는 없잖아. 안그래, 팝?"
그렇게 말하며, 그 미친놈은 다시 프리스크에게 뼈를 꽂았다.
뼈는 정확히 심장을 관통했다.
저 씨발놈이..!
두개의 뼈가 심장에 꽂혔는데도 불구하고, 프리스크는 의지를 쥐어짜내며 이쪽으로 기어오고 있었다.
조금씩,조금씩.
그 미친놈이 서 있는데까지 온 꼬맹이의 머리통에 뼈다귀가 직격한다.
"프리스크를 내버려둬, 이 씨발놈아..!"
그 말을 무시하듯이, 미친놈은 뼈다귀를 꼬맹이의 머리통에 하나 더 박는다.
프리스크는 장기를 다 토해내면서도, 피가 다 빠져 핼쓱해진 몸으로 여전히 이쪽으로 기어오고 있었다.
"안..돼..."
티끌만한 정신이 날아가 원자 한줌만큼의 영혼이 남았다. 몸이 점점 먼지가 되어가는것을 느꼈다.
젠장, 지금은 안돼..!
나는 의지를 기울여, 그리고 프리스크의 노력에 응하기 위해, 최소한 프리스크가 이쪽으로 다 올때까지는 살아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 전에 프리스크가 죽어버릴 지도 모른다는 건 안다. 하지만.. 하지만..
그와중에, 뼈는 계속해서 프리스크의 몸에 꽂힌다.
이제 거의 다 왔다.
프리스크는 쉴새없이 기어서, 이제는 정말 진동이 느껴지는 거리까지 왔다. 꼬맹이가 몸을 지대하게 떨었기에, 그렇게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나는 뜨뜻한 무언가가 쉴새없이 흘러내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나는 모든 감각을 동원해 프리스크가 이쪽으로 오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정말 거의 다 왔다.
눈물이 끝없이 떨어지고 있었지만, 프리스크는 그런 내 얼굴을 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왜 웃는거야, 이 병신같은 꼬마가...
"자, 감동적인 드라마는 비극으로 끝내야지?"
하늘에서 눈부신 섬광이 쏟아졌다.
그리곤 프리스크의 하반신에 직격했다.
안돼..안돼..!
프리스크는 하반신이 아예 날아가버렸다.
더이상 다리를 사용할 수도 없게 되었다.
하지만, 프리스크는 포기하지 않고 뼈다귀가 가득 꽂힌 몸을, 팔로 바닥을 끌어당기며 이쪽으로 기어왔다.
"호오.. 팔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서로 만나고 싶은거야? 생각해보니 뭐, 어차피 다 죽을건데 기다려주기로 할까, 팝?"
"프리스크.."
눈물이 고였다. 하염없이 바닥을 메우고 있었다. 이제는 있는지도 모를 정신을 의지로 애써 붙잡아가며, 나는 프리스크를 지켜보았다.
드디어, 손이 닿았다.
프리스크는 파들파들 떨리는 팔로 내 박살난 두개골에 팔을 뻗었다.
지탱할 다리가 없었지만, 어떻게든 팔 힘으로 나를 눕히고는 힘껏 껴안았다.
"드디어 도착했어! 너무 감동적이어서 박수를 치지 않을수가 없네. 그렇지, 팝?"
프리스크의 핼쓱한 얼굴이 보인다. 아예 피가 통하지 않아 새하얘졌다.
"새...샌..샌즈..."
프리스크는 자신이 만들어낸 피의 길을 따라 재앙이 다가오는 것을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몸을따라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걸었다.
나는 그런 프리스크에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자괴감이 밀려들어왔다.
"어지간한 의지네, 그렇지 팝? 정말 대단할 정도야."
개새끼야, 니가 거길 걸어다니지 마
지금까지 해왔던 프리스크의 노력이 마치,
마치 니새끼가 오도록 길을 만들어준 것 같잖아
씨발새끼, 좆같은 새끼,
속으로 그 미친놈에게 쌍욕을 퍼부었으나, 막을수는 없었다.
결국, 이렇게 끝나는건가.
뼈가 두개골에 꽂힌다.
나는 허무함에 몸을 맡겨버리고, 이내 정신을 놓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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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라락
샌즈가 먼지가 되어버렸다. 너의 눈에서 뜨거운 것이 자꾸만 흘러내린다. 흘러내리고, 흘러내리고, 멈출 수가 없다. 피와 함께 흘러내리는 눈물이 바다를 이룬다.
야이씨, 것보다 너 너무 무리했잖아. 세상에 어떤 계집애가 심장이 뚫렸는데 그렇게 태연히 기어가니?
이제 좀 쉬어.
"...알았어, 그럼.."
*너는 마지막 의지를 다진다. 그리고는, 말을 잇는다.
"부탁해, 차라."
*나는 넘치는 의지를 다졌다.
###
*
"헤, 정말이지 해피엔딩이 따로없네, 그렇지?"
그리고는 파피루스가 속삭인다.
"맞아, 형!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 해피엔딩을 박살내서 곱게 빻아버린 형도 정말이지 대단한 쓰레기새끼야!"
"헤, 하나도 틀림없이 맞는 말이네. 넌 역시 최고야."
멍청해.
어차피 죽을 목숨인데, 어째서 그렇게 노력하는건지 이해가 안간다.
나는 남은 exp덩어리를 쳐다봤다.
정말이지, 이상하다니까.
LOVE가 0인것도 신기한데, exp가 측정되지 않다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상황을 보아하니, 리셋과 세이브 로드를 없애버린 것도 이 세계선의 인간인 것 같았다.
세계는 정말 불공평하다니까, 부숴버리고 싶을 정도로.
뭐, 그 대단한 인간도 이젠 죽을 목숨이지만.
경험치가 있는건지도 잘 모르겠지만, LOVE가 0인 보너스경험치를 마다할 생각은 없었다.
나는 가스터 블래스터를 충전해, 그 인간이 시체조차 남지 않도록 한번에 죽여버릴 생각이었다.
"뭐, 덕에 좋은 구경했어, 인간. 고마워"
그리고 가스터 블래스터에게 발사 명령을 내리려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
콰광
인간에게서부터 태양빛처럼 밝은 것이 뿜어져 나왔다.
태양빛처럼, 이라고 했지만. 태양빛과 다를 것이 별로 없었다.
"뭐..뭐야..?"
"나도 모르겠어, 형! 하지만 만약에 저것에 가능성이 있다면 형이 꼭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그..무슨.."
나는 인간을 쳐다보았다. 너무나 눈부셔서 잘 볼수 없었지만, 나보다도 더 미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인간의 exp가 갑자기 수치화되어 나타났다.
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
세어보기도 싫은, 엄청난 숫자였다.
마치 세계가 멸망할 때의 데미지를 보는것과 같이.
"이..말도 안되는.."
exp가 없어서 측정되지 않은 게 아니었다.
너무나도 거대한, 거대하다는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광대한 exp이기에 측정되지 않은 것이다.
내 측정범위를 넘어설 정도의 exp.
그럼에도 불구하고, LOVE가 0이었던 것이다.
대체 어떻게? 왜? 무슨 수로?
나는 눈앞의 "기적"이라고밖에 설명될 수 없는 미친 존재가 세상에 존재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세상조차 거부해야 할 이 미친 존재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소스라치는 감정을 느꼈다.
그 장대한 숫자가, 쓰러져서는 눈부신 빛을 내고있는 인간에게 스며들었다.
exp가 빠른 속도로 줄어간다. 그래봐야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나는 저것이 일을 일으키기 전에, 재빨리 가스터 블래스터를 발사했다.
하지만, 이미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었다.
가스터 블래스터의 레이저는, 인간에게 닿자마자, exp의 숫자가 되었다. 오히려 exp는 늘어갔고, 덕분에 흡수되는 속도가 더뎌졌다.
"이..미친.."
그제서야 실감했다ㅡ
상대를 잘못 고른 것 같다고.
까마득히 오랜 시간 이전, 세이브와 로드의 존재를 처음 알았을 때의 감정
ㅡ공포가 몸을 휘감았다.
exp는 가스터 블래스터의 공격에 힘입어, 점점 더 빠른 속도로 흡수되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LOVE가 올랐다.
0,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9,
그리고는, LOVE조차 내 측정범위를 벗어나 버렸다.
그런데도 줄어들고있는 exp는 아직도 내 측정범위 안에 들어오지 않았다.
씨발, 씨발, 이럴 수는 없어, 안돼,
속으로 되뇌이며 시공간지름길을 열려고 했다. 어디를 가도 저 방대한 LOVE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열리지 않았다.
지름길은 마치 <의지>를 가진 것 처럼, 미친 주인의 명령을 거부하고 있었다.
이런...씨발...씨발!!!
다리는 후들거리고 있었고, 썰물이 빠져나가듯 몸의 수분은 땀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 탓에, 여태껏 눌러쓰고 있던 후드가 벗겨졌다.
나는 공포에 비하면 바다, 아니 전 우주와 뼈다귀만큼의 차이를 보이는 증오를 담아 꼬맹이를 노려보았다.
빛을 내뿜는 인간은, 없어야만 할 하체가 다시 자라나 있었다. 그리고는,
움직였다.
손가락을 까딱이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았다.
저 존재는 대체 무엇인가.
나는 저런 것이 내 시간축에도 존재했다는 것이, 그리고 그것을 이미 없애버렸다는 것에 대해 매우 안도했다.
하지만, 눈앞의 그것은 죽지 않았다.
그것은 까딱거리는 것을 넘어, 옆의 먼지가 되어버린 해골바가지의 죽은 몸을 어루만졌다.
그리고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붉은 생명의 빛이 감돌며, 먼지덩어리가 다시 이전의 형체를 찾기 시작한 것이었다.
알피스의 의지실험과는 차원이 다른, 정말 정교한 의지의 주입이었다.
의지는 점점 형체를 만들어 가더니, 10초도 지나지 않아 처음 만났을때의 해골바가지의 형태로,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변했다.
아직도, LOVE는 올라가고 있었다.
측정은 되지 않았지만 exp의 숫자가 계속해서 인간의 몸 속으로 스며들고 있었기에.
아니, 몸 속이 아니었다.
인간의 기묘한 행동에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인간의 등 뒤에 무언가 돋아나고 있었다.
그것은, 굳이 말하자면
ㅡ 날개였다.
그것도 의지를 형상화한 것 같은 광명의 붉은색 빛을 아름답게 뿜어내는 날개가, 타오르고 있었다.
숫자 형태의 에너지는, 그 "날개"에 집중되고 있었다.
"날개"는 점점 커져갔다.
이젠, 날개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 아니다.
전 우주에 의지가 퍼지고 있었다.
저것은, "우주"와 인간을 연결하는 끈.
그 정도로 날개는 커져가고 있었다.
날개일 것이다. 아마도. 그래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존재는 인간이 아니다.
이 존재는...
<신>이다.
그 생각이 들자, 미친 듯이 가스터 블래스터를 소환했다.
하지만 가스터 블래스터는, 자신의 의지를 가진 듯이 자기혼자 사라져버렸다.
뼈다귀를 소환했다.
하지만 아무런 명령도 듣지 않고 그저 사라져버릴 뿐이었다.
"뭐야~~ 형, 설마 저걸 죽이지도 못하는거야? X신이네~?"
팝의 비난이 들려온다.
하지만 그걸 받아쳐줄 생각의 여지는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것을 깨닫자, 후들거리는 다리를 들고 미친듯이 뒤로 뛰었다.
바닥을 보니, 아까의 심판실은 온데간데 없고, 칠흑같이 검은 빛이 바닥을 맴돌았다.
미친듯이 뛰고, 뛰고, 또 뛰었다. 계속해서 뛰었다.
하지만, 걷고 있지도 않은 인간이 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마치 러닝 머신 위에서 뛰는 것같은 기분이었다.
시공간은 "의지"를 가진 것 처럼 내 행동에 대한 결과를 무시했다.
나는 공포가 동반해오는 허무함에 몸을 맡기고 주저앉아버렸다.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기나긴 "흡수"가 끝났다.
<신>은, 해골을 안전하다고 생각했는지 바로 자신의 뒤에 눕히고는, 고개를 돌렸다.
"여, 코미디언."
똑바로 들었다.
한 번밖에 듣지 못했지만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아이..
차라였다.
"음.. 그전에 이 답답한 년에게 한 소리좀 하고. 프리스크, 네 능력을 멋대로 써서 미안한데, 제발 니 몸을 애끼라고! X발 이런 힘이 있는데 왜 조금도 안쓰는거야!
내가 답답해 뒤지겠네! 정말 대ㅡㅡㅡ단하시네요! 나가 뒤져버려라 그냥!"
마치 내가 팝에게 말하는 것처럼,누군가 곁에 있는 것처럼, 첫번째 아이는 말한다.
몇 분을 그렇게 지껄이곤, 내게 고개를 돌린다.
"자, 꼴사나운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 시작하자고. <이야기>를. 아니, 내 <화풀이>를
...진정으로 끔찍한 시간을 보낼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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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태그에 발톱은 머임
제목봐라 계단식 논인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