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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없는 폐허 한구석.

 노란 꽃 플라위는 이곳에서 누군가가 나타나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어떤 먹잇감이 나타나줄까? …라기 보다는. 내가 왜 이런 귀찮은 튜토리얼을 맡아야 하는 건데? 짜증나.”


 플라위는 지금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다는 듯이 투덜대고 있었다.

 침은 뱉을 수 없으니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친절의 알갱이를 바닥에다 뿌렸다.


 “하아…. 진짜 귀찮다. ……어라? 사람이 왔네.”


 플라위는 누군가의 발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자 플라위는 재빠르게 얼굴을 변형했다.

 곧 인간이 등장했다.


 “안녕! 나는 플라위라고 해. 노란 꽃 플라위!”


 플라위가 인간에게 자기소개를 하였다. 이렇게 보면 좀 귀여운 면도 있는 것 같았다.


 “……? 이봐 친구. 어째서 다음 말로 넘기지 않는 거야?”


 플라위는 인간이 대사를 넘기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으며, 그것을 이상하게 여겨 물어보았다.

 하지만 인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플라위에게만 접근할 뿐이었다.


 “아아. 죄송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스리엘씨.”

 “엨”


 갑자기 자신의 본명이 튀어나오자, 플라위는 하려던 말을 잊어버리게 되었다.

 어떻게 자신의 본명을 알고 있는 것인가…. 플라위가 그것에 대해 물어보려고 했었지만, 순식간에 튀어나온 인간의 팔이 자신의 꽃잎을 자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아파! …이봐 인간! 이게 무슨 짓이야?”

 “왜 친절의 알갱이를 뱉지 않으시는 거예요? 아스리엘씨.”

 “그게 무슨…!”

 “친절의 알갱이를 뱉으세요. 어서요.”

 “너…!”

 “뱉으시지 않으실 건가요?”

 “크윽…!”


 플라위의 꽃잎이 3개씩이나 떨어졌다.

 마치 자신의 영혼이 3조각이 떨어져 나간 듯, 플라위는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넌…. 대체….”

 “꽃은 닥치고 계세요. 제가 말하는 차례니까요.”


 인간이 자신의 칼을 반짝이게 닦으면서 얘기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칼은….


 “진짜 칼이라고? 그건 지금 가지고 있으면….”


 플라위가 진짜 칼을 가지고 있는 것에 의문을 품으려고 했지만, 갑자기 날아온 발차기에 생각까지 날아 가버렸다.


 “아파!”

 “말귀를 못 알아듣는 식물이네요. 아. 우리끼리의 언어를 하시지 못하시는 건가요? 식물이 되시더니, 뇌까지 식물로 엉켜버린 겁니까? 불쌍하네요.”

 “너…!”

 “아직 제가 말하는 중이라고요?”

 “크윽…!”


 또 다시 날아온 발차기 한방.

 플라위는 떨어질 것 같은 정신을 간신히 조였다.


 “제가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멍청한 식물씨에게 드디어 말할 권한이 생긴 것이니 영광으로 생각하세요. 저는 이 칼을 가지고 무엇을 할까요?”

 “무엇을…. 할거라니…!”

 “3, 2, 1, 땡! 우와. 대단하시네요. 진짜로 할 말도 제대로 못하시는 겁니까? 과연 아무데나 굴러다니는 쓰레기 같네요. 아름답기만 하고, 쓸모는 전혀 없으니까요. 아, 잘못 얘기했네요. 당신 얼굴은 제리와도 같아요. 따돌림 당하기 쉬운 얼굴이네요.”

 “…….”

 “말을 안하신건가요? 대단해요. 두뇌까지 식물인 괴물도 이제 알아들은 거네요. 뭐, 잡담은 이쯤하고, 힌트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튜토리얼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제 아무리 무뇌인 괴물도 감이 오겠죠?”

 “튜토리얼…?”


 튜토리얼을 듣는 순간 플라위의 감이 속삭였다. 토리엘….


 “너! 설마!!”

 “321끝!! 괴물은 이제 말할 권리가 없습니다!”


 인간이 꽃을 짓밟으면서 얘기했다.


 “너…. 그녀를 건드리지 마….”


 아들로서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일까? 플라위는 그녀를 죽이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


 “아~. 어디서 모기 윙윙거리는 소리가….”


 인간이 꽃을 여러 차례 짓밟으면서 얘기했다.

 곧 꽃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게 되었다.


 “뭐 이정도인가요? 영혼을 먹지 못하면, 도망만 칠 수 있는 비겁한 생물씨.”


 인간이 칼자루를 다시 잡으며 중얼거렸다.


 “뭐, 기다리세요. 괴물 염소씨. 곧 만나러 갈 테니까.”


 인간은 사뿐하게 걸으며 폐허 안으로 들어갔다.

 방금까지의 소란은 없었다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