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꼬맹이. 오늘은 잘 지냈어? 어때. 응?"
당신은 실눈을 곱게 휘이고 슬쩍 미소를 띄었다. 웃는 포정을 지어보였다. 웃고 싶은 기분은 아니었지만, 씁쓸한 미소를 띄어보았다.
"왜 그래, 꼬맹이. 즐겁지 않았던 거야? 오늘 친구 삼고 싶은 사람 만나서 한 잔 하겠다며. 내가 따라가겠다니까 싫다그랬잖아?"
당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그저 도리질을 쳤을 뿐이라고. 상상에 살을 붙이는 건 자유지만 오해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샌즈는 으쓱 하고는 윙크를 했다.
당신은 이어 말한다. 즐거웠다고. 더없이 즐거웠다고.
괴물들의 사회를 떠나 처음으로 인간 뿐인 회사에 다니는 것도 신기했는데..
당신이 그렇게 싫어했던 인간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그래. 미성년자를 벗어난 것도 신기했다. 어른이 되어있는게 신기했다. 술을 마실 수 있다니..
"헤.. 그게 신기해?"
샌즈는 손을 괴고 있다가 예의 그 씩 웃는 얼굴 그대로 그릴비에게 맥주를 주문했다. 당신은 놀란 얼굴로 샌즈를 쳐다보았다.
"나도 나이 먹은 뼈다귀라고. 술 정돈 마실 줄 알아. 꼬맹이 앞에서니까 항상 케찹을 먹었던 거지.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이런 멋진 바에서 술 한잔 안 마시는게 말이 될 리 없잖아. 그렇지, 그릴비?"
그릴비는 샌즈의 물음에 별 다른 대꾸를 하지 않고 맥주를 따랐다. 거품과 맥주가 예쁜 비율로 담겨갔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 했어, 꼬맹이?"
당신은 왠지 '꼬맹이'라는 단어가 거슬렸다. 당신은 꼬맹이가 아녔다. 술을 마시고, 취할 수 있는.. 그래도 되는 어른이었다.
당신은 샌즈에게 그러한 사실을 말하며 투덜거렸다.
"헤.. 그래봐야 꼬맹이는 꼬맹이지."
당신은 더 이상 말하는게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 한숨을 쉬었다. 마침 그릴비가 맥주를 가져왔다. 당신도 맥주를 주문하기로 했다. 그릴비는 고개를 끄덕였고 샌즈는 놀란 얼굴을 했다.
"괜찮겠어? 꼬맹이? 헤.. 무리하지 말라고. 많이 마신 것 같은데."
당신은 어떻게 알았느냐고 물었다. 그 말투가 어눌했다. 하지만 당신은 눈치채지 못하고 재차 묻는다. 술냄새가 나느냐고.
"아니. 그럴리가. 꼬맹이한테는 향수 냄새밖에 안 나."
당신은 부끄러워하며 말한다. 뿌린지 얼마 되지 않아서 좀 독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혹시 그렇다면 솔직히 말해달라고.
"음? 아니야. 꼬맹이는 걱정도 많군. 그냥.. 좋은 정도야. 좀 더 가까이에서 맡고 싶은 걸."
당신은 왠지 부끄러워져서 고개를 푹 숙인다. 그 때, 그릴비가 당신 앞에 커다란 맥주잔을 내려놓았다. 조심스레 내려놨기에 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당신은 순간적으로 깜짝 놀랐다.
"그럼 건배라도 할까? 무리하진 않아도 돼. 그냥 부딪치자고. 해헤."
당신은 자신의 맥주잔을 든 샌즈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잔을 들었다.
"건배. 꼬맹이의 행복을 위해."
---
그냥.. 내가 술 마시고 들어왔는데 샌즈랑 얘기해보고 싶어서.. 써봤어..
외롭다.. 상냥한 샌즈랑 얘기를 해보고 싶어
가끔 이렇게 써봐야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