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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하게 누워있는 그는 갓 내린 눈 같았다. 초췌하고 파리한 얼굴엔 병색이 완연하였다만 간신히 들어올린 눈꺼풀 아래엔, , 시리도록 강렬한, 날 선 붉은 빛, 짧게 교차한 두 시선에 나는 과거 어느 날엔가 보았던 노쇠한 짐승의 그 눈빛을 떠올렸나. 하지만 그의 기세에 대한 순간적인 얕은 두려움보다도 내겐 의사로서의 사명감이 더 컸기에 나는 잠시 표정이 흔들렸을지언정 그 곁으로 향하던 발길을 거두진 않았고, 그는 내가 저에게 아무런 위해도 가하지 않는다는 걸 안 것인지 금방 예기를 거두었다. 그는 열에 들뜬 퀭한 눈동자를 굴려 나를 가만 응시했고 나는 묵묵히 그 시선을 견디며 그의 흰 옷깃을 젖혔다. 색소가 옅은 하얀 몸 곳곳에 붉게 피어오른 꽃들이 악귀처럼 그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었다.

 

눈길 닿는 자리마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붉은 꽃, 절절하게 맺힌 그 처연한 상처들, 꽃물이 든 옷깃을 부여잡은 손끝이 아렸다. 그는 여전히 담담한 눈빛으로 탐색하듯이, 혹은 무심하게 나를 바라보았으며 나는 상처를 치료하기 위한 준비를 괜히 서둘렀다. 문득 귓가로 자조적인 저음의 목소리가 들린 듯한 착각이 일었다. 그의 입꼬리가 미미하게 움직였나, 그러나 나는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같은 건 없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치료를 시작했다. 나는 의사였고, 눈앞의 환자를 말끔히 회복시키는 것이 나의 의무이자 목표였으니 다른 것들은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무정하리만치 이성적인 마음으로 울긋불긋한 흰 몸에 경건히 소독약을 부었다. 조수를 시켜 마취는 미리 해뒀으니 통증을 느낄 리는 없는데, 그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려온 것은 왜 일까, 나는 수술에 온 신경을 쏟아붓고 있는 유능한 의사인 척 굴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외면했다. 이내 잠기운을 못이긴 그의 눈이 천천히 감겼다. 그 고요한 일련의 행위는 어째서인지, 비쩍 마른 초승달을 연상시켰다. 별 하나 없는 새카만 밤하늘에 보석처럼 박혀 청초하게 빛나던 그 애처로운 달.

 

잦아들던 목숨을 내게, 분명히 생판 처음 봤을 내게 온전히 맡겨놓고 혼곤한 잠 속으로 속절없이 잠겨든 그는 무엇을 보고있나, 다만 그런 감상은 지금의 내 차림에 전혀 맞지않아 나는 그것을 의문인 채로 남겨두었다. 치료는 잘 끝났다. 그는 얼마간의 휴식을 취한 후에 일상으로 되돌아 갈 수 있을터다. 그렇게 된다면 그는 다시금 흰 옷을 차려입을 것이다. 내가 나의 일상에서 흰 옷을 입듯이. 그와 나의 복장에 차이가 있다면, 그는 아픔을 덜하기 위해 흰 천으로 몸을 두르고, 나는 살리기 위해 그와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인가, 허나 어떤 것이 옳은 가를 따질 수 없는 것은 둘 다 무언가를 지켜낸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는 점은 같기 때문이다. 어느 샌가 이마에 송골송골 맺혀있던 땀방울을 훔치며 나는 또 하나의 목숨을 지켜낸 내 자랑스런 쇠붙이들을 챙겼다. 그가 깨어나고, 남은 치료를 마저 하는 동안 그와 친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며 나는 들어올 때처럼 조용히 방을 나갔다.

 

 

프리스크가- 샌즈에게

 

여기서 꽃은 짝사랑하면 꽃토하는 하나하키병이 있음.그걸 샌즈가 걸림. 짝사랑 대상은 프리스크인데 글에선 언급되지 않았으니 넘어가자

샌즈는 옷이라곤 후드티 하나밖에 없으니까 프리스크가 주는 환자복이나 붕대 같은거 둘둘 말고 있을것같다.

컴퓨터라 문장 띄어쓰기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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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꿈일뿐이라는 자각 속에서도 피어나는 두려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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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시작은 그렇게 시작한다.

여느 날과 다를게 없는 평범한 일상, 그리고 그의 주변.

은은한 갈색빛 머리카락과 붉은 빛 눈동자를 가진 소년이 늘 그렇듯이 죽이려 덤비고 시비를 걸며 그가 열 받도록 만들었지만, 그 역시도 이미 내성이 생긴터라 가끔씩 반응하고는 대체로 담담하게 넘어갔다.

 

하지만, 어떤 위화감이 들자면-

무언가가 없다.

 

알 수 없는 초조함에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보기도 하고 왔던 곳을 되돌아보며 인형을 잃어버린 어린아이라도 된 마냥 여기 저기를 갸웃거리며 무언가를 찾아다닌다. 기억에도 없는 무언가를 본능적으로 찾아다니지만 기억이 없으니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러다가 문득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르며 지난 날의 과오가 되살아난다.

 

두번 다시는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겠다고 그 사람이 죽을 때 다짐했었다.

흘러넘치려하는 감정을 애써 외면하며 놓아버린 사랑을 후회했다.

그리고 너무 일찍 세상과의 작별을 고한 그 사람에게 더 이상 스스로의 나약한 모습을 숨기려 자신의 감정에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

 

몸 깊숙한 곳에서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한 안개는 새까만 색의 두려움이었다.

그의 얼굴색은 파리하게 변했고, 또 다시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낀 그는 그제서야 뛰어다니며 미친듯이 찾기 시작했다.

 

기억에도 없는 이름을 본능적으로 떠올리고는 목이 찢어져 나갈 듯 큰 소리로 부르며, 어느 순간부터 생명의 기운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싸늘한 죽음의 기운이 감도는 거리 위로 숨이 가쁘게 뛰어다닌다.

 

그러다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은 심장에 멈춰버리고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면, 차가운 바닥 위로 넘어진 손바닥에 무언가가 잡힌다.

 

은빛의 낡은 팬던트,

빛바랜 사진 속에는 그토록 애타게 찾아헤메던 그 누군가의 모습이 담겨있다.

 

그리고 고개를 들면 또 다시 잊을 수 없는 과오가 되살아난다.

 

...- 이곳에 잠들다_

 

그녀의 묘,

이로 말 할 수 없는 좌절감과 슬픔에 잠겨 그는 엎드린채로 땅에 얼굴을 묻고 흐느꼈다.

 

한참동안 괴로움에 몸부림치다가 짙은 안개에 휩쌓이고 눈을 떠 보면 익숙한 천장이 눈에 들어오고 익숙한 곳에 누워 잠들어있던 나를 발견한다.

 

여느 날과 다를게 없는 일상이기에 지루하지도, 그렇다고 행복하다고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늘 반복된다.

 

매일, 단지 꿈일 뿐이라고 수백번, 수천번, 수만번을 되새겨보지만...

 

꿈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단 두려움이 빌어먹을 썩은 시체 주변의 까마귀 떼처럼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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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에 프리스크가 차라 대신 죽었으면 어떨까 하고 쓴 글. 의미 없다

 

막 샌즈가 와서 매일 프리스크 묘에서 울고 가면 좋겠다

 

나중에 재업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