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38b3d423f7c639aa6b&no=29bcc427b38477a16fb3dab004c86b6fd0548bb7fdb4d15f4849668cc7abd3bbada5f831649b1edbc04e53907a4d9138e0010464fbc3bf5d47a1edafcfee8aeb4ad3095924405235cfd39143733c91b2cb37d64697c3f5c8


짤 출처 : 언갤럼 frisriel



프리스크랑 같이 노래를 듣고 싶다.

어느 가을날, 우연히 백화점에서 프리스크와 마주치고 싶다.

서점으로 향하면서 프리스크에게 여긴 왜 왔냐고 물어보면, 프리스크는 건물에 있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러 왔다고 하겠지.
그럼 난 어떤 영화를 보러 왔냐고 물어볼 것이고, 프리스크는 최근 개봉한 드라마 영화를 보러 왔다고 해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해어진 뒤, 서점에 들어가려고 할 때, 프리스크에게 문자가 왔으면 좋겠다.

핸드폰을 열면 영화 시간까지 많이 남았는데, 같이 서점 둘러볼 수 있겠냐는 프리스크의 문자가 와 있을 것이다.
그럼 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히 안 될 것 없다는 답신을 바로 보내 주고 서점 입구에서 프리스크를 기다릴 거야.
잠시 뒤, 프리스크가 도착하면, 나는 영화 시간을 물어보며 프리스크와 같이 서점으로 들어설 것이다.

서점에 들어선 난, 오랜만에 방문하는 서점의 모습을 살피기 위해 일단 주변을 둘러보겠지.
그리고 아마도 난 여전히 자기 계발서나 인생 격언 같은 그런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있는 걸 보면서, 혼자 작게 한숨을 쉴 것이다.
그런 나에게 프리스크가 왜 한숨을 쉬냐고 물어보면, 나는 그냥 좀 안타까워서 그랬다고 말하고 싶다.

프리스크가 나에게 무엇이 안타까운 거냐고 물어보면, 난 문학이 잘 읽히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해 줄 것이다.
내 말에 프리스크는 그저 고개를 끄덕여줄 거고, 나는 분위기가 약간 가라앉은 걸 깨닫겠지.
난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작게 손뼉을 한 번 마주친 난 프리스크에게 읽을만한 책을 찾으러 가자 할 거야.

내 말을 들은 프리스크가 고개를 끄덕이면, 나는 프리스크와 같이 서점 안을 천천히 돌아다닐 것이다.
옛날엔 책을 많이 읽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책을 손에서 놓게 된 걸 생각하며 오랜만에 책들을 고르고 싶다.
주변에 있는 시집을 하나 꺼내 내용을 읽고 다시 집어넣고, 난 소설이 있는 곳으로 갈 것이다.

어떤 소설은 소박하게 꾸며진 배경에 제목만 있을 것이고, 어떤 소설은 화려한 표지를 자랑하겠지.
그중에서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책이 있으면, 나는 책을 펼쳐 내용을 한 번 훑어보고 다시 집어넣기를 반복할 것이다.
이런 나의 뒤를 따라오며 날 바라보던 프리스크도, 내가 내려놓은 책들을 집어 펼쳐봤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내 프리스크는 그 책들을 집어넣고, 어느 정도 나와 거리를 유지하며 다른 책들을 살펴보다가 시집이 있는 곳으로 넘어갈 것이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책을 살피던 내가 책들을 두세 권 정도 들었을 때, 난 프리스크가 보이지 않아 주변을 둘러보겠지.
그러다 책장들 사이에 서서, 사뭇 진지한 얼굴로 시집을 읽는 프리스크를 발견할 거야.

내가 조심스럽게 프리스크에게 다가가면, 프리스크는 내 그림자를 보고 고개를 들테지.
그럼 난 어떤 시를 읽고 있었냐고 물어 볼거고, 프리스크는 아마도 서정적인 시를 읽고 있었다며 내게 시를 보여줄 거야.
난 그 시를 한 번 읽어보고, 정말 좋은 시라고 감탄하고 난 뒤, 책을 다 골랐다고 말해 줄 것이다.

그렇게 책을 사기 위해 계산대로 향하던 도중에 프리스크가 나를 뒤에서 살짝 잡아당겼으면 좋겠다.
내가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프리스크는 손을 들어 서점 내 음악CD판매 코너를 가리키겠지.
그럼 그걸 보고 프리스크에게 "한 번 들어볼까?"라고 물어볼 거고, 프리스크는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곳에는 미리 들어보라고 만들어놓은 플레이어들이 있을 거고, 그 안에 담긴 CD를 살피던 프리스크는 헤드셋을 들어 감상하기 시작할거야.
그럼 나도 다른 CD가 담겨있는 헤드셋을 들어, 음악을 감상할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별로인 노래에 헤드셋을 내려놓는 나의 팔을, 프리스크가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려 줬으면 싶다.

내가 프리스크를 바라보면, 프리스크가 자기가 쓰고 있던 헤드셋을 나에게 건네주겠지.
그걸 받아서 쓴 나는, 프리스크의 체온이 느껴지는 헤드셋이 따뜻하다고 생각하며 밝고 잔잔한 노래를 듣고, 좋은 노래라고 생각할 거야.
그런 날 바라보던 프리스크는, 같은 CD에 연결된 다른 헤드셋을 들어 자기도 감상할 테지.

음악을 감상하던 난 프리스크에게 정말 좋은 노래라고 말하기 위해 고개를 돌릴 거야.
하지만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양손으로 헤드셋을 살짝 누르며 음악에 빠져있는 프리스크를 보고는 말을 아끼겠지.
왜냐하면, 프리스크가 행복하게 노래를 듣는 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고, 그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더 보고 싶으니까.



그렇게 노래가 다 끝날 때까지, 음악을 감상한 우리는, 노래가 끝나면 동시에 헤드셋을 벗어 걸 거고, 서로를 바라보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싶다.

방금 막 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