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각, 째각, 시간이 미친듯이 달리고 달려가. 저 멀리 나의 시선 저 너머로. 그래 맞아. 시간은 멈추지 않고 갈거야. 계속 손에 잡히지 않고 가겠지. 아름다운 연결고리를 이으며 멀리 멀리 퍼져나갈거야. 그것이 원래의 순리야.
...부탁이야. 더이상 시간을 원래대로 돌려주지 말아주었으면 해.
난 네가 두려워.
마음속 응어리진 마음이 아직도 머리카락들이 수북히 쌓여있는듯한 무게감과 입체감을 가진채 속에서 속에서 속에서 계속 꼬여서 울음을 토해내게 만든다. 꼬맹아. 부탁이야.
...부디 시간을 돌리지 말아줘.
그래, 부디 제발 시간을 되돌리지 말아줘. 이것봐. 아름다운 일상이야. 그렇지 않아? 새들은 지저귀고 꽃들은 피어나. 거리에서 즐거운 이야기 꽃이 피어나고, 새가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괴물과 사람들이 모여 즐겁게 수다를 나누고 있지. 이런 곳에서 난 핫도그를 팔아. 정말로, 아름다운 날이야. 사실 난 지상으로 나간걸 포기한 적이있었지. 시간이 좌우충돌 충돌하고 갑자기 멈췄다가 다시 움직이고... 지상으로 나가도, 곧 지하로 다시 되돌아갈거야. 그래서 난 되돌아가는걸 이미 포기했지. 나의 그 옛날 잊지말아야할 그 시간선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니 주변에 있는것이 의미가 없어졌고, 게을러졌어. 오직 난 파피루스밖에 없었어. 계속 일상이 반복되는게 느껴져도, 양발을 치워도 그 시간이 되돌려져 제자리로 돌아간걸 보고 아, 진짜로 진짜로 의미가 없구나 라고 생각했어. 너는 몇번이나 시간을 되돌렸지. 네가 창에 꿰뚫리고 아파하며 슬퍼하며 죽었을때 시간이 되돌려졌고, 해피엔딩을 보거나. 우리 모두가 네 손에 죽고 난 뒤에도 시간이 돌아갔어.
너는 그렇게 몇번이나 시간을 되돌렸고, 그 잔해는 고스란히 내게 남았지. 네가 선명하게 나를 향해 악수를 하는 장면이라던지, 네가 파피루스의 퍼즐을 모두 무시하고 앞으로 나서는 장면이라던지 네가 퍼즐을 잘 못풀어서 쩔쩔매면서도 서있는 날 보지 못해 도움을 청하지 않는 장면이라던지, 네가 파피루스랑 데이트를 하는 소릴 들으면서 웃는 나의 모습이라던가, 네가 파피루스를 향해 칼을 휘두르던가, 셰이렌과 노래를 부른다던가, 레스토랑에 나랑 같이 서있던가, 그리고 네가 심판의 방에서 나를 마주한 모습이라던지. 여러가지 잔해가 희미하고, 선명하게 나의 '골'을 뚫고 지나가. 하하, 정말이지 그 기분은....
'골때린다니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알수있어. 우린 네 덕에 살아남았고, 결계를 깨뜨리고 지상에 나와 인간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내릴수 있었지. 정말이지, 그때의 기분은 정말로... 불안했어. 그래 맞아. 불안해.
난 네가 언제 시간을 되돌릴지 불안해. 네가 또 파피루스를 죽일까봐 불안해. 또 지하세계가 혼란해 질까봐 불안해. 넌 여전히 그 무표정으로, 모두를 죽이거나, 모두에게 자비를 베풀거나, 아무렇게 네 원대로 하면서 이 세상을 즐기며 만족하지 못한채 또 다시 시간을 되돌릴까봐 불안해. 꼬맹아. 그러니 제발 시간을 되돌리지 말아줘.
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정말로, 난 잊고 싶지 않거든. 처음 지상으로 나와 본 밤하늘과 동생녀석의 해맑은 웃음. 더이상 햇빛문제나 인구수 문제로 걱정하지 않는 괴물친구들의 표정. 우릴 받아주면서 따스히 웃어주는 인간들. 배척했지만 동생녀석의 해맑은 웃음과 악수에 표정이 풀어진 몇 인간의 모습, 그리고 네가 나서서 인간 대표의 대사관과 손을 잡으면서 웃는 그 모습을. 이 시간선의 따스한 장면, 이 모두를. 정말 지독히도 모든것을 포기했던 나를 만족스럽게 만든 이 시간선의 모든 것들을.
끼이이이이이이이익------------------------------------------------
되돌리지 말아줘.
콰아아아아아앙!
시간축을 되돌리지 말아줘.
꺄아아악!
아이가 치었어..!
119! 어서 구급차를 불러요!
어어! 저 트럭 도망친다!
세상에... 아직 어린 아인데...
어? 애 그아이 아니예요?
그... '괴물 대사관'....
되돌리지 말아줘. 꼬맹이, 프리스크.
제발, 이 시간선을 되돌리지마.
....꼬맹아. 그러니까, 내가 지금.... 방금 했던 말은 이 시간선을 되돌아 처음으로 돌아가지 말자는 의미였어.
*당신은 천천히 소란스러운 사람들을 보고 멈춰섰다. 뭔가 이상하다. 당신의 예상과 다르다. 당신은 천천히 바닥에 널부러진 아이에게로 걸어갔다.
그러니까 꼬맹아...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지? '골' 때리는 상황인가? 하하
*당신은 바닥에 쓰러진 아이를 본다. 팔과 다리가 기괴하게 꺽였고 가슴의 오른쪽이 푹 꺼져있다. 몸의 반의 뼈가 아작난거 같다.
꼬맹아, 넌 죽지 않잖아. 죽어도 죽기전 있었던 상황으로 돌아가잖아.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로 돌아가잖아.
*당신은 프리스크의 손을 잡았다. 막 식어가는 불덩이가 네 차가운 손에 닿는다. 프리스크는 이미 숨을 쉬지 않는다.
...난 지금 상황을 이해할수 없어.
*주변이 소란스럽다. 구급차에서 내린사람들이 너에게서 프리스크를 빼앗아 어딘가로 실어간다.
꼬맹아, 왜 시간선이 돌아가지 않는거지?
*너는, 프리스크가 트럭에 치이는 그순간을, 트럭이 프리스크를 향해 브레이크가 고장난듯이 질주하는것을 보고만있었다.
...꼬마야?
*방관자 코미디언 =)
#
꼬맹이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병원으로 이송되자마자 보호자였던 아스고어와 토리엘에게 연락이 갔다. 곧 병원으로 토리엘이 울며 뛰어들어 왔지만 곧 그녀는 하얀이불이 얼굴까지 덮어져있는것을 보고 주저앉았다. 아스고어도 떨리는 손으로 하얀이불을 끌어내려 피자국이 남아있는 꼬맹이의 얼굴을 연신 쓸어내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나는 곧 그들을 등지고 뒤로 걸어나갔다. '뼈'밖에 남지 않은 가슴속에서 뭔가가 쓰라렸다. 왠지 토리엘과 아스고어의 얼굴을 마주볼수가 없었다. 나는 멍하니 병원의자에 앉아있었다. 이따끔 아직 괴물이 익숙하지 않은 인간들이 수근대며 날 향해 힐끗 거렸지만 상관없었다. 내 머리속을 아주, 아주 혼란스러웠으니까. 여때까지 그 꼬마가 죽어도 시간이 돌아가지 않은 적은 없었다. 아무리 죽여도 끊임없이 살아났고, 언제나와 같은 무표정으로 걸어나갔으니까. 계속 죽어도 계속 살아났으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시간이 금방 해결해줄거다. 곧 있으면 다시 시간이 되돌아 가겠지. 그리고 그아이는 그 횡단보도를 빠르게 걸어 질주하는 트럭을 피해 맞은편에 있던 나를 향해 웃으며 걸어올거야. 그러니까 조금만 더 기다리자. 시간이 되돌아 갈때까지 기다리자. 곧있으면... 조금있으면...
의자에 앉은지 얼마되었을까, 근처 병원 tv에서 소란스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tv를 보니, 화면가득히 '괴물대사관이 교통사고를 당하다'라는 자막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내용에 대해 이리저리 떠들며 다른 인간과 '앞으로의 괴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떠드는 소리, 그리고 tv의 내용에 흥미를 가져 점점 몰리는 사람들의 수근대는 소리가 '골'을 꿰뚫고 들어온다. 손이 떨린다. 온 몸이 무섭게 떨린다. heh heh. 왜이렇게 떨리는 걸까. 괜찮아. 곧 다시 시간이 되돌아갈텐데.
병원에 점점 여러 괴물들이 방문했고, 프리스크의 시체가 있는 병실에서 구슬픈 목소리가 들린다. 다들 우는 걸까? heh heh... 다들 울지 마라고. 그 꼬맹이는 다시 되돌아올거야. 설마 처음으로 돌아가려는 징조가 아니라면 좋은텐데 말이야. 그러니까... 꼬맹이는 '장난'을 치는거라고. 정말 악질적인 장난. 일부러 시간을 안되돌리는 거라고. 아마 심심해서 일거야. 여태까지 꼬맹이 그녀석은 자신의 흥미대로 시간을 돌리곤했으니까. 그러니까..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괜찮을 거라고.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괜찮을 거라고.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괜찮을 거라고.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괜찮을 거라고.............
"샌즈! 새-엔즈!!"
"heh...?"
"샌즈? 괜찮아? 세상에에! 며칠동안 여기에 있던거야?"
"헤. 팝. 난 괜찮아. 팝 너야말로 괜찮아? 얼굴이..."
완전히, 눈물투성이인데. 놀랍네 이거. 해골이 눈물을 흘릴수 있다는게 기억났어. 마지막으로 눈물을 흘려본적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하니까.
"샌즈. 나 프리스크 개가 사고가 났을때 주변에 있다는거 들었어."
"..."
"그러니까 내가 하고싶은말은... 샌즈, 네 탓이 아니야."
"그게 무슨 소리야 팝. 내 탓이 아니라니?"
"샌즈. 지금 네가 무슨 표정짓는지 알아?"
팝이 걱정스럽다는 얼굴로 날 쳐다보고있다. 왜지? 내가 대체 무슨 표정을 짓고 있다는 거야?
"너 지금 완전히-... 죄책감에 허우적대고 있는 것같아."
....
"heh, 파피루스. 무슨 소리야? 내가 그런 표정일리가 없잖아."
"아니야, 정말로 완전히...."
"파피루스. 전.혀. 아니야."
"샌즈."
"그야 그럴게 내가 그럴 표정을 지을 필요가 없는걸?"
그 꼬맹이는 다시 되살아난다고.
"야이!! 샌즈 이 자식아!"
갑자기 시야가 반전되더니 발이 붕 떠졌다. 갑자기 확 떠진 시야에서 화난 언다인의 표정이 가득히 들어온다. 언다인은 눈물젓은 눈으로 사납게 날 노려보더니 외쳤다.
"며칠동안 보이지 않는데 소식이 들려서 왔더니 궁상맞게 여기서 이러고 있어?! 따라와!"
"헤, 친구. 진정좀 하지그래? 그나저나 어딜 간다는거야?"
"어딘 어디야! 프리스크의 장례식이지!"
"....헤?"
"너만 안왔다고, 너만! 너, 설마 프리스크의 장례식에 참여하지 않으려던건 아니지? 그녀석 기분상할 짓 하지마. 가자."
"...장례식, 이라니?"
머리속이 새하얗게 굳어간다. 언다인의 손에 잡혀 끌려가면서 지나가는 달력을 보았다. 시간은 어느새, 그 꼬맹이가 사고난 날 3일 뒤로 달려간지 오래였다.
꼬맹이는, 어째선지, 시간을 되돌리지 않았다.
더이상 나는 괜찮지 않았다. 더이상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썼다. 더이상 생각하면 이 골을 가득 매웠던 그 무언가가 또다시 깨져버릴것만 같아서 조용히 생각을 비웠다. 뒤에서 파피루스가 "같이가 언다인!" 하면서 같이 질주하는 소리가 울러퍼졌다. 언다인과 파피루스가 어딘가로 향할수록 주변에 괴물들과 인간 분포도가 점점 높아졌다. 그리고 조금씩 커져가는 곡소리. 누군가의 눈물소리가 하모니를 이뤄 골속을 빠짐 없이 매운다. 어떤 생각도 용납되지 않는다. 어떤 판단도 용납되지 않는다. 그 어떤 무엇도 용납되지 않는다. 모든것들이 일그러져 순간 꼬마 네가 눈앞에 보였고, 저 뒤로 거대한 트럭 하나가 보였다. 손을 뻗는다. 내 차가울 손에 무엇인가가 얹져지는 느낌과 함께 퍼특 정신을 차리고보리 어느새 눈물 흘리는 토리엘이 다가와 내 뼈다귀 손을 어루어만지며 말하고 있었다.
"괜찮아요... 괜찮아... 그동안, '약속'을 지켜줘서 고마워요...."
토리엘의 눈물젖은 손이 뼈다귀를 놓고, 이제는 내 눈앞에는 더이상 그 무표정의 '꼬맹이'가 아니라 차가운 관이 보였다. 손을 뻗는다. 관의 형태마저 흙에 뒤덮힌다. 덮히고 덮힌다. 나의 무언가도 덮히고 덮힌다. 무엇이 덮히는 거지? 분명 나의 마음속 뭉텅뭉텅히 얽히고 얽힌 무엇인가가 관속에서, 저 아이와 같이 흙속에 잠겨지고 있어. 무엇일까. 모두가 고개숙인다. 모두가 울고 있다. 모든것이 이상하게 죽처럼 일그러지고 녹혀져서 시야를 새하얗게 매꾼다. 정신을 차릴수가 없어. 난 이해가 안가, 아니 이해안가는 척 하고 있어. 난 알고 있어.
더 이 상 꼬 마 는 오 지 않 아.
새하얀 비석이 뼈다귀에 가득 움켜져. 어째서 네가 그속에 있는거지? 이것참, 뼈다귀가 비석위에 서있다니. 정말로... '나'는 묘지를 파헤치고 나온 '해골'인데 모두의 '희망'을 품은 걸어다니는 너는 비석아래에 있는 이 어이없고 - 재미 없으며 - 웃기는.... 차가운 비석에 적힌 너의 이름과 '괴물의 대사관'이란 타이틀이 두눈에 단단히 박혀. 이봐 꼬맹이. 지금 장난하는거야? 이 상황정말 '골빠진다고'. 지금 여태까지 내가 널 지켜보기만 했다고 화내는 거야? 이제서야 벌을 주는거야? 대체 왜 안돌아오는거야?
제발. 꼬맹아. 돌아와. 넌 우리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쥐어줬잖아. 노을을 보여주었고 밤하늘을 보여줬고 하늘을 보여줬고 꽃밭을 보여줬잖아. 인간과의 평등선을 보여줬잖아. 더이상 우울한 미래따위 없는 아름다운 미래를, 중간과정은 길었고 복잡했지만 마지막엔 우리의 손에 그 미래를 선사해주었잖아. 그러니까.... 돌아와도 될것같아. 언다인은 눈물을 꾹참고있었어. 메타톤은 방송으로 슬픈 노래를 부르며 며칠간 방송을 쉬겠다고 했지. 토리엘은 아직도 울고 아스고어는 아직 밀린 인간과 괴물간의 문제를 잠시 내려놓고 항상 네가 잠든 비석 주변 풀들을 살피러와. 파피루스는 아직도 스파케티를 자신의 몫까지 포함해서 3인분만들어. 항상 그중 1인분은 너의 묘지앞에 놓여. 알피스 갠 언다인이 말해주던데 방에 박혀서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전부 꼬마 너 때문이야.
네가 우리에게 '해피엔딩'을 쥐어놓고 멋대로 네 자신의 끝은 슬픈것으로 쥐고 가버렸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돌아와. 여태까지 잘 돌아왔잖아.
제발 돌아오란 말이야, 프리스크. 대체 돌아오지 않는 이유가 뭐야? 왜?
비석앞에 무릎꿇고 주저않는다. LV 1의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푼 프리스크. 제발 , 돌아와줘. 엉크러진 마음속 가닥가닥을 풀며 너에게 닫지 못할 말을 실어 보낸다. 제발 돌아와. 넌 돌아오지 않으면 안돼. 이미 예전 불안감은 집어던지고 나는 그렇게 에봇산의 지하 입구로 몸을 집어던졌다. 지상의 암울한 기운이 저멀리 떨어진다. 나는 노란 꽃밭에 떨어졌다. 아름다운 지상의 햇빛이 비추는 곳에서 지하에 피어난 아름다운 꽃위로. 아름다운, 황금빛 물결 그 위로.
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지하엔 무슨일로 온거야? 코미디언.
#
*지하엔 무슨일로 온거야? 코미디언.
샌즈는 다급히 고개를 들어 눈앞을 바라보았다. 치이익 하는 알수 없는 소리와 함께 깨지는 TV화면과도 같이, '다이얼로그 상자'가 샌즈의 눈앞에 나타났다. 샌즈는 당황한듯 '다이얼로그 상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다이얼로그는 계속 불완전한 TV화면처럼 연신 깨지며 자신의 말을 써내렸다.
*이 지하에서 모두가 나간뒤로, 그 누구도 찾아오지 않았는데 말이야. 계속 지하에 머무르기를 결정한 꽃 한송이를 제외하곤.
샌즈는 다이얼로그를 쳐다만보았다. 그는 다이얼로그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하얀 동공을 이리 저리 흔들어댔다. 앞,옆,뒤. 혹은 자신의 눈이 잘못된건지 눈을 깜빡여 보았다. 다이얼로는 그런 샌즈의 반응을 보며 킥킥 웃는듯,
*놀랍니? 이런건 처음보지?
라는 말을 써내렸다.
*그나저나 여긴 무슨일로 온거지? 표정을 보니 그리 좋아보이진 않는데. 아, 프리스크는 잘지내? 다른 모두도?
다이얼로그의 말에 샌즈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잠깐 동안 적막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번엔 시끄러운 음을 토해내던 다이얼로그도 침묵하면서 샌즈의 답을 기다려주었다. 샌즈는 자신의 '골'이 햇빛에 충분히 젖어 따뜻해졌을때쯤, 결심했다는듯 눈을 뜨고 하얀 안광없는 텅 빈 공허한 눈으로 사무적인 말투를 내뱉었다.
"꼬맹인 죽었어."
*...뭐? 왜?
"교통사고."
샌즈는 아름다운 황금빛을 바라보며 다이얼로그를 향해 말했다. 그러니까.... 꼬맹이는 분명 파란불이된 신호등을 보고 건넜어. 그리고 웬 트럭이 꼬맹이를 치어버렸어. 순식간이었지. 꼬맹이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더라고. 다이얼로그는 그 말을 듣고 잠깐 침묵하다가 말했다.
*마치 본것처럼 말하네? 코미디언.
마치 본것처럼. 마치 본것처럼. 마치 본것처럼. 마치 본것처럼...... 샌즈는 정곡을 찔린듯 공허한 안광을 드러낸채 그 자리에서 멈춰섰다.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 반응을 확인한 다이얼로그의 TV깨지는 소리가 점점 더 심해지기 시작했다. 치이이익치이이이치이치치지지지지지지직치이이이지지지지지지지지직치이직치직직직-----
*깔깔깔! 맞구나? 그렇지? 그렇지? 너 그걸 보고만 있었지?
*맞구나! 그 표정! 그 얼빠진 듯한 표정보니까 알겠어. 너 '보고만있었구나'?
*그 앨 살릴 수 있었으면서 그걸 바라만보고 있었어!
*바라만 보고있었구나! 프리스크가 죽어도 다시 되돌아 오겠지 하면서!
샌즈는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자신을 까내리는 듯한 다이얼로그에 그는 무언인가가 속에서 끌어오르는 것을 느끼면서 푸른안광을 드러냈다. 곧 뼈들이 이리저리 소환되어 춤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이얼로그 상자는 아무런 데미지를 받지 않은듯 자신에게 휘둘러진 뼈들을 투과한채 계속 말을 써내렸다.
*세상에! 바로 반응하는 모습이라니!
*맞아. 너 정말 보고만 있었네, 그렇지?
*그럴줄 알았어. 지상으로 나가도 언젠간 그런 일이 일어날줄 알고 있었다고.
*지상으로 나간 그곳에서 그 아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너희들의 대사관을 선택한 그아이에겐 테러의 위험도, 배척의 위험도 있었겠지. 거기서 멍청하게 그 아이가 죽어도 다시 되돌아오는 줄 아는 멍청한 코미디언이 옆을 지키는데 그 아이가 제대로 제 명줄을 살수 있을거라곤
*기대하지도 않았어.
샌즈는 순간 당황해 뼈들을 떨어뜨렸다. 저게 지금 무슨 소리일까. 분명히 '멍청하게 그 아이가 죽어도 다시 되돌아오는 줄 아는 멍청한 코미디언'이라고 말을 했다. '코미디언'은 자신을 의미하는게 분명했다. 그러니까 저말은 '멍청하게 그 아이가 죽어도 다시 되돌아오는줄 알고 있는' 나 자신을 의미하는 거였다. 무슨 소리야 그게? 간신히 생각을 멈춰 골을 가득 매웠던 무언가들이 산산히 부서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맞잖아. '프리스크'. 그 아이가 이 세계의 시간축을 멋대로 다뤘다. 죽어도 다시 돌아왔고 이 세계를 다시 자신이 지하로 떨어지던 그 시간대로 되돌린 적도 있고 여러 괴물들을 죽여버린적도 있었다. 그건 분명히 '프리스크' 그 아이의 힘이 맞았다.
*그 표정 설마 정말로, 그 아이가, 모든것을 쥐락펴락했다고 생각하는거야?
그래 맞아. 샌즈는 수긍했다. 분명히 그렇게 생각했다. 분명히 그리 생각하고 옳았을 터였다.
*하... 답없네. 너 말이야. 지상에 올라가서 몇번이나 프리스크가 죽을 위기를 맞이할때도 지켜보고 있었지?
그래 맞아. 샌즈는 수긍했다. 샌즈는 생각했다. 한때 이상한 아동소아범죄자가 프리스크를 납치하려고 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괴물들이 인간과 섞이는 것을 반대하는 이상한 무리들이 프리스크에 총을 쐇을 때 자신은 그것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할뻔했을 때도, 그아이가 성급히 뛰다 계단에서 구른적 있을 때도 사소한것에서부터 큰것까지, 나는 꼬맹이를 지켜보고있었고, 나는 꼬맹이가 어찌되든 내버려 두었다.
*표정보니 프리스크가 몇번 죽을 위기를 맞이한 적이 있었나 보네.
*너 그때 프리스크가 어딘가 다급해 보이지 않았어? 여유가 없지 않았어?
그래 맞아. 샌즈는 수긍했다. 샌즈는 생각했다. 샌즈는 기억해냈다. 총을 다급히 여유없이 피하던 모습. 괴물들과 싸울때와 확실히 다르던 모습. 교통사고를 당할 뻔했을 때도 그 무표정이 깨졌을 정도로 아주 당황했던 그 모습. 분명히- 자신들과 있었던 때와 다른- 똑같은 생명의 위협이었을텐데도 전혀 달랐던 ㅁ습의 꼬맹이를.
*넌,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지? 마주하려 한적 없지?
그래 맞아. 샌즈는 수긍했다. 샌즈는 생각했다. 샌즈는 기억해냈다. 샌즈는 무엇인가를 떨어뜨렸다.
*똑똑한 너라면 프리스크가 어딘가 이상하단걸 알아차렸을거야. 그렇지?
*근데 넌 그걸 인지하면서도 모르는 척했겠지 그렇지?
*만약... 프리스크에게 세이브-로드. 죽어도 되돌아오는 능력이없어진게 맞다면
*넌 여태까지 모든 괴물에게 자비를 베풀어준 그 불쌍한 아이를 죽는걸 그저 '방관'하기만 한것에 대한-
*-핑계거리가 모두 부정되는 거잖아. 그렇지?
*아니더라도 그런 느낌을 받았을거야 그렇지?
그래 맞아. 샌즈는 수긍했다. 샌즈는 생각했다. 샌즈는 기억해냈다. 샌즈는 무엇인가를 떨어뜨렸다. 샌즈는 무엇인가가 깨지는걸 느꼈다.
*결국 코미디언은 코미디언이었던거네 그렇지?
샌즈는, 수긍했다 생각했다 기억해냈다. 샌즈는 자기자신의 모든것을 저멀리 심연속으로 떨어뜨렸다. 자기자신이 깨져가는 것을 느꼈다.
...인정할수 없어.
"꼬맹이가 그런게 아니라고?"
*그래 맞아, 멍청한 방관자 새끼. 생각해봐.
*어느 꼬마아이가 자신이 만든 해피엔딩을 엎어버릴 생각을 할까?
*분명 모두를 지상으로 내보냈는데 갑자기 모든것을 되돌려서
*갑자기 칼을 들고 모두를 죽여버릴까?
*레스토랑에서 네가 한말 기억나? '약속이 아니면 바로 죽은 목숨이었어'란 말.
*그 말을 듣고 마치 배신당한 듯한 표정을 지은 그 아이가...
*한번에 히죽히죽 웃는 얼굴로 모두를 죽여버린다니.
*그런건, '프리스크'가 어딘가 결핍되어있는 나사빠진 아이란 것 말고는 뭐라 할 수 없어.
*그런데 네가 보긴 '프리스크'가 그런 아이같아 보였니?
"..."
*대답해, 방관자.
"...아니."
그 아이는 의지였다. 빛이었다. 노을을 보여주고 밤하늘을 보여주며, 망원경을 붙잡고 서로 웃었다. 무표정이 연신 입가에 호선을 그었다. 모두의 행복을 위해 달렸다. 어딘가 결핍? 나사빠진 아이? 아니야. 그 아이는 모두의 행복이었어.
*그래 맞아.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된걸까? 누가 그런걸까? 누가 시간을 다시 되돌리고 죽어버린 그 아이를 되살아나게 한걸까?
*왜 그 아이를 포기하게 안게하고 나뭇가지고 쥐게하고, 칼도 쥐게 한걸까?
"그만."
싹뚝.그는 다이얼로그의 말을 멈춰세웠다. 샌즈는 다 알아들었다. 머리속에서 모든 것을 이해했다. 누가 시간을 되돌렸을까? 누가 꼬맹이를 뒤에서 조종했을까? 누구일까? 글쎄.
*뭐야, 진실이 궁금하지 않은거야? 이건 또... 새로운 반응인데.
"그만. 그만해. 네가 말하는게 뭔지 다 알것같아."
손을 든다. 푸른 안광이 더더욱 세기를 밝위한다. 순간 노란빛이 스치더니 여기저기서 가스터 블레스터가 나타난다. 있잖아. 난 말이지. 꼬맹이를 뒤에서 조종한 녀석이 누구인지에 대해- 저 이상한 글상자에 한표를 던지고 싶어.
"너지?"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당연하지. 아무도 모르는걸 알고있잖아."
나 말고는 죄다 시간이 되돌아가는지도, 그 꼬마가 모두를 죽였는지도 몰랐을 텐데 넌 그걸 전부 다 알고있잖아. 나 이상으로 더. 그러니까 그 말은 결국엔.... 네가 전부다, 알고, 모두, 뒤에서, 이용했던거야. 그렇지?
가스터 블레스터가 빛을 발한다. 뼈들이 이리저리 날뛴다. 하지만 저 더러운 상자는 모든것은 다 투과해버린다. 어떠한 데미지도, 어떠한 상처도 받지 않은채. 여전히, 천연스럽다는 듯한 말투로 나에게 책망하듯이-
*그래 맞아. 내가 그랬어. 하지만 뭐?
"heh."
그래. 네가 그 꼬맹이를 인형다루듯했어. 모두를 아프게했어. 모두를 죽이게 했고 다시 세계를 되돌렸어. 내가 착각하게 만들었어. 내가 그 꼬마가 죽는걸- '방관'하고 있게만 만들었어. 저 이상한 상자때문에, 모든것이 일그러졌어. 모든것이 일그러지고 모두가 비극을 맞이하고 이상한 게임의 장기말처럼 왔다 갔다 알수 없게 이용당했어. 심지어 나마저도! 그리고 결국 지금 이 상황을 만든것도! 전부!!!
*화풀이 하지마. 멍청한놈.
치이이이익- 곧 사람형체가 드러난다. 꼬맹이와 비슷한 체격. 이상한 단발. 하지만 tv깨지는 화면. 그리고 그 형제는 비웃으며 천천히, 마치 어둠을 채 마저 집어삼키지 못한듯 천천히 다가왔다. 나는 뼈들을 날리고 가스터블레스터를 날렸다. 하지만 아무런 피해를 입힐수가 없었다. 그 형체는 마치 존재하지 않는 존재인듯 모든것을 '부정'했고, 모든것을 '거부'했다. 다만, 샌즈에 대한 '악감정'만을 드러낸채 웃으며-
*내가 아니었다면 처음부터 모든게 가능했다고 생각해?
샌즈에게 거대한 세계의 진실을 토해내.
*프리스크는 이미 베지터로이드에게 죽었어. 토리엘에게도 한번 지져져 죽었지. 얼음 모자에 꿰뚫려 죽기도 했고 언다인에게 수천, 수백개의 창에 꿰뚫려 죽었지. 메타톤에게도 몇번이나. 아스고어에게도 몇번이나. 맞아. 그아이는 '인형'이야. 나의 의지에 따라. 나는 '의지를 가지렴'이란 소리를 듣고, 프리스크는 '너는 인간과 괴물의 희망이란다'라는 소리를 이 세계의 창조자에게 들으면서 그 아이는 하나의 엔딩을 향해 걸어나갔지. 알수 없는 끝을 향해, 죽음을 동반하고 동반해서말이야.
*이 세계는... 그래. 우리가 이 세계에 왔을때부터 이미 마련된 아나의 '무대'였어. 이미 이 세계의 누군가 가지고 있던 '시간선을 마음대로 다스리던 능력'을 우리가 지니게되었고, 마침 우리가 지하세계의 운명을 결정지을 마지막 아이였어.
*이봐... 코미디언... 네가 '가스터'라던가 이상한 짓을 했던간에 그건 과거의 일이야. 하지만 말이야...
*네가 이세계에 남긴 흔적을, 그리고 모두를 죽이고 나오는 너를 찾기위해... 즐기기 위해, 어느순간 부터 나는 '프리스크'에게 강요를 했고... 결국 그래. 네 입장대로 모든건 내가 그런거야.
*내가 나쁜놈이네 그렇지? 뭐 그래도 난 즐길대로 즐기고 못된 너희들에게 '해피엔딩'을 줬잖아. 근데 그걸 망친건 코미디언 너고.
"..."
*그래.. 뭔소리인지 모르겠지? 정리를 해줄게. 니말대로 난 '프리스크'란 인형을 데리고 이 '무대'같은 세계의 모든걸 리셋하고 되살아나며 즐겼어.
*그래도 물론 네가 옛날 무슨짓을 했는지 모두 아는건 아냐. 그러니까 난 신과 같은 존재가 아니라 모든것을 어쩌진 못한단말이야.
*그래도 난 노력했어. 마지막엔 네놈들에겐 '해피엔딩'을 주고 난 여기에 홀로 남기를 택했다고.
*그런데 네가 그 해피엔딩을 망쳤지.
그래 전부 다 네탓이야. 너는 프리스크가 세계를 리셋하는줄로만알고 모든걸 그아이 책임으로만 넘기고 방관했어. 그결과는 '망가진 해피엔딩'. 너희는 해피엔딩을 보았으나, 정작 프리스크는 그 해피엔딩을 채 즐기지 못하고 픽- 죽어버렸네 전부다, 전부다 네탓이야. 넌 정말로 나쁜놈이야. 결국 도달한 해피엔딩을, 네손으로 망쳐버렸어.
*정말로 넌 짜증나는 방관자 자식이야.
*진짜로, 역겹고,
*이해 못하고,
*알수 없는
*방관자 자식이라고 코미디언.
샌즈는 거대한 세계의 진실에 휩쓸려 저멀리저멀리 쓸려갔다. 샌즈는 더이상 뭐라 할 기력이 없었다. 처음 알게된, 그리고 무언가가 자꾸 머리속에서 '내 탓이야'라고 외쳐댔다. 샌즈는 자신에게 귀가 있다면 곧장이라도 손을들어 귀를 틀어막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아니, 그는 바로 손을 들어 귀 근처를 틀어막았다. 제발 더이상 말하지 말아줘.
*쓰레기, 역겨운놈. 네놈들이 마련한 무대에서 더이상 손을 때줬으면 말이야,
*영원히 행복할 줄 알아야지.
*기껏 모두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휩싸였던 프리스크마저도 결국 온 해피엔딩을 즐기며 환하게 웃으며 이 지하를 나갔는데...
*넌 그런 모두의 엔딩을....' 또 ' 망쳤네.
샌즈는 주저앉는다. 아냐. 아냐. 뭐라고 반박하고싶은데 반박조차 할 수 없어. 막 뭔가를 토해내고 싶은데 뭔가가 날 내리누르고 있어.
*정말로... 언제까지 찾아올거야, 멍청한놈.
*그래. 이제 좀 후련하냐? 모두의 엔딩을 망쳐놓고.
"대체 왜.. 그동안 뒤에서 그러고만있다가 갑자기 나타나서 모든걸 알려주는 이유가 뭐지?"
*...
"넌 그저, 내가 절망하는걸 보고 싶었던게 아냐? 이 더러운 player."
다이얼로그 상자과 인간형체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샌즈는 주저않은 채로 여전히 그 형체를 노려보았다. 여전히 금방이라도 계속 싸울듯한 팽팽한 분위기가 치지직 거리는 깨지는 음과 얽혀 춤을 춰댔다. 그러한 분위기를 읽은 듯한 형체가 피식 비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맞아. 네놈이 절망하는 걸 보고싶어
*프리스크가 몇번이나 죽는걸 우리의 엔딩을 보는 걸 방해한 네놈이 절망하길 바라.
*네 말대로야. 멍청한--!! 방관자!!! 새끼!!!!!!!
".............이 더러운 플레이어!!!(dirty player)"
샌즈의 토해내는 음색이 이리저리 흩난려. 가스터블레스터가 거대한 파공음을 더하고 뼈들이 춤추지. 다이얼로그는 웃으며 필요없는 뼈들을 피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면서 깔깔깔 대며 말을 해.
*왜 그래? 이건 너도 바랬던 거잖아, 응?
"heh 무슨 소리야...! 이런 엔딩을 바라는 녀석은 싸이코패스말곤 없어.
*응 근데 네가 바로 그런 싸이코패스지.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가는데."
*당연히 안가지 벼여어어어---엉시이이이인-
"죽어버려."
가스터블레스터와 뼈들이 그 형체를 맞출때마다 tv깨지는 소리가 심하게 나며 형체가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원상태로 돌아온 형체가 낄낄대면서 다시금 샌즈를 비웃듯 *깔깔깔 글을 써내린채 계속 공격을 피하다 맞으면 일그러졌다 다시 되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샌즈는 미친듯이 공격을 퍼부어댔다. 머리를 비우기 위해, 화풀이를 하기 위해, 이 믿을 수 없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모든것을 저 형체의 탓으로 돌리며 미친듯이, 어딘가 나사풀린 말처럼 의미없는 공격을 퍼부었다. 해골에겐 맺힐리 없는 땀방울이 샌즈에게 몇방울 떨어질 무렵, 또다시 형체가 샌즈를 비웃으며 말한다.
*진짜로 이젠 화풀이밖에 모르는 멍청한 놈이네! 그렇지?!
샌즈는 무시하고 계속 공격을 쏴댄다. 형체는 다만 한번도 공격하지 않았다. 형체에겐 '프리스크'에게 통하던 '전투방식'-각자 1번씩의 턴이 주어진다-은 없는건지 샌즈는 형체에게 가능한대로 계속 끊임없이 공격을 퍼부어댔고 형체는 어느새 그런 샌즈의 공격에 적응했는지 이젠 거의 모든 공격을 피해대었다. *깔깔깔 *깔깔깔. 샌즈는 치밀어오르는 무언가에 자신의 한계같은건 생각하지도 않고 푸른안광을 노란색으로 이리저리 바꾸어댔다.
*언제까지 의미없는 공격을 하는거야 코미디언?
*이젠 맞추지도 못하네.
*네가 나한테 그럴 입장이라도 되나?
*양심없는놈.
샌즈는 연신 닥쳐, 닥쳐, 더러운, 더러운 플레이어. 를 중얼거리며 이를 갈았다. 이미 샌즈의 항상 웃던 입은 알수 없는 절망감으로 일그러진지 오래였다. 형체는 이제 샌즈 코앞까지 다가섰다.
*야, 언제까지 무시할거야?
"..."
*어서 내 자비를 받아들이지않고.
"자비? 웃기는 소리 하지 말지 그래. 네 녀석의 자비라니."
역겨워서, 없는 토까지 나올것같네.
*...
*이번에는 유난히 심하네. 좋아. 어찌하면 네가 내 자비를 받아들일까?
"네 자비따위 받을 의사없어."
*음. 좋아. 이건 어때? 네도 알다시피 '세이브-로드' '리셋'의 권한은 다 나한테 있어.
형체가 손을 뻗자 아름다운 금빛의 빛이 찬란하게 형체의 손위에 빛났다. 샌즈는 그것을 처음보지만 바로 알았다. 느낌도, 색깔도 다르지만 분명히- 그것은- '의지'였다.
*어때. 지금이라도 자비를 받아들이면 다시 이 세상을 '리셋'하고 해피엔딩을 보여줄게.
*흥미로운 제안이지?
"....대가는?"
*흐응~ 대가?
"너 같이 더러운 플레이어가 아무런 조건없이 이런 제안을 걸리가 없을텐데."
*킥킥...킥... 킥킥킥킥. 그래 대가 있지.
형체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샌즈에게 '명'했다.
*무릎꿇어.
샌즈는 그말을 듣고 형체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야, 샌즈가 예상하던거랑 전혀달랐기 때문이었다. 저 더티-플레이어는 '프리스크'란 착한 아이를 멋대로 조종했고, 몇번이나 자신의 형제 파피루스와 언다인, 메타톤, 토리엘, 아스고어, 심지어 자신마저도 죽인 녀석이었다. 그래서 대가도 잔인한 건줄 알았는데, 겨우 '무릎꿇어?'
*안 꿇어?
헤, 꿇어야지. 그래. 이런 보잘것없고 모든것 포기한주제에 겨우 얻은 걸 이 망할 성격때문에 놓친 멍청한 해골이 무릎꿇는것 정도로 만족한다면야.
꿇어야지. 샌즈는 무릎을 꿇었다. 형체는 뭐가 재밋는지 다시 '킥킥'이란 말을 써내리며 연신 말했다.
*빌어봐. 프리스크가 살아있는, 그 해피엔딩을 다시 보여달라고. 난 이 지하에 나가지 않아서 더이상 세이브를 하지 않았지만 다시 '로드'하면 적어도 결계를 깨기 직전으로 되돌아 갈수 있어. 다시 너네에게 '해피엔딩'을 보여줄수 있다고. 그러니까 빌어봐.
"...부탁. 해."
*존댓말.
"....부탁드립니다. 제발. 제발요."
정말, 그렇다면 제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제발 시간을 되돌려줘.
"...다시 그 꼬맹이를 불러주세요.
다시 그 꼬마가 있는 미래를 되돌려 달라고. 응? 이 거지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는 이 상황을 잊게 해달란말이야.
"....제발....."
형체는 눈을 느리게 감았다. 떴다. 그래. 솔직히 형체엔 눈도 보이지 않지만 뭐 서술하는 내맘대로지. 여하는 형체는 눈을 감았다 느리게 떴다. 형체는 계속 샌즈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좋아. 다시 한번 더 해보라고.
[의지]. 그 찬란히 빛나는 것을 든 형체는 'continue' 'reset' 버튼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continue' 버튼을 눌렀다. '트릉!'하는 선명한 목소리와 함께,
모든것이 되돌아 가기 시작했다.
샌즈의 가스터 블레스터와 뼈들의 형체로 인해 조금 엉망진창이 된 지하도, 샌즈에 의해 짓밟혔던 노란꽃도, 프리스크의 비석마저도, 울고 있던 모두도, 프리스크의 사망을 전하는 tv들도, 모든것이 치지지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엉망칭찬 섞이고 섞여 하나의 데이터로 모이더니 그만 사라졌다. 저장되지 않은 세상이니까. 세계는 '이전 세이브 파일'을 불러오기로 인해 지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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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체는- 플레이어는 조용히 자신앞에 있는 프리스크를 바라보았다. 프리스크는 갑자기 *...를 띄우는 다이얼로그를 쳐다보았다. 프리스크의 의문어린 표정에 다이얼로그 상자는 짜증난다는듯이, 글자 하나하나를 천천히 띄웠다.
*역 시 난 코 미 디 언 이 싫 어
프리스크는 코미디언이란 단어에 잠깐의 생각을 통해 그게 '샌즈'를 가르킨다는 것을 깨닫고 말했다. 샌즈를 미워하지 말아줘. 그녀는 무표정이 아닌 살짝 웃는, 허탈한 듯한 미소로 다이얼로그를 향해 웃고는 걸어갔다. 이미 심판의 방은 지난상태였고, 꽃밭에 '덤디덤'거리면서 물을 주던 아스고어를 만났다. 지금 이순간은, '아스고어'와 마지막 싸움을 하러 가야하는 타이밍. 마지막 세이브파일. 프리스크는 망설임 없이 결계에 서있는 아스고어를 향해 걸어갔다. 눈앞에 새하얗게 점멸한 결계가 나타났고, 아스고어는 그곳에서 프리스크를 기다리고 있었다. 프리스크는 망설임없이 아스고어와 싸우는 것을 택했다. 프리스크의 손에쥔 막대기. 자비만을 베풀기위해 손에서 놓치지 않기로 한 그 막대기를 쥐고 자신에게 모든일을 마쳤냐 질문하는 아스고어에게 그렇다고 말했다. 다이얼로그는 자신의 타이밍인것을 알고 글을 써내려갔다.
*(이상한 빛이 방을 가득 채운다.)
*(당신의 여정의 끝이 보인다.)
프리스크는 아스고어와 싸우고 다이얼로그- 플레이어는 약속대로 완벽한 해피엔딩을 줄것이고 -차라는 플레이어와 프리스크의 선택을 존중해 다이얼로그를 제시할 것이다. 그리고 샌즈,
그 멍청한 코미디언은
또다시 프리스크가 맞이한 해피엔딩을 망치고
언제나 그랬듯
다시 찾아오겠지.
이미 몇번이나 그랬으니까. 뻔히 보인다고. 그런 결말.
나도 바뀐 결말이 보고싶다고. 혹시 알아? 어쩌면 바뀐결말이 올지.
그건 계속 이 소설을 봐주다보면 너도 볼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봐주느라 수고했어.
'One other play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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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이거 쓴다고 오늘 하루를 갈아넣었네 나 이번주 시험대비인데 미친 ㅋㅋㅋ 수정은 안한다. 이거 이해할 인간있다면 칭찬해드림. 스압주의였었을 텐데 봐줘서 고마워.
대형떡밥 있는데
한번 추리해봐라.
읽느라 ㅅㄱ했음 감사
오타태클걸지마 이거 재점검할 시간 따윈 없다
읽는 속도가 빠른편이라 생각했는데, 분량 엄청나다. 시간이 되돌아가지 않음으로써 방관의 죄책감과, 현실부정과, 절망과...그외 다른 모든 것들 정말 흥미롭고 재밌게 읽었음. 갓띵작.
띵작이다 - dc app
일단 추천 이라도 받을래?
진짜 '프리스크가 죽어서 파피를 포함한 많은 상황이 불행해지는데 돌아오지 않는다'는 소재는 샌즈 멘탈 부수는데에 적합한 것 같다. 차라 (로 추정되는 녀석)가 눈 앞에 프리스크가 죽는 모습까지 그대로 방관만 하는 것에 대해 제대로 욕먹여주는게 맘에 든다.
아 언겔 문학아닌데 실수했네 기대했다면 미안
오 15개 받으면 날아오르나?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문학은 개추야!
근데 생각해보니 어렴풋이 느끼는 것 뿐이면 결국 샌즈 또 잊어먹고 또 방관짓 하는거 아니냐
오 야 띵작이다 샌즈 몰아세우는 차라 역할 진짜 맘에 듦ㅇㅇ 초반에 사고난걸 샌즈가 방관한거라 비난하는거 보고 샌즈 잘못은 아니지 않나 했는데 후반으로 가니까 그밖의 방관에 대한 설명도 나오네 분량도 넉넉하고 차라 역할 넘 맘에 든다 ㅋㅋㅋㅋ ㅊㅊ
이거 개멋있다. 개추 받아라!
시발 개띵작이네 샌즈랑프리 불쌍하다ㅠ
띵작ㅜㅜ
헐 그렇다면 결국에는 또 다시 찾아온다는거잖아 샌즈놈 인성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