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억...헉..헉...' 
영웅의 거친 숨소리가 워터폴 길목 한 구석을 채운다. 
앞에는 먼지와 피로 범벅이 된, 아이처럼 생긴 악마가 
경멸의 눈빛을 보낸다. 
악마가 손을 뻗는 것도 잠시, 모두를 쓰러트리던 몸은 
이미 바람이 빠진 풍선처럼 힘없이 바닥을 칠 뿐이었다. 

'드디어...죽었나....' 
승리감과 안도감에 취한 영웅은, 자신의 하체가 느껴지지 않는 것도 잊고서, 한창을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하...하...' 
영웅이 있던 자리엔 이젠 녹슨 갑옷과 먼지만이 쌓여있다. 



모든 괴물들의 왕, 아스고어가 갑옷이 걸린 구조물 옆에서 모두의 앞에 섰다. 

'에봇산의 모든 괴물들은 우리를 위해서 희생한 한 영웅이자 우리의 이웃, 우리의 친구였던 이를 잊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아직 준비한 내용이 더 많지만, 젖어서 번져진 잉크는 더이상 내용을 전해주지 못 했다. 

이어서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에봇산의 한모퉁이를 울리기시작했다. 
조금씩 손이 떨리는 것을, 조금씩 눈물이 앞을 가려나가는 것을, 
필사적으로 버티는 한 과학자의 것이었다. 

좌석에 앉아있던 모든 괴물들은 눈을 감은 채, 
장례식의 주인공을 떠올리며 손을 눈에 두었다. 
눈에 둘 손이 없는 한 노란색의 괴물은 객석의 그 누구보다도 크게 울부짖으며 영웅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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