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짤막한 문학이다.

*그러니 읽는 데 전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좀 읽고 가줄래...? 오.....



내 창작 AU인 '언더소로우'의 프리퀄 글이야. 재밌게 봐주렴

*(브금은 허락 안받고 업로드 해서; 원작자가 내리라고 하면 바로 내릴게.)



 

노을빛이 하늘을 물들여가는 오후.


괴물들의 왕 아스고어는 그의 가족들과 함께 거닐던 황금꽃밭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곳의 향취는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아스고어의 뇌리에는 사랑스러운 아내와 자랑스러운 아들, 그리고 자식처럼 아꼈던 한 인간 아이의 모습이 스쳐갔다.

살랑살랑 불어오던 기분 좋은 바람. 코끝을 간질이는 토리엘의 맛있는 파이 냄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아이들의 화사한 미소.

너무나 소중한 기억이었다. 너무나 행복한 기억이었다.

그러나 이젠 너무 늦었다. 그는 다시는 가족들과 함께 지상의 꽃밭을 거닐지 못할 것이다.

그래, 이 모든 것은 한 인간 아이가 찾아오면서 시작되었다.

드리무어 가족은 그 아이를 가족처럼 대해주었다. 아이는 왜 인간 마을을 떠나 괴물들을 찾았는지 말해주지 않았지만, 그들도 그런 걸 굳이 캐물으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평생 행복할 것만 같았던 그들에게 종지부를 찍는 날이 오고야 말았다.


심하게 앓던 인간 아이가 결국 눈을 감던 날.


그것은 언제부턴가 외줄 위를 걷듯이 불안한 관계를 유지하던 인간과 괴물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사건이 되고 말았다.

의도치 않게 인간 아이의 영혼을 흡수하고 만 아스리엘은 인간 아이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황금꽃밭으로 갔다.

그러나 몇몇 인간들이 인간 아이의 시체를 안고 있던 아스리엘을 보자마자 그를 살인자라 부르며 공격하기 시작했다.

모든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아스고어 왕과 토리엘 여왕은 이 사실을 해명하려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뒤였다.

인간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군대를 이끌고 왔다. 전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고리(Gorie)!”

아스고어는 거칠게 내팽개쳐졌다. 토리엘은 아스고어의 이름을 불렀지만, 마법으로 몸이 결박된 탓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

온통 상처투성이인 아스고어의 앞에 검을 든 인간들의 수장이 다가왔다.

아스고어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자신들이 저지른 것이 아님을 증명하려 한 괴물들의 저항은 모두 무의미했다

인간들은 상상이상으로 강했고, 괴물들은 희생을 피할 수 없었다.

괴물들은 결국 패배했다.


괴물들이여, 인간의 목숨을 빼앗고, 그 영혼을 이용해 세계를 전란의 소용돌이에 빠뜨리려 한 너희들의 죄는 무겁다.”

말했잖는가! 우리가 그 아이를 죽인 것이 아니라고! 부탁이니 우리들의 이야기를 좀 들어주게!”

아스고어는 온 힘을 다해 소리쳤다. 자신들이 한 것이 아니라고, 인간 아이는 자의로 괴물들을 찾아왔으며, 아이의 영혼이 그렇게 된 것도 전부 괴물들의 의지가 아니었다고.

그러나 인간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아스고어의 말, 아니, 괴물들의 주장 따위는 처음부터 들을 생각이 없었다.

지금부터 그 죄에 걸맞은 처벌을 내리도록 하겠다.”

인간의 수장이 비정하고도 엄숙하게 선언했다. 그리고 아스고어는 스스로의 눈을 의심했다. 온 괴물들이 일순 크게 동요했다.

수장의 뒤에서 온몸이 결박된 아스리엘이 끌려나온 것이다. 그의 몸은 온갖 상처로 얼룩져있었다.


그는 여전히 품에 인간 아이의 시체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아스고어는 바로 깨달았다. 끔찍한 전란 속에서도, 아스리엘은 인간 아이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한 것이다. 행여나 시체가 훼손될까봐 변변찮은 저항 하나 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들은?


그러한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아스리엘에게 죄인의 오명을 덮어씌우고 있는 것인가?

저항조차 하지 않는 그를 상처 입히고, 죄인으로 몰아세워 그 책임을 물으려고 하는 것인가?

이 모든 일의 주동자인 드리무어 일가의 왕자.”

…… 이놈들……!”

아스고어가 격렬하게 몸부림쳤다. 그러나 마법으로 단단히 봉해진 그의 몸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스고어의 격양된 표정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어찌… 인간들은 어찌 이토록 잔인할 수 있단 말인가. 동시에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력함을 통감했다.

지금부터, '그의 영혼'으로 너희들을 영영 지상으로부터 격리시키도록 하겠다. 다신 햇빛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잠깐, 지금 뭐라고?”

아스고어는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은 듯한 충격에 휩싸였다. 말릴 새도 없이 마법사들이 아스리엘을 꿇어 앉혔다. 그들의 눈에서는 단 한 점의 온기마저 느낄 수 없었다.

아스고어는 절망 섞인 목소리로 다급하게 외쳤다.

기다려! 기다리게! 제발, 아들만큼은 죽이지 말게!”

이것이 너희에게 내리는 처벌이다.”

아이만큼은 죽이지 말게! 대신 내 목숨을……!”

아스고어는 간절히 빌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결코 이대로 잃을 수는 없었다. 또다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을 순 없었다.

드리무어 왕. 그대의 목숨을 앗아가지 않는 것이 내가 그대에게 베푸는 마지막 자비일세. 아직도 모르겠나?”

이럴 수는이럴 순 없어! 아스리엘!”

아스고어가 절규했다. 괴물들이 울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며 그들의 왕을 따라 아우성쳤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잔인하리만치 차가운 한 마디였다.

속행하라.”

대지 위를 밝은 빛이 감쌌다. 동시에 아스리엘 왕자의 영혼이 공명하듯 빛났다. 아스고어는 찢어질 듯한 가슴을 부여잡고 아스리엘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마지막 순간, 아스리엘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다신 만날 수 없을 아들의 얼굴이 아스고어의 눈에 아른거렸다. 아스리엘은 그에게 무어라 말을 전하려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

-

-

-


아스고어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주변은 온통 캄캄한 어둠이었다.

, 아스리엘!”

그는 허둥지둥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이미 아들은 한줌 먼지로 변해버린 뒤였다.

인간들은 괴물들을 다신 지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다시는 아스리엘을 만날 수 없게 만들었다.

…… 아아!”

토리엘이 주저앉았다. 그녀는 먼지밖에 남지 않은 아들과 인간 아이의 시체를 끌어안고 오열했다. 아스고어는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선 채 굵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렸다.



그날 이후, 괴물들은 영영 지하에 갇히고 말았다.

그날 이후, 괴물들은 모든 희망을 잃어버렸다.


그날 이후, 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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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중에 설정이 뭔지 몰라서 잘 모르겠다는 갤럼이 좀 있어서 올려봤어. 연재도 좋지만 일단 설정을 풀어야 겠더라고...

내가 글재주가 없기 때문에 이해못한 갤럼들이 많을 거라 생각해서 덧붙이자면,


원래 아스리엘이랑 차라 둘 다 '봉인' 이후에 있던 애들이잖아?

하지만 내 AU에선 차라와 아스리엘이 있던 시점을 '봉인' 전으로 갖다 놓은 거라고 보면 돼.

전쟁이 발발해서 괴물들이 지하에 갇힌 원인도 차라 사건 때문이고.


이런 IF설정에서 출발하는 AU야.


글에서도 알 수 있고,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좀 우울하다. 취향 탈지도 몰라서 고민 많이 했음.

글은 모르겠는데 AU연재는 이어질 거니까 의지를 갖고 봐주렴... 오...


 *UNDERSORROW 보러가기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448193


*브금출처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68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