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함과 자비와 관대만을 의미하지는 않는 황금색의 아름다운 빛이 햇살을 대신하여 창문을 넘어 그 곳에 있는 모든 존재들을 어루만져준다.

그 빛에서는 그 빛이 햇살의 복제품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한 차가움과 눈을 찌르는듯한 강렬함이 들어있었다. 빛은 오래전 이 곳을 지나간 존재 하나와 이 곳에 존재해야할 존재 하나를 기억했다.

각각의 창문은 그저 빛을 여과하는 하나의 물질이 아니었다. 하나하나가 그들의 처참하고도 비운한 역사를 기록한 하나의 수많은 색깔의 유리가 얽히고 섥여서 만들어진 역사서였다.

창문의 수많이 나있는 긁힌 자국들은 어느 옛날에 그들이 그나마 행복이라는 것을 누릴 때에 생긴 두 어린아이들의 짗궂은 장난의 결과였다. 그들의 슬픈 역사들을 행복에서 비롯된 장난으로

덮어버리는 것은 어쩌면 나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이 인간과 괴물의 전쟁을 묘사한 형형색색의 유리로 이루어진 그림에게 그런 짖궃은 장난을 친 것은 운명의 장난이었을지도 모른다.

창문은 자신의 몸에 새겨져 있는 수많은 긁힌 자국들을 보면서 추억했다.견고하고 몇백년이 지나더라도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은 그리고 그렇게 몇백년이 지나버렸음에도 무너지지 않은 아름다운 무늬가 

그려진 기둥들은 따가운 황금색의 빛을 받으며 빛과 어둠을 나눈다.두줄로 줄을 맞추어 서서 정해진 방향이 없는 바닥에 정해진 방향을 만드는 그 기둥들은 이 성이 만들어질 때부터 이 길을 지켜오던 

병사들이었다. 그들 하나 하나가 다른 무늬가 새겨져 있었고 하나하나가 다른 곳을 받치고 있었다.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한명이라도 이탈하면 그대로 무너져버리는 소대는 

각자가 자신의 위치를 기억하고 무거운 천장을 받치고 있었기에 불안정하기보다는 든든했다.

어둠이 드리워져 있는 곳에 그려진 바보같은 낙서들은 그 기둥으로 하여금 자신에게 그런 짓을 행복한 웃음을 머금고 하던 두 어린아이들을 추억하게 하였다. 그 두 어린아이의 웃음은 기둥의 무늬따위보다

훨씬 아름답고 생기있게 느껴져서 그 때 기둥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수 많은 붕괴의 전조들과 떨어져 나간 울퉁불퉁한 하얀 조각들은 추억과 현실 사이의 거리가 대체 얼마나 먼지 각인시켜주었다.

차갑고 인위적인 황금색 빛이 바닥에도 자신의 색을 새겨나간다. 황금빛으로 물든 매끄러운 대리석과 붉은 색 고급스러운 카펫은 어느새 황금으로 변해 휘황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옥의 티가 있었다면 대리석에는 몇개의 균열이 흉하게 나있었고, 카펫에는 너저분하게 찢어진 자국이 새겨져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 흔적은 싸움의 흔적이 아니었다.

그 흔적은 이 곳에 존재하는 모든 흔적들과 같이 아주 먼 옛날에 행복이라는 꽃이 소박하게 피어났을 때에 나타난 두 명의 장난꾸러기들과 그들을 걱정한 아버지의 흔적이었다. 그들은 행복한 미소와 함께

이 웅장한 홀을 뛰어다니며 균열으로 그들이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에 대한 일기장을 한 글자 한 글자 새겨나갔다. 고급진 카펫을 찢으며 그들의 일기에 그림을 그려넣었다.

모든 것이 심판당하는 차갑고 무거운 곳에서 그들은 그 곳에서 가볍고 따뜻한 장난을 던졌다. 심판이라는 이름아래 피어난 웃음꽃이라는 애들 장난 같은 꽃이 피어났다.

바닥은 그런 모순 가득한 상황이었어도 꽤나 즐거웠다며 그 때를 회상하였다. 아름다운 돔의 형태를 이룬 천장은 어두웠다. 원래는 빛이 가득 차 있어야만 하는 곳일 텐데,

그 곳에는 빛이 닿지 않았다. 천장은 그 모순 속에서 즐거워하던 두 아이를 떠올렸다. 한 명은 이 어두운 천장을 바라보았고, 한 명은 빛이 가득한 세상을 바라보았다. 빛이 닿지 않는 곳을 바라보던

그 아이의 눈에 담겨있는 것은 천장이 아니었다. 그 아이의 붉은 눈은 거울이 아니라 유리였을 것이다. 나머지 한 아이도 곧이어 빛이 가득한 천장을 바라보았다. 행복하던 모순이 끝나던 날이었다.

천장은 그 때를 떠올려 하지 않았다. 그 곳은 심판이 내려오는 곳이다. 정의라는 이름의 저울을 들고 그 곳에 선 이 들에게 판결을 내리는 잔혹하고 차가운 곳이다. 그 곳은 생각하지 않는다.


심판 할 존재는 누구인가? 그 것은 예전의 존재를 잃어버린 자였으나 잃어버린 존재들을 거두며 그 존재를 다시 찾아버린 자이다. 그는 있었으나 없었고 없었기에 잔혹했다.

심판 받을 존재는 누구인가? 그 것은 존재했었던 자였으나 울리지 않는 12시 종에 그 존재를 잃어버린 자이다. 그는 공허했지만, 가득 차 있었고, 가득 차 있었기에 잔혹했다.


이 복도 저편에는 드리운 빛이 만든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다. 그 그림자는 어둠의 산물이었다.



***


시발...묘사에만 집중하면서 쓰니까. 의지가 떨어진다...

아직 초초입부도 못썼는데...다 쓸 수 있게 의지좀 나눠줘라 어짜피 다 써도 노잼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