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 요리 완료. 퍼즐 정비 완료. 모든 것이 완벽한 아침이다. 이제 여기에 형만 있다면 더욱 쿨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계단을 달려올라가 복도 저편에 있는, 바닥으로 형형색색의 불꽃이 번져나와 일렁이는 듯한 방문 앞에 선다. 쾅! 기세좋게 문을 치고 들어간 파피루스가 등뒤로 머플러를 휘날리며 외쳤다.

 

"위대하신 파피루스님께서 친히 형제를 깨우러 납시었노라!"

 

요란한 고함에도 고치처럼 둥글게 말린 이불은 움직임이 없었다. 예상대로였다. 어차피 금방 깨울 수 있을 거란 기대는 안 했다. 방안은 변함없이 너저분하다. 곳곳에 널린 양말들과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는 파란 점퍼. 오만상을 쓴 파피루스는 문 근처의 정신없는 소용돌이를 과장된 몸짓으로 피하며 침대로 다가갔다.

 

"끙…."

 

기운 빠지는 신음이 얼핏 들린듯도 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빨리 샌즈를 깨워 내려가지 않는다면 스노우딘의 한기에 식어 미적지근해진 스파게티를 먹어야만 할 것이었다.

 

"샌즈, 빨리 일어나! 낮잠이 너무 길다구!"

 

이불을 풀어내 들추자 끄트머리를 부여잡고 있던 샌즈와 의미없는 접전이 벌어졌다. 잠에서 막 깬 데다 동생에게는 이기려 들지 않는 샌즈의 손가락들이 힘없이 미끄러졌다. 평소라면 이쯤에서 가라앉은 눈으로 헤 웃어줬을 형이, 몸을 꼬물거리며 아직 뭉쳐져 있는 이불더미 속으로 파고든다. 오늘따라 더 잠이 많다.

 

"이 잠꾸러기 뼈다귀!"

 

확 잡아당긴 이불에 샌즈가 걸쳐져 딸려온다. 그러다 침대 위로 픽 쓰러져 고양이처럼 몸을 만다.

 

"팝, 미안. 나 입맛이 없어."

 

입맛이 없다. 배부르다. 먹고 들어왔다. 파피루스가 스파게티를 권할 때마다 심심찮게 듣던 변명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오늘 아침은 좀 다르다. 쉰 듯한 목소리가 앵앵거렸다. 파피루스는 그제야 형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양뺨이 청조로 가득했다. 이마를 짚으니 더욱 명확해진다. 샌즈가 감기에 걸렸다!

 

"세상에. 형 지금 열이 나는 거야? 감기 걸렸어? 세상에."

"헤헤…. 당분간은 골골대겠네."

 

어디선가 드럼을 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뒤늦게 귀를 막지만 이미 들어버린 뒤였다. 파피루스는 허공으로 튀어오르며 소리질렀다.

 

"녴! 단연코 최악의 아침이야!"

 

 

 

 

감기걸려서 끙끙 앓을때마다 샌즈HP가 0.97, 0.92, 0.89 끊임없이 떨어지고 그걸본 파피루스가 어쩔줄 모르는거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