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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사랑스러운 프리스크에게

나의 아가야. 아니, 내 품에서 떠나가 부모와 살기 시작했으니 내 아가라고는 부르지 못하겠구나.

사랑스러운 프리스크야, 네가 우리 괴물 모두를 지하에서 꺼내준지 꽤 오랜시간이 흘렀구나.

네가 얼마나 성숙해지고, 좀 더 의젓해졌는지 지금이라도 한달음에 달려가서 보고 싶지만,

일이 바빠 쉽사리 시간을 내어 볼 수 없는 이 늙은 여자를 용서해주렴.


매번 너에게 실망감을 안겨줘서 매우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구나.

그대신 이 늙은 여자가 가지고 있는 지혜를 짜내서 너에게 줄테니, 이걸로라도 위안을 얻기 바란다.


아침도 보는 벚꽃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가끔이라도 저녁에 별이 잘 드는 곳으로 벚꽃 구경을 가보렴.

비록 아침보다는 다채로움이 줄어들지만, 아침과는 전혀 다른 새롭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단다.


살다보면 1분 1초가 아까운 순간이 많지만, 그럼에도 네게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네가 시간에 쫓기지만 않는다면 차보다는 자전거를, 자전거보다는 네 다리로 걸어보렴.

매일 같이 오가며 가는 거리지만, 차로 풍경을 보는 것과 걸으면서 풍경을 보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단다.

어쩌면 너의 새로운 안식처가 될 수 있는 곳을 찾을 수도 있고,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도 있고.

지금 껏 보지 못한 풍경들을 볼 수가 있을 거란다.

믿지 못하겠다면,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따사로운 태양이 내리 쬐는 오후에 한 번 길을 걸어보려구나.


일에 쫓기고 있다면, 휴식을 가져보렴. 이 늙은 여자가 노망났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줬으면 하는구나.

일에 쫓기다 보면 마음의 여유를 잃고, 마음의 여유를 잃다보면 항상 큰 실수를 하게 된단다.

너무 바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한 발짝 뒤로 물러나서 네가 하는 것들을 바라보거라.

적어도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단다. 어쩌면 훨씬 더 기발하거나 좋은 방법을 생각해낼지도 몰라.


타인에게 속아넘어가는 방법은 배워도, 타인을 속아넘기는 넘기는 방법은 배우지 말거라.

남을 속이고 살다보면 얼마나 교묘하고 빈틈없이 남을 속이더라도 결국에는 좋지 않은 일을 겪게 될 거란다.

물론 사랑스러운 네가 그런 짓을 하리라고 생각하기는 힘들지만, 노파심에 추가해보았으니,

이 말에 너무 상처 받지 말아줬으면 하는 구나.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이 좋지만, 분별력을 갖춰서 독서를 하는 것이 좋단다.

책 속의 내용을 전부 옳다고 생각하면, 결국에는 자기 스스로를 가두는 방을 만드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단다.

책을 읽더라도 주의깊게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비교해보며 읽었으면 하는 구나.

지식이란 '앎'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비판하는 사고방식으로서 '앎'에 대해 관찰해서 얻는거란다.


사랑스러운 프리스크야, 이 늙은 여자의 지혜를 가슴 속 깊이 묻어뒀으면 한다.

이것들은 반드시는 아니라더라도. 마음의 평안과 안식처, 올바른 사람이 되려면

어느 정도는 갖출 필요성이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단다. 부디 한 귀로 흘려보내지 말았으면 하는구나.


마지막으로, 벚꽃이 피는 아름다운 계절인 봄이구나. 만물이 깨어나고, 자라나기 시작하는 계절이지.

너 또한 주위의 동식물처럼 힘껏 자라났으면 하는구나.


from. 항상 널 생각하고, 사랑하는 토리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