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너희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고
어느 날 너희는 데이터에서마저 사라질 수 있다.
어쩌면 나는 너희를 좋아한 것을 후회할 수도 있고
이미 너희를 알게 된 것을 후회한 적도 있다.
그래서 너희는 안타깝고 나는 어처구니없이 슬프다.
너희가 사는 세상은 너희에겐 현실이고
내가 생각하는 세상은 너희에게 현실이 아니다.
행복한 글을 쓸 때가 더 미안해지는 것은
너희를 좋아하며 얻은 행복을 돌려줄 만큼 내가 강인하지 못한 이유다.
만끽하지 못한 만족과 물밀 듯 밀려오는 시간은 언젠가 너희를 바래게 할 테고
그래서 너희를 평생 좋아한다는 건 사실 상상할 수 없다.
어릴 때 키웠던 병아리처럼, 봉숭아 떡잎처럼, 금붕어처럼, 너희는 그렇게 사라지겠지.
그래도 이사할 때마다 나오는 다 쓴 스케치북처럼
나는 가끔 너희를 떠올릴 수 있을 거다.
뭔가를 충분히 즐기고 좋아하며 흘러간 시간은
내가 버린 것이 아니라 누린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그러니까 지금 너희를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내 상상 안에서만이라도 좋으니.
며칠간 바빠서 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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