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편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81674&page=1&search_pos=-382052&s_type=search_all&s_keyword=앙고르!
음, 역시 진지빨고 두개만들면 두개 다 막장으로 가버려서 하나에 막장을 몰아야할 것 같아. 뭐 별 차이 없겠지만.
아무튼 이거 뼈좆물인거 인지하시고 보시면 됨. 복선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튼 즐감해주셈.
-------------------------------------
*
갑자기 불어오는 시원하고 거친 바람에 정신이 문득 들었다. 푹신한 감촉이 눈을 뜨려는 의지를 방해한다. 아무래도 소파에 누워있는 것 같다. 아니, 아니다. 이 느낌은 그런 면직물의 느낌과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이것은 마치ㅡ그래, 황금꽃밭에 누워있을 때의 느낌과 가장 흡사했다. 그러면 내가 누워있는 곳이 꽃밭이라는 이야기인가? 무슨 상황이지?
비몽사몽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뜬다. 왠지 평소보다 더 어지러운 듯하다. 하지만 꽃향기가 어지러움을 달래며 놀란 속을 진정시켜준다. 그나저나, 여긴...
"꽃밭?"
예상외로 굉장히 작은 꽃밭이었다. 꽃밭이 아니라 화단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딱 내 침대만큼의 영역에 꽃이 만개해 매트리스 역할을 해주었다. 그런 곳에 누워있던 내 모습을 상상하니 마치 방금 죽은 시체를 관에 처넣은 것 같았다. 안좋은 생각을 떨쳐버리고 일어나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 그 순간,
촤악
공기 가르는 소리가 들린다. 무언가가 귓"골" 바로 옆을 스쳐간다. 다행히 맞지는 않았지만, 어떤 물체라도 그 속도로 날아오는 것을 맞았다면 꽤나 충격이 컸을 것이다. 나는 날아온 방향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비가 쏟아져내려오듯 수많은 뭔가가 이쪽을 향해 날아온다. 잘 보니, 뭔가 빛에 반짝이는 느낌이 났다. 유리 조각인가?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나는 지름길을 열어 그것을 피하고 상황을 파악했다. 하려고 했다ㅡ
그러나 지름길이 열리지 않았다. 몸은 말을 듣지 않고 그저 뒤돌아 냅다 줄행랑을 친다. 딱히 그것에 겁먹은 것도 아닌데 다리가 무진장 후들거리고 있었다. 이윽고 등 뒤에 뭔가가 푹,푹하고 꽂히는 소리가 들린다. 확실히 날카로운 무언가였다. 등을 찢어발기는 그것들은 이내 잠잠해지더니 날아오는 것을 멈추었다. 나는 넘어진다. 넘어져서 팔을 땅에 짚고 간신히 엎드려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는 갑작스럽게 아려오는 고통을 느꼈다.
하지만 이건 내가 느낄 수 있는, 그런 감촉이 아니었다. 내가 만약 날카로운 것에 맞았다면 아예 두동강이 나고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났을 텐데, 너무나도 부드럽게 칼날을 받아내는 몸뚱아리에 위화감을 느꼈다. 문득 땅을 짚은 팔을 보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그것은 뼈다귀가 아니었다. 흰색이었다면 뼈다귀로 착각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뼈에 착 달라붙은 가죽뿐인 살점을 보면 이 몸뚱아리가 대체 며칠을 굶은 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이 몸으로 아까의 칼날들을 받아낸 것이 맞는건지 의심이 간다. 나와 거의 다를 게 없는 몸이었다. 으으.. 아무튼 상황을 보면 일단 현실은 아니었다. 현실일 리가 없다. 그렇다면 꿈일텐데.. 그렇다면 이건 대체 어디서 본 장면이지?
ㅡ문득 기억을 스치는 뭔가가 떠오른다. 그래, 살아있는 동안 본 적 없는 장면이 익숙하다면, 아마 꼬맹이에게 의지를 받은 그 때 봤던 장면일 것이다. 기억이 확실히 나지는 않지만, 수십명이 돌멩이를 던져대던 기억은 난다. 하지만 그 때는 이렇게까지 팔이 마르지 않았다. 그 기억만큼은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그 가녀린 팔로 산을 쉴새없이 올라 결국 구덩이로 떨어졌으니까.
잠깐, 쉴새없이 뛰어올라갔다고?
지상의 자료를 보았을 때, 에봇 산의 기슭은 그리 낮은 지점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아이 하나가 쉴새없이 뛰어올라 하루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그땐 그저 꼬맹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확실히 지금 떠올려보면 아무래도 뭔가가 편집된 느낌이다. 그 때는 소녀ㅡ차라와의 대화에 집중하느라 꼬맹이에 집중하질 못했는데, 이렇게까지 말랐던가.. 일단은 이건 꼬맹이의 과거가 틀림없다.
그렇다는건 이건 꿈이라는게 확실한데, 어떻게 이렇게 생생하게 꿈을 꿀 수 있는거지? 심지어 아픔까지 느껴지자, 나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러고보니 꼬맹이의 그..뭐더라..아무튼 가시에 가슴을 찔렸었지, 그것과 이게 무슨 관계라도 있는걸까? 근데 왜 이런 기억으로 자신을 탓하지?
이런저런 생각을 계속하자, 그것을 멈추겠다는 듯 갑작스런 극심한 고통이 몸을 괴롭힌다. 아무래도 아까의 상처가 벌어진 것 같다. 대체 뭘 던지는거야, 나는 떨어진 투사체들을 살펴보았다. 햇빛이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나는 그건... 총알...? 총알임이 확실했다. 다른 것들은 작은 나이프..같아보였는데, 아마 등에 꽂힌 것이 그것인가보다.
그럼 저들은 칼을 던지고 총알을 쏘아댄 것인가? 총을 쏴댄 것 같지는 않았다. 쏜 총알에 맞았다면 이렇게나 마른,그리고 혹시나 그렇지 않더라도 총에 제대로 맞은 인간은 죽고 말았겠지.. 예사롭지 않은 칼날과 총알의 광택과 금속의 색깔을 보면, 전부 은이 조금 도금되어 있는 것 같았다. 이건 평범한 총알이 아니다. 지상의 서적을 이것저것 훑어보다 어디선가에서 본, 흡혈귀와 같은 귀신을 잡을 때 쓰는 무기들이었다. 이런 중세시대에나 쓰일 법한 구식 무기가 그때도 쓰였다니.
하지만 그걸 왜 꼬맹이에게 쏴댄거지? '의지'라는 능력이 물론 가히 엄청난 능력이기는 하지만, 악귀취급을 당할 정도로 꼬맹이가 포악한 짓을 저지르고 다녔나? 그럴 리 없다. 그런 짓을 저지른 아이가 지하에 떨어졌다면 지하와 세계는 이미 멸망했겠지. 그리고 꼬맹이의 기억을 더듬어보았을 때, 당한 기억만 가득하지 뭔가를 저지른 기억은 일절 없었다.
그 말인즉슨 능력을 소유하고있는 것 만으로 이렇게나 푸대접을 했다는 이야기인데. 대체 인간들의 능력자차별은 어디까지인건가. 서적을 떠올려보면 아무래도 이러한 능력을 지닌 인간이, 그리고 한번쯤은 그로인해 차별받은 인간이 한둘이 아닌 듯 싶다.
눈 앞에 무언가가 보인다. 아무래도 꼬맹이가 떨어진 구덩이같다. 까마득히 시커먼 구덩이는 끝이 보이지 않았고, 꼬맹이는 그것을 보곤 크나큰 기쁨을 느꼈던 듯하다. 왜냐하면 내가 그렇게 느꼈으니까.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지금보니 누군가가 당연하다는 듯 옆을 따라다니고 있었다. 그 당시 기억만 비추어 봤을땐, 그리고 방금까지 아예 없었던 듯이 본 적 없는 누군가였다. 하지만 얼굴과 생김새는 전혀 보이지 않고, 기척만이 느껴졌다. 그러나 기척만으로도 전혀 어린아이같아보이지는 않았다. 그 기척에서 이유모를 중압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누구지..?
그리곤 구덩이를 관찰하려는 꼬맹이를 들이밀어버린다. 그 어떤 감촉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기척이 가까워졌고 꼬맹이가 자신의 의지로 일부러 떨어진 게 아니라는 점을 미루어보아 그 누군가가 밀어 떨어뜨린 것이 확실했다. 꼬맹이는 떨어지며 무심코 뒤를 돌아본다. 확실히 키가 굉장히 컸다. 그리곤 얼굴이, 꽃잎에 반사되는 햇빛에 얼굴이 희미하게 보이
ㅡ려고할 때 악몽같은 잠에서 깨어버렸다.
"허억..허억..허억..!"
꿈의 고통을 견디기가 힘들었는지 몸은 계속해서 숨을 몰아쉰다. 땀이 송골송골 맺혀 몸줄기를 타고 흘러내린다. 다행히도 원래의 몸으로 돌아온 것 같다. 그것보다 잠깐, 마지막의 제일 중요한 장면만 못보고 지나간 거잖아! 그 옆의 녀석과 아마 꼬맹이의 '의지'가 어떻게든 관련이 있을 것 같은 냄새가 팍팍 났다. 나는 머리를 쥐어싸매고 두통에 몸서리쳤다. 아무튼 일단 지금은 꼬맹이를...
..그러고보니 꼬맹이의 상태는 심각했지. 그러고보니 익숙한 천의 푹신한 감촉이 몸을 어지럽힌다. 방금까지의 악몽을 추스려주려는 듯이. 그에 힘입어 어느정도 진정이 된 나는 불이 꺼진 거실을 둘러보았다. 여전한 TV, 노트북 컴퓨터, 그리고 가까이가야 보이는 부엌, 카펫, 모든 것이 익숙한 그대로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노트북컴퓨터의 옆에는 다른 내가 만들어놓은 것 같은 키슈가 두어조각 뜯겨진 채 남아있었다. 대부분이 다 익숙하다는 점에서 더더욱 안정감을 느꼈다. 비로소 마음을 추스리게되자, 시계를 한번 훑듯 넘겨보았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대략 새벽 3시쯤 된 것 같다.
...몇시간을 기절해 있던거냐, 나는...
아무튼 이제 완전히 진정된 것 같다. 나는 푹신한 소파에서 일어나 바로 꼬맹이가 있는 내 방으로 향했다. 계단을 오르다 문득 파피루스의 방에 불이 닫힌 문의 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뭐.. 꼬맹이의 상태도 지켜보러 가는 겸 한번 가볼까. 나는 텅 빈 복도를 걸었다. 그러자 문이 점점 가까워지며 무슨 숨소리같은 것이 들렸다.
"...?"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았다..에이..아니겠지..
"..하아..하아..잠깐..큿..!"
"하앗..하앗..오래 가는 건 마음에 드네..하아..하아..어쭈, 읏,반항하시겠다?"
"윽..말좀..아읏..!"
"지금까지 네가 저질러왔던 모든 것에 대한 벌이라고 생각해! 흣.."
"....."
아니, 네가 죄악을 논할 처지는 아닌 것 같은데. 나는 혹여나 벽 뒤에서도 생각이 읽힐까 조심조심 생각했다. 그것보다 이 망할녀석들은 꼬맹이의 상태가 저런데도 떡이나 치며 놀고 자빠져있다. 마음같아서는 당장이고 들어가 큰 소리를 내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200% 붙잡힐 것이 뻔하고, 그러면 꼬맹이를 봐줄 수 있는 유일한 생존자인 나마저도 저 짓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나는 바람소리를 무시하고 바로 내 방으로 들어갔다.
은은한 빛을 내뿜는 의지의 길이 나를 반겼다. 새벽쯤 되면 제 풀에 지쳐 그만두지 않았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윽고 장막과 함께 내 기대를 산산조각내는 촉수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지쳤는지 속도가 거의 반절이상 줄어있었지만.
그래, 혹시 지금같이 지쳐있을 때 먹이(?)를 주면 말을 잘 듣지 않을까, 꼬맹이를 애완동물처럼 생각하는 내가 굉장히 혐오스러웠지만, 지금상태의 꼬맹이는 꼬맹이가 아니니 괜찮다. 그것도 나름 나쁘지 않을..닥쳐라 로리콘 해골. 그리고 꼭 그것이 이유가 아니더라도 그 생각을 기억에 담아두다간 소녀에게 끔찍한 짓을 당할 것 같아 나는 고개를 휘저어 생각을 떨쳐냈다.
아무튼 그러한 조금의 가능성을 위해 아까 봤던 얼마 먹지 않은듯한 키슈를 가져오기로 했다.
굳이 멀지 않으니 지름길을 아껴두려는 생각으로 복도를 걷다가, 갑자기 엄숙해진 대화가 들려오자 잠깐 엿듣고 가기로 했다.
"..이렇게라도 안하면 솔직히 불안해서 미칠 것 같아. 뭐라도 분출해내야 하는데.. 아씨..진짜..모든게 다 걱정되기 시작했어.."
"....미안하다."
"아 됐어, 이미 지나간 일이고, 것보다.. 매번 이딴 짓을 한다고 네 죄가 씻기지는 않겟지만, 너무 죄악을 마음에 담아두고 살면 저년 꼴이 날거야. 어느정도는 추스리라고."
"...."
"뭐, 이제 취침시간인가. 어느새 이렇게 됐군. 아..두번다시 소파에서 자기 싫어. 네가 가."
"...."
대화내용이 정상적으로 변하자 나름 교훈적인 대화가 오고갔다. 그것보다 서두르지 않으면 엿들었다는 것을 들키고 말 것이다. 나는 멈췄던 발을 다시 빠르게 움직였다.
이윽고 달콤한 향기가 점점 가까워진다. 단내가 많이나는 것을 보아, 아무래도 설탕을 조금 더 넣은 것 같다. 뭐가 되었든 좋다. 키슈를 접시째 집어든 나는 흘리지 않도록 양손으로 접시를 붙잡고 키슈가 떨어지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빨리 걸었다.
여전히 꼬맹이는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의지가 죽음의 위험을 감지했는지, 그 끔찍한 가시들을 도로 몸 속에 집어넣은 상태였다. 상처는 아물었지만, 여전히 마르지 않은 피로 범벅이 된 꼬맹이가 보였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키슈를 들고 의지의 장막으로 들어갔다. 지쳐서 감도가 떨어졌는지 장막 안에 생명체가 들어와도 촉수들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꼬맹이에게 가까이 접근하자, 미세한 부분까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예 기진맥진했는지 꼬맹이는 아예 쓰러져서 머리를 쥐어싸매고 부들부들 떨고있었다. 그와중에 또 잠이 쏟아지는지 술을 지대하게 마신 것처럼 어눌한 발음으로 뭔가를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다.
"어이,kid, 이거라도 먹고 힘내라고. 지금은 뒷'골'이 땡길테니까 말이야."
나는 접시째로 꼬맹이에게 키슈를 내밀었다. 냄새를 맡았는지, 꼬맹이는 땅바닥에 처박은 고개를 벌떡 들고 이쪽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손에서 접시를 가로채가듯 빼앗아 미친듯이 안의 내용물을 입에 우겨담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지금껏 계속 굶었던 건가. 그럴만도 하지.
절대 작다고 할 수 없는 고기파이는 순식간에 꼬맹이의 입으로 사라져만 갔다. 그 엄청난 흡입속도를 보니 꼬맹이는 타 인간들과 달리 괴물들의 위장처럼ㅡ괴물이라고 헀던가?ㅡ 소화가 필요 없는 것 같다. 1분도 채 되지 않아 라지사이즈의 고기파이가 부스러기만 덜렁 남긴 채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는 쿵, 뭔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하긴..아까도 계속 잠꼬대 하는것 같더니, 뭘 먹고는 바로 '골'아 떨어진건가. 잠이 들어서 그런지 꼬리가 제 위치를 찾아 기어들어간다. 꼬리가 다 사라지고, 이 공간에는 꼬맹이와 나 둘만이 남았다. 핏덩어리가 된 꼬맹이의 몸을 보니 괜시리 뭉클한 느낌을 감출수가 없다. 그러고보니 인간들의 만화영화에서나 보던 '영웅'짓은 게으르고 '골'찐 뼈다귀인 내겐 무리였던 듯하다. 결국 꼬맹이의 힘이 빠질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마음 한켠을 계속해서 콕콕 찔러댄다.
나는 피투성이가 된 몸을 안아들고 장막을 빠져나왔다. 장막을 빠져나오면서 '의지'는 원래의 주인을 찾았는지 순식간에 꼬맹이에게 흡수되었다. 정말이지 신기한 광경이라니까.
의지의 길을 따라 시공간을 걸어나오면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꼬맹이의 몸으론 침대에서 재우지도 못하니, 일단은 씻기기로 결정했다.
*
--------------------------------------
일단은 여기까지. 아오; 내일 더 씀
크 간만에 접속한 시간에 보네. 꼴린다 개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