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편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81674&page=1&search_pos=-382052&s_type=search_all&s_keyword=앙고르!
음, 역시 진지빨고 두개만들면 두개 다 막장으로 가버려서 하나에 막장을 몰아야할 것 같아. 그리고 그게 여기임. 뭐, 별 차이 없겠지만.
아무튼 이거 뼈좆물인거 인지하시고 보시면 됨. 사건의 흐름따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튼 즐감해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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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불어오는 시원하고 거친 바람에 정신이 문득 들었다. 푹신한 감촉이 눈을 뜨려는 의지를 방해한다. 아무래도 소파에 누워있는 것 같다. 아니, 아니다. 이 느낌은 그런 면직물의 느낌과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이것은 마치ㅡ그래, 황금꽃밭에 누워있을 때의 느낌과 가장 흡사했다. 그러면 내가 누워있는 곳이 꽃밭이라는 이야기인가? 무슨 상황이지?
비몽사몽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뜬다. 왠지 평소보다 더 어지러운 듯하다. 하지만 꽃향기가 어지러움을 달래며 놀란 속을 진정시켜준다. 그나저나, 여긴...
"꽃밭?"
예상외로 굉장히 작은 꽃밭이었다. 꽃밭이 아니라 화단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딱 내 침대만큼의 영역에 꽃이 만개해 매트리스 역할을 해주었다. 그런 곳에 누워있던 내 모습을 상상하니 마치 방금 죽은 시체를 관에 처넣은 것 같았다. 안좋은 생각을 떨쳐버리고 일어나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 그 순간,
촤악
공기를 찢어발기는 바람소리가 들린다. 무언가가 귓"골" 바로 옆을 스쳐간다. 다행히 맞지는 않았지만, 어떤 물체라도 그 속도로 날아오는 것을 맞았다면 꽤나 충격이 컸을 것이다. 나는 날아온 방향을 돌아보았다. 수풀 너머에서 화살이 쏟아져 내려오듯 수많은 뭔가가 이쪽을 향해 날아오는 것이 보인다.
잘 보니, 뭔가 빛에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유리 조각인가?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어찌되었던 피하지 않는다면 위급상황이기 때문에, 나는 지름길을 열어 그것을 피하고 상황을 파악했다. 하려고 했다. 그러나
"..."
지름길이 열리지 않았다. 몸은 말을 듣지 않고 그저 뒤돌아 냅다 줄행랑을 친다. 딱히 그것에 겁먹은 것도 아닌데 다리가 후들거리고 있었다.
이윽고 등 뒤에 뭔가가 푹,푹하고 꽂히는 소리가 들린다. 확실히 날카로운 무언가였다. 등을 찢어발기는 그것들은 이내 잠잠해지더니 날아오는 것을 멈추었다. 나는 넘어진다. 넘어져서 팔을 땅에 짚고 간신히 엎드려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는 갑작스럽게 고통이 몸을 갈갈이 찢어놓을 듯이 머리를 유린한다.
나는 여기서 조금 위화감을 느꼈다. 이건 내가 느낄 수 있는, 그런 감촉이 아니었다. 날카로운 것에 맞은 것이 정말 나였다면, 아예 두동강이 나고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났을 텐데, 너무나도 부드럽게 칼날을 받아내는 몸뚱아리는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무심코 땅을 짚은 팔을 보았다. 그것은ㅡ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그것은 뼈다귀가 아니었다. 배색이 흑백이었다면 뼈다귀로 착각했을지도 모를, 뼈에 착 달라붙는 거의 가죽뿐인 살점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팔은 어떻게봐도 내 것이 아니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일단 현실은 아니었다. 현실일 리가 없다. 그렇다면 꿈일텐데.. 그렇다면 이건 대체 어디서 본 장면이지?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상상이 꿈이 될 이유는 없다ㅡ문득 기억을 스치는 뭔가가 떠오른다. 그래, 살아있는 동안 본 적 없는 장면이 익숙하다면, 아마 꼬맹이에게 의지를 받은 그 때 봤던 장면일 것이다. 기억이 확실히 나지는 않지만, 수십명이 돌멩이를 던져대던 기억은 난다. 하지만 그 때는 이렇게까지 팔이 마르지 않았다. 그 기억만큼은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그 가녀린 팔로 산을 쉴새없이 올라 결국 구덩이로 떨어졌으니까.
잠깐, 쉴새없이 뛰어올라갔다고?
어떠한 질문이 뇌리를 스친다. 지상의 자료를 보았을 때, 에봇 산의 기슭은 그리 낮은 지점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아이 하나가 쉴새없이 뛰어올라 하루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그땐 그저 꼬맹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확실히 지금 떠올려보면 아무래도 뭔가가 편집된 느낌이다. 그 때는 소녀ㅡ차라와의 대화에 집중하느라 꼬맹이에 집중하질 못했는데, 이렇게까지 말랐던가.. 일단은 이건 꼬맹이의 과거가 틀림없다.
그렇다는건 이건 꿈이라는게 확실한데, 어떻게 이렇게 생생하게 꿈을 꿀 수 있는거지? 심지어 아픔까지 느껴지자, 나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러고보니 꼬맹이의 그..뭐더라..아무튼 가시에 가슴을 찔렸었지, 그것과 이게 무슨 관계라도 있는걸까? 만약 그렇다면 왜 이런 기억으로 자신을 탓하지?
이런저런 생각을 계속하자, 그것을 멈추겠다는 듯 갑작스런 극심한 고통이 몸을 괴롭힌다. 아무래도 아까의 상처가 벌어진 것 같다. 하나도 맞지 않은게 신기하도록 뒤에서는 계속해서 엄청난 숫자의 무언가가 쉴새없이 날아오고 있었다. 아까부터 대체 뭘 던지는거야, 나는 떨어진 투사체들을 살펴보았다. 햇빛이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나는 그건... 총알...? 총알임이 확실했다. 다른 것들은 작은 나이프..같아보였는데, 아마 등에 꽂힌 것이 그것인가보다.
그럼 저들은 칼을 던지고 총알을 쏘아댄 것인가? 총을 쏴댄 것 같지는 않았다. 쏜 총알에 맞았다면 이렇게나 마른,그리고 혹시나 그렇지 않더라도 총에 제대로 맞은 인간은 죽고 말았겠지.. 예사롭지 않은 칼날과 총알의 광택과 금속의 색깔을 보면, 전부 은이 조금 도금되어 있는 것 같았다. 이건 평범한 총알이 아니다. 지상의 서적을 이것저것 훑어보다 어디선가에서 본, 흡혈귀와 같은 귀신을 잡을 때 쓰는 무기들이었다. 이런 중세시대에나 쓰일 법한 구식 무기가 그때도 쓰였다니.
하지만 그걸 왜 꼬맹이에게 쏴댄거지? '의지'라는 능력이 물론 가히 엄청난 능력이기는 하지만, 악귀취급을 당할 정도로 꼬맹이가 포악한 짓을 저지르고 다녔나? 그럴 리 없다. 그런 짓을 저지른 아이가 지하에 떨어졌다면 지하와 세계는 이미 멸망했겠지. 그리고 꼬맹이의 기억을 더듬어보았을 때, 당한 기억만 가득하지 뭔가를 저지른 기억은 일절 없었다.
그 말인즉슨 능력을 소유하고있는 것 만으로 이렇게나 푸대접을 했다는 이야기인데. 대체 인간들의 능력자차별은 어디까지인건가. 서적을 떠올려보면 아무래도 이러한 능력을 지닌 인간이, 그리고 한번쯤은 그로인해 차별받은 인간이 한둘이 아닌 듯 싶다.
쉴새없이 뛴 꼬맹이의 눈 앞에 무언가가 보인다. 아무래도 꼬맹이가 떨어진 구덩이같다. 까마득히 시커먼 구덩이는 끝이 보이지 않았고, 꼬맹이는 그것을 보곤 크나큰 기쁨을 느꼈던 듯하다. 왜냐하면 지금 내가 그렇게 느꼈으니까.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지금보니 누군가가 당연하다는 듯 옆을 따라다니고 있었다. 그 당시 기억만 비추어 봤을땐, 그리고 방금까지 아예 없었던 듯이 본 적 없는 누군가였다. 얼굴과 생김새는 전혀 보이지 않고, 기척만이 느껴졌다. 기척만으로도 전혀 어린아이같아보이지는 않았다. 그 기척에서 이유모를 중압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누구지..?
그리곤 구덩이를 관찰하려는 꼬맹이를 들이밀어버린다. 그 어떤 감촉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기척이 가까워졌고 꼬맹이가 자신의 의지로 일부러 떨어진 게 아니라는 점을 미루어보아 그 누군가가 밀어 떨어뜨린 것이 확실했다. 꼬맹이는 떨어지며 무심코 뒤를 돌아본다. 확실히 키가 굉장히 컸다. 그리곤 얼굴이, 꽃잎에 반사되는 햇빛에 얼굴이 희미하게 보이
ㅡ려고할 때 악몽같은 잠에서 깨어버렸다.
"허억..허억..허억..!"
꿈의 고통을 견디기가 힘들었는지 몸은 계속해서 숨을 몰아쉰다. 땀이 송골송골 맺혀 몸줄기를 타고 흘러내린다. 다행히도 원래의 몸으로 돌아온 것 같다. 그것보다 잠깐, 마지막의 제일 중요한 장면만 못보고 지나간 거잖아! 그 옆의 녀석과 아마 꼬맹이의 '의지'가 어떻게든 관련이 있을 것 같은 냄새가 팍팍 났다. 그런 생각과 더불어 엄습해오는 두통에 머리를 쥐어싸매고 몸서리를 쳤다. 아무튼 일단 지금은 꼬맹이에게...
..나는 꼬맹이의 상태를 떠올리곤 생각을 떨쳐냈다. 그러고보니 익숙한 천의 푹신한 감촉이 몸을 어지럽힌다. 방금까지의 악몽을 추스려주려는 듯이. 그에 힘입어 어느정도 진정이 된 나는 불이 꺼진 거실을 둘러보았다. 여전한 TV, 노트북 컴퓨터, 그리고 가까이가야 보이는 부엌, 카펫, 모든 것이 익숙한 그대로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노트북컴퓨터의 옆에는 다른 내가 만들어놓은 것 같은 키슈가 두어조각 뜯겨진 채 남아있었다. 대부분이 다 익숙하다는 점에서 더더욱 안정감을 느꼈다. 비로소 마음을 추스리게되자, 시계를 한번 훑듯 넘겨보았다. 불이 꺼져있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대략 새벽 3시쯤 된 것 같다.
...몇시간을 기절해 있던거냐, 나는...
아무튼 이제 완전히 진정된 것 같다. 나는 푹신한 소파에서 일어나 바로 꼬맹이가 있는 내 방으로 향했다. 계단을 오르다 문득 파피루스의 방에 불이 닫힌 문의 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뭐.. 꼬맹이의 상태도 지켜보러 가는 겸 한번 가볼까. 나는 텅 빈 복도를 걸었다. 그러자 문이 점점 가까워지며 무슨 숨소리같은 것이 들렸다.
"...?"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았다..에이..아니겠지..
"..하아..하아..잠깐..큿..!"
"하앗..하앗..오래 가는 건 마음에 드네..하아..하아..어쭈, 읏,반항하시겠다?"
"윽..말좀..아읏..!"
"지금까지 네가 저질러왔던 모든 것에 대한 벌이라고 생각해! 흣.."
"....."
아니, 네가 죄악을 논할 처지는 아닌 것 같은데. 나는 혹여나 벽 뒤에서도 생각이 읽힐까 조심조심 생각했다. 이 망할녀석들은 꼬맹이의 상태가 저런데도 떡이나 치며 놀고 자빠져있다. 마음같아서는 당장이고 들어가 큰 소리를 쳐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붙잡힐 것이 뻔하고, 그러면 꼬맹이를 봐줄 수 있는 유일한 생존자인 나마저도 저 짓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나는 바람소리를 무시하고 바로 내 방으로 들어갔다.
은은한 빛을 내뿜는 의지의 길이 나를 반겼다. 새벽쯤 되면 제 풀에 지쳐 그만두지 않았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윽고 장막과 함께 내 기대를 산산조각내는 촉수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지쳤는지 속도가 거의 반절이상 줄어있었지만.
그래, 혹시 지금같이 지쳐있을 때 먹이(?)를 주면 말을 잘 듣지 않을까. 꼬맹이를 애완동물처럼 생각하는 내가 굉장히 혐오스러웠지만, 지금상태의 꼬맹이는 꼬맹이가 아니니 괜찮다. 그것도 나름 나쁘지 않을..닥쳐라 로리콘 해골. 꼭 그것이 이유가 아니더라도 그 생각을 기억에 담아두다간 소녀에게 끔찍한 짓을 당할 것 같았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나는 고개를 휘저어 기억을 떨쳐냈다. 아무튼 그러한 약간의 가능성을 위해 아까 봤던 얼마 먹지 않은듯한 키슈를 가져오기로 했다.
굳이 멀지 않으니 지름길을 아껴두려는 생각으로 복도를 걷다가, 갑자기 엄숙해진 대화가 들려오자 잠깐 엿듣고 가기로 했다.
"..이렇게라도 안하면 솔직히 불안해서 미칠 것 같아. 뭐라도 분출해내야 하는데.. 아씨..진짜..모든게 다 걱정되기 시작했어.."
"....미안하다."
"아 됐어, 이미 지나간 일이고, 것보다.. 매번 이딴 짓을 한다고 네 죄가 씻기지는 않겟지만, 너무 죄악을 마음에 담아두고 살면 저년 꼴이 날거야. 어느정도는 추스리라고."
"...."
"뭐, 이제 취침시간인가. 어느새 이렇게 됐군...두번다시 소파에서 자기 싫어. 네가 가."
"...."
대화내용이 정상적으로 변하자 나름 교훈적인 대화가 오고갔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많이 바뀐 걸 보면 뭔가 계기가 있었던듯 하다. 그것보다 서두르지 않으면 엿들었다는 것을 들키고 말 것이다. 나는 멈췄던 발을 다시 빠르게 움직였다. 이윽고 달콤한 향기가 점점 가까워진다. 단내가 많이나는 것을 보아, 아무래도 설탕을 조금 더 넣은 것 같다. 뭐가 되었든 좋다. 키슈를 접시째 집어든 나는 흘리지 않도록 양손으로 접시를 붙잡고 키슈가 떨어지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빨리 지름길을 열었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 상황을 살피자, 여전히 꼬맹이는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의지가 죽음의 위험을 감지했는지, 그 끔찍한 가시들을 도로 몸 속에 집어넣은 상태였다. 상처는 아물었지만 여전히 마르지 않은 피로 범벅이 된 꼬맹이가 보였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키슈를 들고 의지의 장막으로 들어갔다. 지쳐서 감도가 떨어졌는지 장막 안에 생명체가 들어와도 촉수들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꼬맹이에게 가까이 접근하자, 미세한 부분까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예 기진맥진했는지 꼬맹이는 아예 쓰러져서 머리를 쥐어싸매고 부들부들 떨고있었다. 그와중에 또 잠이 쏟아지는지 술을 지대하게 마신 것처럼 어눌한 발음으로 뭔가를 계속 중얼거리고 있었다.
"어이,kid, 이거라도 먹고 힘내라고. 지금은 뒷'골'이 땡길테니까 말이야."
나는 접시째로 꼬맹이에게 키슈를 내밀었다. 냄새를 맡았는지, 꼬맹이는 땅바닥에 처박은 고개를 벌떡 들고 이쪽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손에서 접시를 가로채가듯 빼앗아 미친듯이 안의 내용물을 입에 우겨담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지금껏 계속 굶었던 건가. 그럴만도 하지.
절대 작다고 할 수 없는 고기파이는 순식간에 꼬맹이의 입으로 사라져만 갔다. 그 엄청난 흡입속도를 보니 꼬맹이는 타 인간들과 달리 괴물들의 위장처럼ㅡ괴물이라고 헀던가?ㅡ 소화가 필요 없는 것 같다. 1분도 채 되지 않아 라지사이즈의 고기파이가 부스러기만 덜렁 남긴 채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는 쿵, 뭔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까도 계속 잠꼬대하는 것 같더니, 뭘 먹고는 바로 '골'아 떨어진건가. 잠들어서 그런지 꼬리가 제 위치를 찾아 기어들어간다. 꼬리가 다 사라지고, 이 공간에는 어떠한 방해꾼도 없이, 꼬맹이와 나 둘만이 남았다. 핏덩어리가 된 꼬맹이의 몸을 보니 괜시리 뭉클한 느낌을 감출수가 없다. 그러고보니 인간들의 만화영화에서나 보던 '영웅'짓은 게으르고 '골'찐 뼈다귀인 내겐 무리였던 듯하다. 결국 꼬맹이의 힘이 빠질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마음 한켠을 계속해서 콕콕 찔러댄다.
나는 피투성이가 된 몸을 안아들고 장막을 빠져나왔다. 장막을 빠져나오면서 '의지'는 원래의 주인을 찾았는지 순식간에 꼬맹이에게 흡수되었다. 언제봐도 정말이지 신기한 광경이라니까. 얼마정도 걷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니, 떨어진 피때문에 의지의 길이 더 넓어진 것처럼 보였다. 문득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ㅡ일단은 씻겨야할 것 같다.
*
투둑, 툭, 진득한 피가 방울방울 떨어져 터지는 소리가 난다. 욕실에 온지 10초도 되지 않았는데도 바닥은 벌써 피바다가 되어있었다.
..지름길을 사용해 욕실로 들어오지 않았다면 복도는 물론이고 거실까지 피로 흥건해졌을 것이다.
나는 꼬맹이의 몸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옷은 아직 벗기지 않았지만, 찢겨진 옷 너머로 드러난 맨살을 보면 상처는 다 아물어 사라진 듯 하다. 또 한번 의지의 능력에 감탄하며, 나는 꼬맹이의 옷을 벗겼다. 옷을 벗겨낼 때마다 손에 덕지덕지 피가 묻었지만, 손이야 씻으면 되니까. 나는 나머지 옷들도 벗겨내어 욕실한켠에 아무렇게나 내버려두었다. 피를 잔뜩 흡수한 옷은 욕실을 피바다로 물들였고, 흘러나오는 피가 배수구를 붉게 물들이며 비린내를 냈다.
...일단 옷부터 빨아야할 것 같은데. 저렇게 피에 흠뻑 젖은 옷은 빨아도 돌아오지 않는다. 게다가 거의 갈기갈기 찢어져버렸다.
..아무래도 버려야할 것 같다. 나는 아예 옷을 붉게 물들여버린 피를 배수구 위에서 쥐어짜내며 동시에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았다. 조로록, 조로록, 물이 욕조에 작은 연못을 이루어낸다. 어느정도 피가 흐르지 않게 되자, 나는 욕실 바닥을 샤워기로 대충 씻어내며 구석에 피를 짜낸 옷을 쌓아두었다. 이렇게나 내가 부지런해지다니, 정말이지 꼬맹이의 정성에 하늘이 감복했다고밖에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욕조에 물이 거의 다 차오르자, 나는 꼬맹이를 씻길 준비를 하며 욕조의 물을 잠궜다. 것보다 꼬맹이를 덮은 피부터 어떻게 씻어내야할 듯 싶다. 나는 샤워기로 꼬맹이를 대강 씻어내며 얼굴에 퍼뜩 튀기는 핏물에 무심코 옷을 내려다보았다. 꼬맹이의 몸을 감싸덮은 피는 어느샌가 내 옷마저 잠식해, 속 티셔츠와 점퍼의 양팔소매는 꼬맹이의 피로 시뻘겋게 물들어있었다.
...아무래도 이 옷도 버려야할 것 같았다. 그리고...나도 씻어야할까.. 피가 갈비뼈를 뒤덮어서 빨리 씻어내지 않으면 굳어버릴 것이다. 나는 다시 꼬맹이쪽을 돌아본다. 어느새 피는 다 씻겨나가고, 상처하나 없는 보얀 속살이 드러났다.
"...!!!"
순간적으로 얼굴에 열기가 솟구친다.. 하지만 그 몸에 정신을 집중하니 그런 감정을 느낀 나 자신이 수치스럽게 느껴졌다. 상처는 몸 어느곳에서도 보이지 않았지만, 찢어발겨진 구멍들과 상처들이 있던 자리에 든 새파란 .멍, 상처부근에 박힌 굳은살, 그리고 피 대신 진물이 굳은 흔적이 보였다. 아무래도 제대로 회복되려면 며칠 이상의 휴식이 필요할 것 같았다. 꼬맹이는 그런 상태의 몸으로도 새근새근 곤히 잠들어 잠꼬대조차 하지 않았다.
"...kid.."
뭐.. 같이 씻으려면 내 몸이 저 시퍼런 멍을 자극하면 안되겠지. 일단 단둘이든 뭐든 씻기 위해서는 갈비뼈에 묻은 피부터 어떻게 씻어내야할 것 같았다. 나는 샤워기로 피에 찌든 갈빗대를 씻어냈다. 조금은 굳은건지 약간 달라붙은 핏자국이 있었지만, 어떻게든 손뼈로 문대면 떨어져나갈 것 같았기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바로 꼬맹이를 욕조에 눕혔다.
촤아악, 물이 넘쳐 쏟아지며 욕실 바닥에서 상큼한 소리를 낸다. 물이 따뜻한 욕좃물이 몸에 들이닥치자 조금은 기분이 좋아진건지 꼬맹이는 살짝 미소를 띠었다. 평소같이 웃음짓는 표정이 원래 이렇게나 귀여웠던가. 딱히 성적인 느낌이 아니라, 아저씨가 어린아이를 볼 때의 그런 기분좋은 만족감이 들었다. 애시당초 아저씨라곤 나자신밖에는 본 적 없지만. 그렇다면 이게 옳은 표현인가?
쓸데없는 곳에서 꼬리가 잡히자 생각을 떨쳐내려 고개를 휘저었다. 그건 그렇다 치고..음..같이 씻으려면 뭘 어떻게 해야하지? 욕조에 같이 누워 들어가는 몰상식한 짓을 했다간 리버스카드가 오픈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잠깐, 어째서야, 이 변태새끼야.
....
......하지만 그 방법밖에는 생각나지 않는다.
...........
기나긴 번뇌와 고뇌를 거쳐 떠오른 절충안은, 꼬맹이와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 조용히 앉아서 씻는 것이었다.
쉬익, 가벼운 뼈다귀가 욕조에 들어서자 그다지 많지 않은 물이 욕조를 타고 넘쳐흐른다. 욕조가 별로 깊지 않은데도 몸이 작기 때문인지 턱뼈까지 물이 차올라 몸을 덥힌다.
"으음..."
몸의 피로가 빠져나가는 느낌. 대체 얼마만에 욕조에서 목욕을 해보는걸까. 가장 최근의 건은 꼬맹이가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파피루스가 스파게티 소스를 엎질러 옷을 버렸을 때 한 번정도 했었던 것 같다. 그게 벌써 몇달 전인가..음.. 가끔은 이렇게 목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런 때에 그릴비 맥주나 한 병 잇었다면 정말이지 극락이 따로 없었을텐데, 조금은 아쉬웠다.
"크으.."
물에 들어오기만 하고 아무짓도 하지 않았는데 뭔가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목욕이라는 것이 이렇게 보람찬 일이었던가.. 다음에는 꼭 맥주를 들고 목욕을 하기로 마음먹고 따뜻한 물결에 몸을 맡겼다. 그런 느낌에 박차를 가해 피로감이 가시고 점점 더 강한 편안함이 밀려온다. 눈이 저절로 감긴다. 이대로 계속 있으면 환상뿐인 천국에 당당하게 들어갈 수 있을것만 같은 죄악감이 씻겨내려가는 느낌. 물이란 건 생각보다 대단한 것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편안함에 한쪽 눈을 살짝 뜨자 찰랑거리는 수면이 보인다. 그런데 뭔가 조금은 달라보였다. 물이 약간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아까 다 못씻어내고 뼈에 엉겨붙은 피가 씻겨나갔기 때문일까. 아니, 아니다.
이건 그런 핏물의 색깔처럼 탁한 색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색깔이었다. 마치 물 속에서 붉은 빛을 비추는 것처럼. 나는 꼬맹이를 곁눈질하며 상태를 흘끗 보았다.
붉은 빛이라고...?
아니나 다를까, 꼬맹이의 몸에서 미약한 붉은빛이 감돌았다. 무슨 일이지? 나는 꼬맹이에게 또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또 그 끔찍한 가시들이 튀어나오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꼬맹이에게 다가갔다. 잔잔한 물결에 칼슘덩어리이 움직임이 더해지자 조금은 찰랑이는 소리가 들렸다. 물 속에서 손을 빼내어 꼬맹이에게 닿자, 갑자기 얼굴이 뜨거워진다.
"....!!!"
갑자기 얼굴이 뜨거워지고 몸이 달아오른다. 아까까지 따뜻했던 물이 조금 식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갑작스레 올라오는 감정의 타이밍에 위화감을 느꼈다. 아까까지 그렇게나 편안했는데 왜 갑자기...?
확실히 편안한 건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 편안함을 딛고 몸을 잠식해오는 기묘한 쾌락의 감정에 자꾸만 몸은 뜨거워져갔다.
편안함에 알아채지 못했는데, 욕조에서 올라오는 김의 색깔도 미약한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붉은빛이 비치는 곳에만 그런가 싶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빛이 비치지 않는 곳에서도 연기가 붉어보였으니까.
"윽...이건.."
읏..잠깐..무슨..
나는 점점 더 감정이 휘몰아쳐온다. 일단 빨리 욕조를 나가야만 할 것 같ㅡ
턱
"...어...?"
욕조를 나가려 하자마자, 그것을 전력으로 방해하려는 듯 꼬맹이는 나를 욕실 벽에 밀쳐 눕히다시피 쓰러뜨리고는, 곧바로 상체를 덮쳤다.
설마, 자고 있던 게 아니었나?
"꼬..꼬맹..힉..!이게..무슨.."
난 혈색이 도는 건지 아까의 그 붉은 빛이 감도는건지 알 수 없는 꼬맹이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전혀 잠이 깬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자면서도 이런 짓을 할 수 있는거야...? 정말이지 엄청난 잠꼬대..잠깐..읏..
"잠깐,꼬맹이? 너 어딜..."
대체 언제 그것의 위치를 알았는지, 꼬맹이는 잠시 몸을 뒤로 빼더니 골반뼈의 작은 뼈다귀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새근, 새근하며 여전히 잠에 깨지 않은 얼굴로. 그렇게나 순수히 잠든 얼굴로. 이 상황에 위화감을 느낀 나는 몸부림쳤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유일하게 일어난 일이라곤 욕조의 물이 쏟아져나가 이전의 반절정도로 수면이 줄었다는 것이다.
"큽..자..잠ㄲ..."
작은 뼈다귀를 어루만지는 꼬맹이의 부드러운 촉감이 온 몸으로 퍼져나간다. 열락이 몸을 휘감아 올라온다. 물 속에서 이런 짓을 당하니 왠지 느낌이 배가 되는 것 같았다.
후욱, 후욱, 꼬맹이의 새된 숨소리를 묻어버리듯이, 점점 더 거칠어지는 숨소리가 욕실에 울려퍼진다.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벽과 닫혀있는 문 때문인지 신음소리가 울려 감정에 박차를 가한다.
"웃..꼬맹..아읏.."
꼬맹이 주변에 감돌던 붉은 빛이 더 짙어졌다. 강렬하지는 않았다. 그것을 보고 깨달았다. 이 의지의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꼬맹이는 지금ㅡ
"성행위에 대한 의지"에 휩싸여 있다.
젠장, 아까 부정적인 의지는 다 기어들어간 게 아니었나? 인간의 본능조차 억누르지 못하는 방대한 양의 의지라니... 지금의 행위도 본능이군.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가로막듯 갑자기 찌걱,찌걱하는 소리가 들린다. 골반뼈에 뜨거운 무언가가 침입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이 척추에 닿자 열락이 솟구치며 몸을 괴롭힌다.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간 터져나와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절대 이 정신을 놓지 않기 위해 하체에 힘을 주었다. 온 몸의 힘이 그것에 집중되어 팔조차 까딱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앗..으흐읏..큭,"
계속해서 뼈다귀가 커져만 간다. 줄어든 수면의 절반까지 뼈다귀가 자라난 것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꼬맹이는 손놀림을 멈추지 않는다. 갑자기 시작된 허리놀림까지 포함해.
나는 어떻게든 꼬맹이를 떼어내려 몸부림쳤다. 물론 거의 움직이지 못했지만. 어떻게든 몸에 명령을 내려 팔로 꼬맹이를 밀어내려고 했다.
말랑말랑한 살에 딱딱한 뼈다귀가 닿으니 꼬맹이는 잠깐 놀란 듯 하다. 그러나 잠에서 깨어나진 못한 것 같다.
"으윽..핫..아으..!"
작은 뼈다귀가 쑥쑥 자라나 수면에 가까워지자, 꼬맹이는 갑자기 물 속에 고개를 쳐박고 그것을 핥아대기 시작한다.
"앗..하으으..잠ㄲ..아으응..!"
핥는 것은, 그저 손으로 어루만지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꼬맹이의 미뢰 하나하나가 뼈다귀에 닿아 움직이는 것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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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여기까지. 아오; 이건 진짜 필력을 줄게하는 글인것같다; 어쩌지 진짜.. 나는 글 쓰면 안되나;
일단 장면은 상상되니까 그냥 그림이나 그릴까
어쩌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ㅁㄴㅇㄹ
지적좀 많이 해주셈
ㅁㅊㄷ
여러분의 지적을 구걸합니다. 지적좀..
글 퀄리티 점점 좋아진다ㅋㅋ 머꼴요소 많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