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술을 마셨다
안 마시려고 했는데 왜 이러는 건지
당장 내일 아침에 일찍 나가야 하는데 나는 정신없이 뛰쳐나가 술을 사왔다
치맥을 먹자는 친구를 거절했다 집에 얼른 가고 싶었거든 서둘러 메일을 보냈다 메일 그놈의 메일
피시카톡을 까는게 아니었다 그게 아니었음 진작 다른 걸 했겠지 노트북을 꺼버렸다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다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지만
아침이 되니 여느 때처럼 기운이 나고 샤워를 마치니 그렇게 평소처럼 하루가 시작 되었다
아침을 거른다 나는 아침만큼은 꼭 챙겨먹지만 이상하게도 목이 마르지도 배가 고프지도 않았다
그저 나는 혼자 있고 싶었던 것 같았다 아버지가 오늘 몇 시에 돌아오시더라
그런 생각을 하며 나섰던 것 같고 화창한 하루는 작년 이맘때를 떠올리게 해서
그런데 내가 알던 그 어느 때의 화창한 날씨보다도 더 아름다워서
매년 오월이 같더라도 오늘 만큼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런 생각을 잠깐 했다
애초에 영원하다던가 최고라는 표현을 쓰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오늘 만큼은 영원이라는 단어를 써도 된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사실 당장 숨넘어가는 할아버지가 아닌 이상 아직 끝나지도 않은 삶에 대해
무엇이 영원하였는지 무엇이 최고였는지 평가하는 건 우습지 않을까
그치만 어차피 맹세? 아무튼 이런 맘을 듣는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아내가 첫째를 낳았대 난 얼굴도 보지 못했는데 말야 이게 그 사진이야
뭐 그런 내용의 줄거리 말이다 꼭 그런 놈들은 첫 타자로 죽는 거라고
영원하다는 말은 그렇게 쉽게 내뱉어서는 안 된다
영원이라는 단어를 처음 써보며 내가 알게 된 그 느낌으로부터
지금 말하는 것은 그 글씨의 모양을 말하는 것이다 모양만 있으면 충분히 알 수 있으니까
아마 내가 그런 표현을 쉽게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취한건가 아니다 그래 취했다
내가 늙은이가 돼서야 알 수 있겠지 그때 알아봤자 어디다 쓰겠나 싶겠지만
그냥 영원이라는 단어를 남용하면서 사는 삶이 더 이득인 것임을
아주 짧은 시간동안 저울질 해보다 깨달았다 그래도 안 쓸란다 오늘 이후로는 영원은 없다
오늘 한 끼도 먹지 않았기에 술을 마시니 속이 찌르르해
술기운이 올라오는 느낌이 너무도 생생했다 잠을 잘 수 없었다
글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누구나 하나 정도는 동경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나는 무엇이었나 싶은 데 아마 Q의 영향을 받아 글이었다가
J의 영향을 받아 그림이었다가 사실 그림은 잘 모르겠다 난 애니메이션보다 순수 미술이 좋았다
뎃생이나 크로키 그런 것을 좋아하니까 한때 다녔던 미술학원의 원장님은
내 그림이 힘차서 참 마음에 든다며 그런 칭찬을 하셨다
진의야 모르지만 나는 그때 꽤 기뻤다 그저 빈말이었는지 정말 감동을 받으신 것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 말을 하신 후에 초콜렛을 하나 주셨으니까
우리 학원에서 그 초콜렛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그닥 없었고
사물함 선반 위에 올려 둔 그 하트모양 플라스틱 상자를 집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정말 자부심에 가득 찼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애플 뭐시기 누굴 닮은 옷차림이셨다
페레로 로쉐였다 난 그 초콜렛을 그때 처음 받았고
그걸 내 친구인 Q에게 주었지 Q가 그걸 본인이 먹었는지
동생인 U에게 주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받는다는 과정 자체가 내게 의미 있었으니까
U에게 줘도 괜찮다 나는 Q가 U의 아버지라도 되는 것처럼 평소에 많이 신경쓰며
보살피고 있었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었으니까 U를 다음에 만나게 되면 한번 물어볼까
Q에게는 물어본 적이 없는 그런 기억이었다 어쨌든 그 초콜렛을 집으러 가는 그 순간의
뒷모습만으로 나는 이미 충분했던 것 같다 주객전도인가 내가 만족하면 그만일텐데
사실 그 그림은 퍽 내 마음에 들었다 지금 다시 그 그림을 본다면
그 때의 유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뭐 그런 생각이 든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아무튼 난 신경이 쓰였다
예술을 하기 위해 아 예술이라고 말하니까 너무 거창하다 사실 거창한 게 맞긴 한데
뭔지도 잘 모르면서 아 쩔어요 이러는 게 좀 부끄럽다 그런 건 나한테 정말 안 맞는데
아무튼 예술이 쩐다는 전제 하에 무언가 말해보자
사실 예술 분야가 아니더라도 타인은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어떤 독창적인 것을 해내는 일은 다수 혹은 소수 어쨌든 누군가를 감동시키기 마련이다
왜 남한테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 걸까 그 생각도 들고 이상해 정말 이상하다 취했다 망했다 하지만 계속 쓴다
어쨌든 아주 특별한 무언가다 예술이 그런거지 뭐
아주 병신 같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얼른 자는 게 답인 것 같기도 하고
괜찮다 어차피 씹창 나는 건 내 미래의 이불이지 지금 내 자신의 이불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조회 수를 보건대 누가 내 글에 호기심을 느끼는 경우는 없었다 이건 진짜 다행이다
처음 글을 올리며 이게 제법 신경 쓰였었나 생각해봤는데 아니 난 그때 걍 다 쓴 거 올리느라 바빴다
아 사실 별로 기억도 뭐고 신경도 안 썼던 것 같다 모래 사이에 모래를 숨기는 거지 뭐 어차피 아무도 안본다
나는 어느 날 글쎄 이유를 모르겠다 대문호가 쓴 글도 아닌데 어떤 글을 읽고 밤새 잠들 수가 없었다
지랄하지 말고 솔직히 말하자면 자긴 했다 아마도 한 세 시 쯤에 잤나 암튼 그쯤 되면 엄청 잠이 와서
기절하는 그런 컨디션이라서 뭐 기절했겠지 그 다음 날도 그렇고 그 이후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거고
아무튼 이걸 왜 적는 거지 취한 게 맞는 것 같은데 좆되기 십상인 상황이다 괜찮다 미래의 이불 개씹창났다
무슨 사대주의가 깃들어서 그랬는지 한국 소설은 절대 안 읽었는데 물론 문학 수업은 정말 좋아했다
우리 졸업하고 문학 쌤이랑 아싸곱창에서 쏘주 먹으면서 우린 인생 알콜의 첫 걸음마를 뗐었지
소주 맛은 우리가 그때 국수라는 시를 배우면서 라일락인지 뭔지 암튼 엄청 쓴맛이 나는 이파리를
야외수업 중 깨물었다가 아주 써서 아오 씨팔 소리를 외치고 점심때까지 울렁거려 난 엎드려 있었지
다음 수업이 체육인데 하필 난 체육부장이고 그 날 망할 8반이랑 축구하는 날이라서 나는 더 짜증이 났었다
우리 반 애들은 너무 순해 빠졌었다 8반 애들은 아주 지독한 놈들이 가득한데
특히 동아리 같은 반이었던 아 이니셜도 기억 안 난다 암튼 이 새끼가 젤 짜증나는데 암튼 그날 짜증났다
체육 다음 시간이 수학시간이라서 엎드려 있었던 게 아니고 아무튼 그 맛 때문에 엎드려 있었던 게 맞다
나는 지금도 혹시나 기회가 된다면 그 좆같은 맛을 누군가 맛볼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뻥을 치고는 한다
내가 그때 들었던 문학 쌤의 그 설명을 그대로 읊으면서 말이다
지금 니가 너무 시끄럽게 카톡을 보내서 난 좀 짜증이 난다 일기가 먼저다 시팔새키야 카톡을 종료한다
어쨌든 나는 어떤 누군가의 글을 읽고 신선한 충격에 휩싸였다 병신 같은 사대주의에 여태 빠져있던 날
매우 원망하며 지난 삶에 대해 심각한 회의감을 자만했던 내 자신을 쪽팔려하며
나는 그날 밤 당장 주말이 된다면 추천받은 책을 사러 서점에 당장 향하겠다고
그리고 책을 사게 된다면 나도 무언가 하나 더 써보겠다며 그렇게 다짐했다
세상에 마스터피스는 엄청 많지만 사대주의며 기타 등등의 문제를 안고 아 나는 아주 병신이었다
적어도 훨씬 이전에 이걸 읽었다면 진작 작가가 되었을 지도 모르잖아
한국 소설은 수능 문제를 풀 때 까지만 읽던 내가 한국 작가의 소설을 사게 만든 그 글은
글쓴이를 잡아다 내 앞에 앉혀두고 하나 둘 문장을 억지로 읽게 만들며
너는 이걸 왜 쓴거냐고 어깨를 붙잡고 뒤 흔들 정도로 내 마음을 어지럽혀서
나는 그걸 스크랩해다가 첫 문장만이 아니라 다음 문장도 그리고 그 다음 문장도 절절 외워버릴 정도로
여러 번 읽게 되었다 본인이 들으면 아주 소름끼치는 경우겠지 글쎄 그런 건 신경 안 쓸란다
무슨 의미로 글을 쓴 건지는 모르지만 난 온통 뒤흔들려서 헤매고 말았다 그래서 난 서점에 갔다
번역서 아니고서야 절대 안 읽던 병신 같던 날 원망하면서 나는 아주 병신 이었다 이제껏 아주 헛 살았지
창작은 어려워 창작은 정말 너무 어렵다 그건 내가 내 미래의 이불을 씹창내면서
아마도 그것의 터울이 일 년이라고 말한다면 이천십칠 년의 나는 덮고 잘 이불이 없어서
아주 불쌍한 행색으로 바닥을 뒹구는 상황이더라도 신라면 상자를 덮고 자더라도 나는 그게 너무 좋았다
아 이상해 분명 마스터피스는 아닌데 내가 이걸 추천하면 모든 이는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날 욕하면서 화를 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그게 좋았는걸
나는 거기서 헤어 나오지를 못했다 숨겨진 어떤 의미와
그 밖의 어떤 무언가를 그리워하며 나는 너무 힘들고 괴롭고 숨이 막혔다
나는 창의력이 없는 사람이다 그걸 깨달은 후에야 글이든 그림이든 내 안에서 무언가 끄집어 낼 것이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난 후에야 나는 조금 냉정하게 생각 할 수 있었다
그러게 남의 것을 소비하는 상황이 최고라니까 근데 솔직히 말해서
글을 읽는 누구나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와 같은 글을 쓰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지 않은가?
없으면 뭐 시팔 어쩔 수 없고 그럼 걍 그냥 남의 똥꼬나 빨면서 살아가면 아주 행복해진다
나는 왜 나는 왜 미래의 이불을 지금 이 순간에도 씹창내고 있는가
이천십칠년의 서울역은 따뜻한 날씨이길 오늘처럼 포근하길 바란다 갤기장 엄격 근엄 냠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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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하자마자 내가 왜 그랬지 라는 말만 반복할 것 같은 사람이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영원한 건 영원한 것이 없다는 사실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