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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출처 : 언갤 개념글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84147&page=1&exception_mode=recommend&search_pos=-386307&s_type=search_all&s_keyword=머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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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다. 죽인다. 그리고 또 찾는다.


뒤틀린 해골의 삶은 단순 그 자체였다.

그도 한때는 유쾌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괴물이었다.

그러나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그는 무너졌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 세계 그 모든 것이 먼지가 되어 버렸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그는 생존하기 위해, 복수하기 위해 그리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구원을 갈망하였다.

그리고 그의 갈망은 절망과 증오, 슬픔이 뒤섞여 지금의 자신을 완성시켰다.

이제 그는 여기저기 떠돌며 무미건조하게 EXP를 모으러 다닐 뿐이었다.




샌즈는 지금 익숙한 스노우 딘을 걷고 있다.


사박사박


지나간 발자국에는 죽음의 우울함만이 남았다. 

그러다 문득 아담한 크기의 전등이 눈에 들어오자 이내 발걸음을 멈췄다. 그의 기억 한켠에 떠오르는 흐릿한 기억이 그를 잠시 감상에 젖게 만드는 것 같았다.


* 녜헥!!!! 형 지금 한가롭게 쉬고 있을 때야?


* ...응?


그의 사랑하는 동생 파피루스가 형의 게으름을 질책한다.


* 형은 이래서 문제야! 빨리 죽이고 EXP를 챙겨도 부족할 판에 뭐하는 거야!


* 미안 팝


* 이렇게 나태해서야 내가 맨날 잔소리를 안할 수가 없다니까!


파피루스의 질책에 다시 정신 차린 듯 샌즈는 사냥감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본다.


이 해골에게 동생 파피루스는 유일한 위안이자 여정의 절대적인 나침반이었다.

만약 파피루스가 없다면 샌즈는 끔찍한 세상에 홀로 남게 되고 이는 그에게 버틸 수 없는 절망일 것이다.


물론 옆에 있는 이 파피루스가 진짜 파피루스의 영혼인지 아니면 정신 나간 자신이 만들어낸 환영인지는 본인도 구분은 못하지만


* 형 저기야 저기! 저기에 어떤 형체가 보여!


* 헤... 좋아, “골”로 보내버리자


희생양을 보자 샌즈가 싸늘하게 미소 짓는다.


다가올 미친 시간에 느껴지는 희열이야말로 몇 안남은 그의 즐거움이다.




사박사박


목표를 향해 다가간다.


형체는 생각보다 작다. 누굴까? 아이스캡? 스노우드레이크?


그러나 샌즈가 이 세계의 첫 사냥감이 누군지 확인했을 때 그의 차가운 마음이 갑자기 격렬하게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 너는!


짙은 갈색의 단발머리, 특이한 괴물세계에서도 눈에 띄는 줄무늬 옷

그리고 한손에 든 날카로운 나뭇가지


그 녀석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파멸시킨 악마, 지금의 자신을 만든 장본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세계를 건너다녀도 볼 수 없었던 도망자.

악몽처럼 잊을래도 잊을 수 없던 그 녀석의 뒷모습을 보자 샌즈는 자신도 모르는 희열에 차올랐다.


쉽게 죽일 순 없지. 이미 노련한 살인마인 해골은 입맛을 다신다.


정황상 이 녀석은 이제 막 폐허를 빠져나온 상태.

끔찍한 살인마지만 지금의 이 녀석의 LV는 나보다 턱없이 낮다.

내가 느낀 “뼈”아픈 고통, 분노, 증오를 단 일격으로 다 쏟아내기엔 너무 너무 너무 부족해

천천히 공포와 절망을 안겨주고 절대 편히 죽지 못하게 옥죄리라.


그 녀석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소녀는 아직 샌즈의 기척을 모르는 것 같다.

그렇다면 바로 알려주리라. 소녀의 뒤에 다가간 그는 냉소를 날리며 그때 그 순간처럼


*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운명의 때가 왔음을 선언한다. 하지만...




* 에헤헤헤.. 안~ 녕!


* ...?


전혀 예상 못한 멍청이 같은 반응에 샌즈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 방가워 훌쩍! ... 좀 .. 추버.. 에츄!


* 형! 이 녀석 완전 가관이야!


* ...그래


소녀의 모습을 찬찬히 본 샌즈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같은 인간임에는 틀림없지만 지금 해골 앞에 있는 이 소녀는 기억속의 그 녀석과는 상당히 이질적이었다.


가까이보니 정돈이 잘 안된 부스스한 머리

의지라곤 눈꼽 만큼도 찾아보기 힘든 풀린 눈에 흘러내리는 콧물을 훌쩍이는 얼빠진 얼굴

옷은 이미 너덜너덜해졌고, 신발은 양쪽을 반대로 신어 행색은 영락없이 바보였다.


마치 같은 몸이지만 영혼은 다른 사람 같았다.


* 하지만 죽여야 함에는 변함이 없어.


샌즈는 소녀의 어처구니없는 행색에 당황했지만 이내 마음을 비우고 날카로운 뼈를 꺼내 백치 소녀에게 고통을 선사하려고 하였다. 왜냐하면 이 소녀의 옷 여기저기 묻어있는 먼지는 잠시 흐려진 샌즈의 목표의식을 확실하게 다잡아 주었기 때문이다.


설령 멍청이라도 상관없다. 근본은 더러운 살인마 녀서...




* 으아아아아앙!


* ...?


* 시... 시져!.. 죽여라는거... 엉엉


* 뭐라고?


방금전까지 헤실헤실 웃던 소녀의 갑자기 터져버린 울음에 해골은 멈칫한다.


* 죽이는게 싫다고?


* 어엉... 훌쩍... 나... 죽.. 이는거.. 더는 시러!


“골”때리는 일이다. 바보같이 웃다가 갑자기 울더니 이제는 살인자 주제 살인하기가 싫다?


해골은 오랜만에 분노와 증오가 끓어올랐다.


* 개소리 하지마!


샌즈는 소녀의 멱살을 양손으로 거칠게 움켜쥐었다.


* 뻔뻔하게 소중한 친구들을 죽여 놓고 뭐?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흐른다. 한때는 자신의 둘도 없는 친구였고 세계의 구원자였던 친구가 모든 걸 원점으로 돌리고 심지어 파멸로 인도하였던 악몽이.


* 이제 와서 살인이 싫다고? 그럼 그전엔 왜 그랬어!


이 녀석은 자신이 알던 그 녀석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샌즈의 비난은 더욱 거세어졌다.


* 이 LV를 봐! 아니라고? 넌 또 친구들을 죽였다고!


* 흑.... 아.. 아..


* 토리엘은 너 손에 또 죽었어! 이 구제불능의 살인마 자ㅅ..


* 아니야!!!


소녀는 소리 지르며 단호하게 샌즈를 밀쳐버린다.


* 훌쩍... 절때 하구 싶지 않아써...!! 절때 죽이고 싶지 않아써..!!


소녀의 말에는 단호한 의지가 담겨있었다.


* 소.. 소리가.. 들려 훌쩍... 죽여.. 주겨... 라고 자꾸 들려...


* ... 시러 ... 정말로 시러 훌쩍.. 하지만... 거부할 수가.. 없었어 엉엉


절망과 비통에 찬 그녀의 눈물은 명백한 진심이었고 이는 샌즈에게 혼란을 야기하였다.


* 엉엉 토..리엘.. 미안해.. 다들.. 미안해 정말 미아내... 엉엉




샌즈는 자기도 모르게 가만히 서서 생각에 잠겼다.


정말 진심인가? 이 녀석은 정말 원하지 않았던 걸까?

머릿속에 소리가 들린다고? 이 녀석은 무언가에 조종 받는 건가?

하긴 사랑하는 친구를 죽이고 싶은 미친 녀석이 어디 있는가

헤... 아니지 이 꼬맹인 미쳤어. 어쩌면 날 방심시키고 죽이기 위한 속임수 아닐까?

죽이려면 지금 빨리 죽여야...


* 도대체 뭐하는 거야 형!!


잠잠하던 파피루스가 기가 막힌 목소리로 샌즈에게 고함친다.


* 지금 뭘 망설이고 있는 거야


* 미안


* 이 꼬맹이를 어떻게 할 생각인데?


* ...


* 형은 정말 답답해도 너무 답답해!


* ...


샌즈의 침묵에 파피루스는 더욱 거세게 고함친다.


* 이 녀석은 자기 소중한 친구들을 죽였어!


* 그래


* 하지만 살인을 원하진 않는다고!


* 아마도


*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살인을 저지를 거야!


* 그 말이 맞아



* 그럼 얘는 형이랑 똑같은 거 아니야?



* 뭐?


샌즈는 순간 울컥하였다.


* 파피루스 너 방금 무슨 소리를 ... 팝?


미쳐 반박을 하기도 전에 샌즈는 그의 사랑하는 동생인 어느 순간 사라졌음을 깨달았다.



창백해진 해골이 스노우 딘 숲속을 방황한다.


* 팝? 너 어딨어? 장난치지마!


그때 이후로 느껴보지 못했던 절망이 샌즈를 덮쳐왔다.


드디어 갈망하던 복수의 순간이 왔나 싶었더니만 일이 꼬이고, 설상가상으로 자신의 전부인 파피루스마져 사라졌다.


반드시 파피루스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또 이 끔찍한 세상에 홀로...


“덥썩”


다급하여 이리저리 방황하던 샌즈를 누군가 뒤에서 잡았다.


* 팝?


* 줘어...


소녀가 샌즈의 옷 끝자락을 잡고 있었다.


* 꼬맹아 너랑 놀아줄 시간이 없어. 나는 빨리 파피루스를 찾으러 가야해


그러나 샌즈의 절망은 고려하지도 않은 체 이 백치 소녀는 필사적으로 샌즈에게 매달렸다.


* 도와줘...


* 너...


* 에에.. 같이 차즐게 훌쩍. 그러니 나... 도와줘!


미묘한 감정이 교차하였다.


순간 샌즈는 파피루스가 사라진 원흉이 이 꼬맹이 때문이고 꼬맹이를 죽이면 팝이 돌아오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만약 꼬맹이를 죽여도 파피루스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자신은 그럼 진짜 혼자가 되어버린다. 이 끔찍한 세상에 영원히 혼자 남게 된다.


* 망할! 빌어먹을!


해골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다. 모든게 최악인 하루다.


* ...꼬맹아


* ...에?


* 파피루스를 찾을 때까지 만이야


* 우웅~?


확답을 주지 않았는데도 소녀의 표정이 밝아진다.


* 미리 말해두지. 난 널 도와줄 방법을 몰라. 그리고 파피루스를 다시 찾으면 널 죽일 거야


* 헤헤헤헤


* 처웃지마. 난 지금 “골”아프니까


* 히히후후헤헤


소녀의 함박웃음에 샌즈는 자기도 모르게 팝과 있을 때처럼 마음이 안정됨을 느꼈다.


* 일단은 난 파피루스를 찾으러 갈거야... 숲에 없다면 스노우 딘 마을에 가봐야겠지


* 훌쩍, 나아도 갈래! 나도!


* 에휴...


마치 그 때로 돌아간거 같군


* 그래 가자 프리스크


똑바로 걷지도 못하는 이 비실비실한 꼬맹이와 동행하기 위해 미친 해골은 손을 내민다.

그리고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미친 소녀는 자신을 죽이고 싶어하는 해골이 내민 손을 꼭 잡는다.


* 에에~ 나 브.. 리... 스크 아~니야! 나안 에스크야! 에스크~! 엣취!


눈길에는 이제 발자국이 2개로 늘어났다.

그리고 지나간 발자국에는 작은 경쾌함이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