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점 다른 색깔을 찾을 수 없는, 순수한 노란색 빛 앞에서 당신은 눈을 뜬다. 가까운 과거-혹은 미래의 가능성-중에 당신의 몸을 꿰뚫은, 밝은 녹색 창의 감각을 당신은 생생하게 기억해 내고 얼굴을 찌푸린다. 바람이 거세게 분다. 당신은 상의를 끌어내려 앙상한 다리를 최대한으로 덮어 봤지만 위협적인 추위는 헐렁한 웃옷을 뚫고 창 끝처럼 몸을 찌른다. 덜덜 떨리는 양 어깨를 감싸안으며 당신은 커다란 동굴 위, 벌써 당신을 다섯 번 이상 죽인 괴물을 올려다본다.
여섯.
당신은 괴물이 언급한, 당신을 앞서갔던 여섯 인간에 대해 생각한다. 그들도 당신과 똑같이-혹은 조금 빠르거나 느렸을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론-이 장소에서 언다인과 마주쳤을 것이다. 당신은 다시 한 번 눈을 들어, 미동도 없는 괴물과 바람에 흩날리는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을 바라본다. 결코 포기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괴물의 창을 피하다가 수없이 죽음과 부활을 반복했겠지. 셀 수 없는 세이브와 로드의 윤회 속에서 필사적으로 공격했던 이도, 울며 자비를 간구했던 이도, 개중에는 언젠가 그녀의 마음과 창 끝을 돌릴 수 있으리라 믿으며 끊임없이 자비를 베풀었던 이까지 모두 존재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다시 로드할 의지마저 창 끝에 산산조각으로 찢겨서, 최후에는 심장을 꿰뚫는 날카로운 공격을 느끼며 진정한 죽음을 맞게 되었겠지. 당신은 몸을 부르르 떤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쓰라린 창에 셀 수 없을 만큼 꿰뚫리고 가루가 된 영혼이 마침내 의지를 놓아 버리는 때가 언제일까.
할 수만 있다면, 당신은 최대한 멀리 도망치고 싶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괴물의 시선으로부터 몸을 돌려, 지나왔던 길을 되짚어-'스노우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안내문이 커다랗게 서 있는 길을 달려가, 빛이 들지 않을 만큼 침엽수가 빽빽히 심긴 숲을 지나서-최후에는 폐허의 문을 열고 들어가 토리엘의 품에 안길 수 있다면. 자비로운 눈을 한 그녀는 가슴께도 오지 않는 당신을 따뜻하게 안아 주고, 둘은 함께 손을 잡은 채 '집' 으로 들어갈 것이다. 함께 구운 버터스카치 파이를 먹고, 그녀가 읽어 주는 책-당신은 설령 그 책이 달팽이의 생태와 요리법에 관한 내용이라고 괜찮다고 생각한다-을 가만히 듣다가 잠드는 일상 속에서 분명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가...이내 사라진다.
장작 없이도 꺼지지 않는 벽난로를 떠올릴수록, 비린내를 품은 차갑고 축축한 바람이 뼈에 달라붙어 사무친다. 문득, 따뜻한 침대에서 소스라치며 눈을 떠서, 단지 나쁜 꿈이었던 모든 일에 안도하고, 포근한 이불을 덮어쓴 채 길지 않은 잠을 다시 청할 수만 있다면. 토리엘의 말을 들었더라면 당신의 결코 크지 않은 소망은 이루어진 채였을 것이다. 폐허를 떠나고 처음으로, 당신은 의지로 한 선택을 조금 후회한다.
그러나, 당신은 포기할 수 없음을 이미 알고 있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 하는, 아니. 이제 가능성으로만 남아 있는 미래에서 당신은 이미 언다인을 죽였음을 기억한다. 비단 그녀 뿐만 아닌 수많은 괴물들의 먼지가 당신의 무기에 묻었고, 당신은 죄악이 등을 타고 오르는 것을 느꼈다. 결국 세계의 끝에서 들을 이 없는 울음을 터뜨린 당신은 눈물이 채 마르기 전에 시간을, 되돌렸다.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당신은 모두의 웃는 얼굴과 함께하고 싶다.....
바람이 더욱 거세게 분다. 동굴 안에서 불어오는 싸늘한 바람인지, 강을 따라 흘러온 축축한 바람인지 구별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당신의 의지를 꺾지는 않는다. 구겨진 몸을 펴고, 당신은 옷을 털었다. 온 혈관을 타고 넘치도록 흐르는, 새빨간 마음을 느끼며 당신은 할 수 있는 한 최고로 당당한 발걸음으로 언다인을 향해 걸어갔다. 그럼 지금 간다!! 우렁차게 외치며 당신을 향하는 창끝을 보며,
당신의 의지가 가득 차올랐다.
여섯.
당신은 괴물이 언급한, 당신을 앞서갔던 여섯 인간에 대해 생각한다. 그들도 당신과 똑같이-혹은 조금 빠르거나 느렸을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론-이 장소에서 언다인과 마주쳤을 것이다. 당신은 다시 한 번 눈을 들어, 미동도 없는 괴물과 바람에 흩날리는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을 바라본다. 결코 포기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괴물의 창을 피하다가 수없이 죽음과 부활을 반복했겠지. 셀 수 없는 세이브와 로드의 윤회 속에서 필사적으로 공격했던 이도, 울며 자비를 간구했던 이도, 개중에는 언젠가 그녀의 마음과 창 끝을 돌릴 수 있으리라 믿으며 끊임없이 자비를 베풀었던 이까지 모두 존재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다시 로드할 의지마저 창 끝에 산산조각으로 찢겨서, 최후에는 심장을 꿰뚫는 날카로운 공격을 느끼며 진정한 죽음을 맞게 되었겠지. 당신은 몸을 부르르 떤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쓰라린 창에 셀 수 없을 만큼 꿰뚫리고 가루가 된 영혼이 마침내 의지를 놓아 버리는 때가 언제일까.
할 수만 있다면, 당신은 최대한 멀리 도망치고 싶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괴물의 시선으로부터 몸을 돌려, 지나왔던 길을 되짚어-'스노우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안내문이 커다랗게 서 있는 길을 달려가, 빛이 들지 않을 만큼 침엽수가 빽빽히 심긴 숲을 지나서-최후에는 폐허의 문을 열고 들어가 토리엘의 품에 안길 수 있다면. 자비로운 눈을 한 그녀는 가슴께도 오지 않는 당신을 따뜻하게 안아 주고, 둘은 함께 손을 잡은 채 '집' 으로 들어갈 것이다. 함께 구운 버터스카치 파이를 먹고, 그녀가 읽어 주는 책-당신은 설령 그 책이 달팽이의 생태와 요리법에 관한 내용이라고 괜찮다고 생각한다-을 가만히 듣다가 잠드는 일상 속에서 분명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가...이내 사라진다.
장작 없이도 꺼지지 않는 벽난로를 떠올릴수록, 비린내를 품은 차갑고 축축한 바람이 뼈에 달라붙어 사무친다. 문득, 따뜻한 침대에서 소스라치며 눈을 떠서, 단지 나쁜 꿈이었던 모든 일에 안도하고, 포근한 이불을 덮어쓴 채 길지 않은 잠을 다시 청할 수만 있다면. 토리엘의 말을 들었더라면 당신의 결코 크지 않은 소망은 이루어진 채였을 것이다. 폐허를 떠나고 처음으로, 당신은 의지로 한 선택을 조금 후회한다.
그러나, 당신은 포기할 수 없음을 이미 알고 있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 하는, 아니. 이제 가능성으로만 남아 있는 미래에서 당신은 이미 언다인을 죽였음을 기억한다. 비단 그녀 뿐만 아닌 수많은 괴물들의 먼지가 당신의 무기에 묻었고, 당신은 죄악이 등을 타고 오르는 것을 느꼈다. 결국 세계의 끝에서 들을 이 없는 울음을 터뜨린 당신은 눈물이 채 마르기 전에 시간을, 되돌렸다.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당신은 모두의 웃는 얼굴과 함께하고 싶다.....
당신의 의지가 가득 차올랐다.
-
언갤은 처음인데 언더테일 입덕해서 관음하다가 드디어 하나 올린다
몰살깨기 전에 한 거라 차레이터가 뭔지 몰랐음
환청으로 언다인브금이 들렸었다 글 잘보고감 - 머샌조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