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moon.

푸른 달이여.

You saw me standing alone Without a love of my own.

당신은 외돌톨이로 서 있는 나를 보셨습니다.




봄날의 시원한 밤, 청명한 달빛과 함께 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이 흐드러지듯 부드러운 춤을 추고 있었다. 검푸른 빛 배경의 무대 위에서, 이들은 어쩔 수 없는 사랑을 축복하는것인지 아니면 저주하는것인지 그 춤사위가 불안하기만 했다. 으스스하게 불어닥치는 검은 바람이 식은땀을 흘리는 당신의 등을 소름돋게 스치웠다. 하지만 당신은 더 소름 끼치는 웃음을 지으며 마저 하던 일을 이어갔다. 빛이 비추는 도로와 비추지 않는 작은 곁길 사이에서 보일락말락 행위를 하는 그 위험한 쾌락에 빠져버렸기 때문일까.


보랏빛 티 위로 봉긋하게 올라온 것이 마치 달님이 두 개나 떠있는 듯 했다. 어머니의 살결같이 부드러운 감촉으로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겠지만, 만월속 늑대인간처럼 제할 수 없는 욕구 속에 당신은 두 손을 반바지로 향했다. 청광을 반사하는 조금 어두운 색의 피부가 황갈색 반바지와 참으로 잘 어울렸다. 얇은 밧줄로 꽁공 싸매어진 여린 두 손목과 거친 강력접착 테이프로 봉인 된 가녀린 입술이 어떻게든 그 죄악적인 손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안간 힘을 썼지만, 건장한 성인 남성에게는 불가항력이었다.


도로 위로 차가 지나갈 때 마다 전등빛이 두 사람의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갔다. 귀를 스치며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들려올 때 마다 당신의 머리는 점점 이성을 한 칸씩 잃어가기 시작했고 한 톨 남은 이성은 최대한 그 행위를 막기 위해 안간 힘을 썼다. 만약 하다가 죽으면, 이 행위가 들키면, 경찰한테 붙잡혀서, 형사재판에 소환된다면?


당신은 잠시 투박한 손을 바지 단추 앞에서 멈추었다. 실눈의 틈 사이로 눈물이 흘러나와 충혈된 두 눈이 당신을 바라보았다. 일말의 희망을 가지는 듯 하였으나 달빛이 잠시 구름에 잠식되었다. 다시 온 몸을 비틀었지만 마침내 거친 손이 골반을 붙들고 반바지의 단추를 톡, 하고 풀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한 가닥의 천조각이 보이자, 당신은 희열을 감출 수 없었다.


반바지의 부채꼴 틈 사이로 맑고 티 없는 흰색 천이 마지막 보루를 감싸고 있었다. 사냥꾼에게 잡혀버린 토끼의 모습처럼 몸을 떨고있는 것이 눈에 훤했지만 당신은 아랑곳 하지 않고 검지로 천조각을 쓸어내렸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흰 종이 위에 물감으로 선을 그어내리는 듯 그 감촉과 냄새에 집중하다보니 물감이 애꿎은 곳에 튀어버렸다.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 익숙치 않아서인지, 아니면 겁에 질려버린 것인지, 애꿎은 풀잎으로 노란 수채화 물감이 튀어버렸다. 푸른 달빛에 반짝이는 노란 색 분수가 장관이기 그지 없었다. 종이가 한 낮 햇님같이 누런 색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그 특유의 향내가 당신의 코를 자극한나머지 미각도 빼앗아버린 것인지, 밤 늦게 닦지 못해 군데군데 흰 설태가 낀 분홍빛 혀가 고운 두 다리 사이로 향했다.


스쳐지나가는 차들의 바람결에 식어서 그런지 그 감촉이 마치 한여름의 달달한 주스가 아닌가. 더 이상의 몸부림도 없이, 그저 움찔할 때 나는 풀잎소리와 무언가를 들이키는 듯 입술이 여닫히는 탐욕의 마디마디가 한적한 곁길바닥에 흘러내렸다. 물감이 과해 너덜너덜하게 그 명을 다한 흰 종이, 한 때는 흰 종이었던 것을 치워버렸다.


아직 먹기에는 이른, 숙성되지 않아 떪은, 그렇기에 지금 이 때에만 즐길 수 있는 그 끈적한 꿀물의 자락에서, 사랑과 욕망의 진달래 한 송이가 피었다.


푸른 달이 밝다.



I heard somebody whisper please,"Adore me."

"어서 나를 사랑해 주세요" 하는 속삭임을 들었습니다.

Blue moon.

푸른 달이여.

Now i'm no longer alone.

지금의 나는 이제 외돌톨이가 아니예요.


-Blue moon, 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