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날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한거야?\"

단발머리를 한 아이가 한 손으로 칼을 이리저리 돌리며 조롱했다.
아이의 앞에 있는 자는 피곤한 기색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너도 알고 있잖아? 다 끝났다는 걸. 넌 날 이기지 못 해. 아니, 이기는 건 재쳐두고 막지도 못 해.\"

아이는 가식없는 순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전엔 날 막기 쉬웠겠지. 하지만 난 몇 번이고 널 없애려 들 수 있어. 그때마다 난 강해지고, 넌 약해지지.
정말 아름다운 날이지 않아? 꽃들은 피어나고 새들은 지저귀고. 잘 기억해 둬. 다신 못 들을테니.\"
\"도대체 왜 이러는거야?\"

상대의 질문에 아이는 우습다는 듯 크게 웃었다.

\"정말 몰라서 묻는거야? 아니면 그저 시간을 끌고싶은 거야?\"

한참을 끅끅거리며 웃던 아이는 너무 웃어 생긴 눈물을 훔치며 역으로 물어봤다.
상대는 대답할 생각이 없는지 입을 굳게 다물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걸 바라보던 아이는 상관없나라고 중얼거리고 손에 든 칼의 등부분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자신의 계획이나 이념을 말하는 게 악당의 기본이기도 하니까. 대답해줄게.\"

아이는 천천히 걸어가 서로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의 거리에서 멈춰섰다. 그리곤 칼을 상대의 심장부분에 가져다 대고 말했다.

\"할 수 있으니까 하는거야. 재밌잖아? 안 그래?\"

아이는 얼굴을 더욱 가까이 들이밀어 귓가에 속삭였다.

\"프리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