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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박, 사박, 사박, 낙엽밟는 소리가 나무들을 제치고 울려퍼진다. 지하에서는 들어보지도 못한 소리. 살아있는 잎이 밟힐때의 고통을 울부짖는 것 같이 생생하다. 여전히 바뀌지 않은 더러운 양말과 분홍색 슬리퍼로 험한 산길을 오르는 해골은, 어쩌면 그것에서 삶의 위안을 얻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건ㅡ하늘 위에 자랑스레 반짝이는 손도 대지 못할 보석. 모든 게 언젠가는 되돌아간다는 걸 안 후로 모든 것을 포기해버린, 허무주의자 해골이 얻은 단 하나의 위안. 광활하도록 넓은 하늘 위의 야트막한 보석을 보고 있노라면, 있지도 않은 의지가 차오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보기만 해도 마음 속 무언가가 가득해지는 이 감정. 지하의 '가짜 별'과는 천차만별이었다. 그래, 그러고보니 별을 보고 싶어하던 괴물도 있었지. 지금은 뭘 하고 있으려나. 사박, 사박, 사박, 얼마나 걸었는지 벌써 정상이 보인다. 나무들이 짓궂게 둘러친 하늘의 장막이 점점 걷히자, 백골은 그 무시무시한 몰골로 어린아이같은 웃음을 지으며 하늘을 그저 바라본다.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 이전에는 느껴보지도 못했던 이 이름모를 감정이 해골의 영혼을 뛰게 만든다. 아아, 그랬던 것이었다. 별이란 이런 것이었다. 아무런 이유도 목적도 찾지 못했던 그에게 별은, 하나의 길이 되었다. 그토록 바라던 정상에 다다르자, 정상의 한가운데, 벤치에 앉아있는 누군가가 보인다. 달빛과 별빛을 무대조명삼아 연예인이 화보를 찍는 듯이 낭만적인 자세를 취하는, 너무나도 너무나도 자그마한 아이. 별빛이 반짝이며 머리카락을 비추자, 번들거리는 갈색의 아름다운 단발머리가 부끄러운 듯 찰랑인다. 아이는 해골을 알아채곤 손을 흔들며 벤치에 자리를 내어준다. 너무나도 따뜻한 그 시선에 취하지 않기 위해, 해골은 고개를 하늘로 돌려버린다. 그를 기다렸다는 듯, 시커멓던 하늘은 해골이 눈을 돌리자 반짝반짝 빛났다. 다시금 꼬마같은 홍조를 띠며, 연인을 보듯 하늘을 말없이 쳐다보는 해골에게 할 말이 있다는 듯 아이는 그를 따라 하늘을 바라본다. "항상 이 시간이면 별을 보러 오는거야?" "..헤..뭐, 그렇지?" "그렇구나, 역시." 별빛이 점차 사그라든다. 그에 따라 긴장감이 등을 타고 점점 기어오른다. "만약, 내가 시간을 돌린다면, 어떨거라 생각해?" 긴장감은 격양되어 둘 사이를 가로질러 휩쓸고 지나간다. 해골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아이의 폭탄같은 발언을 들어줄 수밖에는 없었다. 별빛은 더 이상 반짝이지 않았다. 해골은 떨리는 몸을 애써 돌려 아이를 바라보았다. 은은한 달빛에 찬연히 빛나는 새빨간 두 눈동자는, 그녀가 그녀가 아닌 것처럼 보이게 했다. 그토록 소름끼치는 표정이 있을까, 해골은 기억은 못하겠지만 수십번도 더 봤을 표정이라며 자위하지만, 몸은 전혀 위안을 얻지 못한듯 벌벌 떨고 있었다. 그가 느끼는 감정은 초조함인가, 절망감인가, 그것도 아니면 분노인가. 한쪽 눈에 푸른 빛이 감돌기 시작한다. "너..너..설마..그런 생각을 하는 거라면ㅡ" 해골은 놀라 작아질대로 작아진 눈동자를 떨며 소녀를 쳐다보다, 문득 손에 전해지는 따뜻한 감촉에 다시 놀란다. 푸른 안광이 잦아들고, 참아내던 식은땀이 주룩 흘러 두개골을 타고 흘러내린다. 달빛에 반짝이는 땀방울이 벤치 바닥에 떨어져 톡, 귀여운 소리를 낸다. "헤헤. 장난이야, 너무 그렇게 반응해주면 내가 미안해지잖아." 다정하게 속삭이는 목소리, 한껏 굳어져버린 뼈다귀들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아이는 여전히 벌벌 떠는 해골의 손을 꽉 잡고 눈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눈에 뭐라도 들어갔는지 손을 떼고 눈을 비비기 시작한다. 충혈될때까지 눈을 비비던 아이는 눈이 아파졌는지, 평소처럼 눈을 꼭 감고 해골을 바라본다. "으아, 눈에 먼지 들어갔어..." "..헤..심"골"떨어질 뻔 했잖아, 꼬맹이.." 그럼에도 긴장은 늦출 수가 없는지, 여전히 떨리는 몸으로 아이를 바라본다. 부들부들 떨리는 몸이 꼴사납다고 생각했는지 아이는 가려운 눈에 아파하면서도 그것을 알아챘는지 다시금 해골의 차가운 손뼈를 부드럽게 어루잡는다. 벤치에 앉아 양손을 맞잡고있는 두 사람이 마치 연인처럼 보이도록, 달빛은 그 뒤에서 조명을 은은하게 비춰준다. "있지, 샌즈." "..응?" "샌즈는 파피루스가 싫어하는 걸 좋아해?" 뜬금없는 물음에 해골은 의도를 파악하려 애쓴다. 순간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애쓰고 생각하며 골똘히 고뇌하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대답을 내놓는다. "..헤..내가 게으르다고 말하고 있는거야?" "그러면, 게으른 게 좋은거야?" 거침없는 물음.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다른 괴물들처럼 게으른 것을 따지는 것 같다. 어느정도 받아쳐주자, 해골은 그렇게 생각했다. "...별로 그런 건 아니지만, 너도 알다시피ㅡ" "나도, 샌즈가 싫어하는 건 싫어. 최소한 좋아하지는 않아." "...?" 그제서야 질문의 의도를 깨쳤다는 듯 해골은 콩알만한 눈구멍의 불빛을 끈다. 당혹스러운지 다시 또 한 줄기 식은땀이 흐른다. "샌즈가 걱정하는 것처럼, 나는 그렇게 미친 사람이 아니야. 하지만 샌즈의 생각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 "헤..꼬맹아? 그만 하고 별이나ㅡ" "딱 세번, 지상에 올라와서도 샌즈가 내게 품는 공허한 시선의 이유를 알고싶어서 시간을 돌렸어. 딱 세번, 말이야." "..." "그러다가 마지막즈음에, 겨우 알게 되었어. 모두를 다 죽이고 나서야 비로소 힘을 쓰는 네 모습이 보였으니까." "....." 아이의 충격적인 발언에 어지간히 쇼크를 받은 듯 해골은 말없이 안광을 끄고 침묵했다. "겨우 모두를 죽이고 나서야 알아낸 샌즈의 진실을 듣고, 생각했어. 많이 힘들었구나. 그렇게나 오래 전부터 알아채고 있었구나." "...." "샌즈가 바뀔거라는 생각은 안 해. 그렇게나 예전부터 내게 불신을 가져왔을테니, 하루 아침에 바뀔거라 생각하지는 않아. 하지만.." 아이는 절규를 애써 억누르듯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진정하며 한마디 한마디 뱉어내다가, 말끝을 흐리며 눈물을 애써 삼킨다. 해골은 아이의 울먹이는 목소리를 듣고는 뭔가를 고뇌하듯 공허한 얼굴을 떨구곤 다시 침묵한다. 이 침묵은, 대화가 끝날 때까지는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잠시 정적이 흐른다. 아이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생각을 정리하듯이 머리를 한번 휘저었다. "샌즈, 있잖아. 나도 사실 별 보는걸 무지 좋아해." "..." "내가 지상에 있을땐, 어쩌면 샌즈가 지금 힘든것보다도 더 힘들었거든. 샌즈는 이해하지 못할거야." "..." "그때마다, 힘들때마다, 들판에서 하늘을 올려다봤어. 걷지도 못할 정도로 아플 땐 누워서. 그렇지 않을 땐 서서. 어중간할 땐 앉아서." "...." 아이는 한 손을 뼈다귀로부터 빼어 가슴으로 가져간다. "그러다가 어느 하루는 정말 너무 힘들었어. 그저 죽고만 싶었을 그 때, 무심코 하늘의 별빛을 따라 걷다보니, 지하로 떨어지게 됐지." "..." "그래서말야, 나는 별빛에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있다고 생각해. 샌즈도 그렇게 생각하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에 또, 침묵한다. 예상했다는 듯 따라 침묵하는 아이는, 다시 따뜻한 손길로 해골의 차가운 손을 덥힌다. 여전히 따뜻한 손. 그리고 여전히 차가운 뼈. 살랑, 밤의 산바람이 흔들흔들 머릿칼로 아이의 얼굴을 간지럽힌다. 간지러운 그 감각에 기분좋게 흐르던 정적이 끊긴다. "있지, 샌즈. 하나만 약속해줄 수 있어?" "...헤..?" 아이는 계속해서 말한다. 해골의 침묵으로부터 얻은 상처, 위안, 슬픔, 포기, 그 모든 것을 마음 한켠에 우겨넣고, 다시 도전한다. 포기밖에 모르는 아이의 뼈다귀 친구를 위해서. "만약에, 지금처럼 너무 힘들면 말야, 지금처럼 너무 별이 보고 싶으면 말야." "..." 이 방법이 통할지는 모른다, 그것을 아이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달빛과 별빛이 아이를 응원하듯 다시금 하늘에서 영혼을 북돋워준다. "내가 어디에 있든, 같이 데려와줄 수 있어?" "....." 하늘에서 말없이 응원해주는 반짝임에 힘을 얻어, 아이는 계속해서 말을 잇는다. "샌즈가 그렇게 한다고 약속만 해주면, 더 이상 시간을 돌리지 않을게. 지금처럼 같이..늘 같이.." "...." 여전히 아무 말이 없다. 고개를 떨군 해골은 대답하지 않는다. 아이는 통하지 않는단 걸 알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떨군다. 알고 있었음에도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눈 앞의 가엾은 해골친구만큼은 구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토록 오래전부터 희망을 잃었던 친구를 구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무것도 못한다는 사실이,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사실이 아이를 눈물짓게 만든다. 모두를 구했다는 기적의 아이라는 이름은 필요 없었다. 눈 앞의 친구 하나조차 구하지 못하는 아이가 무슨 기적이야, 아이는 그렇게 되뇌인다. 눌러왔던 비탄이 물방울에 녹아 작은 비를 이룬다. 비는 계속해서 쏟아진다. 아이의 눈가에 먹구름을 그리며. 먹구름은 짙게 끼어 가실 줄을 모르는 것 같았다. 아이의 눈가에도, 해골의 머릿속에도. 짙게 낀 먹구름은 맑은 별빛을 가려 미래조차 어둡게 만든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해골은 골똘히 생각한다. 믿을 수 없다ㅡ이것이 옳은 것인가. 어차피 돌려질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도무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자신 하나를 위해 세번씩이나 죽음을 반복한 아이를 보며 복잡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머릿속을 휘젓는 불신, 의심, 그리고 희망에 대한 의문이 정리되지 않고 회오리친다. 이것이 맞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를 받아줬다가 또 무슨 짓을 할 지 모른다. 사실은 이 모든 것이 연기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째서일까, 별빛때문일까, 자꾸만 이상한 희망같은 것이 피어오른다. 이미 잊어버렸던 무언가가 자꾸만 피어오른다. 해골은 별빛을 보고싶어한다. 별빛을 너무나도 보고싶어한다. 하지만 눈앞의 작은 별빛이, 지금은 눈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잡힐듯 말듯 흔들리는 이 별빛이 마음속에 제대로 들어올 수 있을까. 눈 앞의 조그만 별을, 별이라고 믿어줄 수 있을까. 망설인다. 망설이고 망설이고, 계속 망설인다. 부질없음을 알면서, 팔을 뻗는다. 해골은, 희망의 한자락에 다시 그 가녀린 팔을 뻗어본다. "..헤..친구로서, 안 받아줄 수가 없잖아. 응?" 와락, 눈물에 젖은 얼굴이 티셔츠로 단장한 갈비뼈에 묻힌다. 해골은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눈 앞의 실낱같은 가능성에 몸을 내던진다. 여전히 차가운 뼈다귀의 양팔이 놀란 아이를 위로하듯 연신 작트막한 등을 쓸어내린다. 따뜻한 감촉에 절로 몸이 달아오른다. 아이는, 참아왔던 눈물을 바락 터뜨려버린다. 그 새된 목소리로, 그토록 구슬프게 울부짖으며. 얼굴만큼은 실웃음을 한가득 지어내며. 비탄으로 가득했던 빗방울은 어느샌가 무지개를 그린다. 해골의 흰 티셔츠가 무지갯빛 빗방울에 물들어 갈빗대를 빤히 내비친다. 어느샌가 먹구름이 걷히고, 별빛이 둘을 감싼다. 그것을 은은하게 지켜보던 달빛은, 두 사람의 재회를 응원하듯 여전히 따뜻한 푸른 빛을 내뿜고 있었다. 별빛에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있다고 한다. 그것이 어떤 힘이든, 혹은 그저 미신일 뿐이든, 사람을 혹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오늘도 하늘은 별빛이 사그라들줄을 모른다. 마치 난데없이 벤치에서 포옹을 나누는 괴물과 인간을 놀리듯, 평소보다 더 짓궂은 반짝임으로 그들을 비추어낸다. |
씨발 이거 왜 밑줄쳐져있냐고;
ㄷㄷ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421770
밑줄 싫은놈들은 위에 링크타고가서 보시면 됨
몰입 감소
ㄴ 리셋하는건 아닌데 ㅇㅅ; 필력이 부족해서 내용전달이 잘 안되네.. 연습할게
ㄴ 디앱의 상태가..?
ㄴ 아니 나도 수정해서 다시봤는데 똑같은 내용 세번적혀있네 씨벌; 디시 오늘따라 왤케 오류가 많냐
글진짜 잘쓴다 ㄷㄷ 샌즈 개맘에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