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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녕하세요?'

인간 아이가 쭈뼛쭈뼛 꽃밭 안으로 들어선다.
벌써 이번이 6번째다.
2번, 단 2번만 더 한다면 이 모든 게 끝난다.

아무 말 없이 일어선다.

'저기... 아저씨? 집으로 가는 길을 아세요? 다른 괴물들이 그러는데, 집에 가고 싶으면 아저씨를 찾아가래요.'

'그래? 그랬구나. 잘 찾아왔다. 우선 차라도 한잔?'
처음으로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연다. 나름 따뜻한 목소리로 최대한 친절하게 말을 건다.

바삭바삭한 과자를 씹으며 아이가 행복하게 미소짓는걸 보며 죄악이 등을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나도 예전엔 너만한 아들이 있었단다'
처음으로 듣는 괴물 아이의 이야기인지 아이가 찻잔을 내리고 조용히 경청한다.

'언젠가 한번, 떨어진 인간 여자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지.'

'아, 정말이세요? 혹시 만날수 있나요?'

'그건 곤란하구나, 두명 다 죽었거든.'
아이의 머리를 큰 손으로 쓰다듬었다.
작지만 비단같은 머릿결이 손을 스친다.

'아... 죄송해요, 제가 말을 안 꺼냈으면...'

'왜 죽었는지 알고싶니?'
가슴 한켠이 쓰라리는 것을 느끼며 낮은 목소리로 말을 건다.

'네?'
잘 이해하지 못한듯, 고개를 갸우뚱 하는 아이의 관자놀이를 두 손으로 감싸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 딸아이가 죽은 날이었어, 아들이 딸의 시신을 들고 지상으로 올라갔지.'

꾸욱, 손에 힘이 들어간다. 아이의 볼이 살짝 눌린다.

'내 아들은 그저... 그저 딸의 시신을 고향에 돌려놓고 싶었을 뿐이지.'

힘이 더 들어간다. 아이가 살짝 아프다고 하는 소리는 무시하고 이야기를 계속한다.

' 그런데, 그런데... 인간들이 걔를 죽였어, 시신을 가져다 놓고 싶었을 뿐인데...'

'으...아 아저씨... 아파요...'

손에 힘이 더욱 들어간다. 조금만, 조금만 더 하면.

'그 후로 나는 계획을 세웠단다. 인간들 영혼을 모아, 결계를 부수고 지상으로 나가기로'

아이는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버둥거린다. 아무리 둔해도 지금쯤이면 무엇인가 잘못되었다고 느낄 터였다.

'아저씨 살려주세요.. 제발... 으..아 하라는 건 전부 할께요... 제발 살려주세요... 엄마...'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러나 인간에게 저런 식으로 빌었지만 무참히 살해당한 아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 미안하구나... '

아이의 슬픈 눈빛을 외면하며... 손에 힘을 줬다.

퍼석, 무언가 바스러지는 소리가 꽃밭에 들렸다.
아스고어는 눈물을 훔치며 아이를 들고 기계에 뉘였다. 그러자 기계가 돌아가며 아이의 영혼을 추출하기 시작했다.

꽃밭을 나와 복도를 지나 초상화가 있는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자신의 아들이 환하게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스리엘...'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듣는 사람 하나 없이 말을 시작했다.

'너무... 힘이 들구나... 제발... 한마디라도 해다오... 네가 너무나 보고 싶구나... '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는 눈을 들어 아들의 초상화를 바라보았다. 천사같은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미동도 없이 서 있는 아스리엘이었다.

'아스리엘...'

조용히 아들의 이름을 뇌까리며, 방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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