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지켜줘야 해.'
'모두를 행복하게 해줘야 해.
'단 한 사람이라도 상처를 받아선 안 돼.'
'단 한 사람이라도 슬퍼해서는 안 돼.'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완벽한 사람이 되는 수밖에 없어.'

최근, 프리스크는 이러한 생각에 병적으로 사로잡혀 거의 잠도 안자고 그저 묵묵히 자기 일을 하고 있었다. 낮에는 공부, 밤에는 업무, 업무가 끝나도 그녀는 내일은 또 어떻게 해야 할까만을 생각하며 잠을 설치는 일이 다반사였다.

한 번은 피로를 견디지 못해 자리에서 그대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을 하기도 했다. 평상시에도 정신이 몽롱한채 움직일때도 몇 번씩 심허게 휘청거리거나 하는 일 또한 매우 흔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스크의 강박증은 더욱 심해져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샌즈에게서 프리스크에게 편지가 왔다. 편지의 내용은 일이 다 끝나면 레스토랑에서 잠깐 만나 이야기라도 하고 가자는 내용이였다.

그 날 프리스크는 일이 다 끝나자마자 몰려오는 피로를 커피 몇 잔에 에너지 드링크까지 마시며 꾹꾹 참고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샌즈가 레스토랑 앞에서 기다리기 시작한지 15분만에 프리스크가 도착했다.

샌즈는 레스토랑에 도착한 프리스크의 상태를 보고는 잠시 기겁했다. 그녀의 풀린 실눈 아래로 드리운 진한 다크서클, 오른 팔에 덕지덕지 붙혀진 반창고 등등... 샌즈는 프리스크를 보는것 만으로도 지금의 그녀는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니, 지금 그녀의 상태는 굳이 샌즈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보았더라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였다.

샌즈가 잠깐 멈칫하고는 프리스크에게 겨우 말을 건넸다.

'... 들어갈까, 꼬맹아...?'

프리스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샌즈는 제 몸 가누기도 힘든 상태의 프리스크를 부축하고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얼마 후, 주문이 끝나고 음식이 나오자, 둘은 조용히 음식을 먹고 있었다.

샌즈는 원래대로라면 한참 전에 프리스크에게 이야기를 건냈어야 했지만, 혹시 저 아이가 내 걱정 때문에 더욱 강박증에 사로잡혀 큰 상처를 입지는 않을까, 이렇게 걱정해주는게 오히려 저 아이에겐 불편할까, 여러 걱정들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아 쉽사리 말을 건네지 못했다.

프리스크도 마찬가지였다. 프리스크는 자신을 보자마자 샌즈가 반응하는 모습을 보고 그가 자신을 걱정하고 있음을 바로 알아차렸다. 하지만 내가 먼저 말을 건네면 불편하지 않을까, 내가 걱정하지 말라고하면 오히려 더욱 걱정하지 않을까, 혹시 내가 말을 잘못건네 그를 상처입게 하진 않을까 싶어 도저히 입을 열 수 없었다.

그렇게 어색한 정적 속에서 조용한 수저 소리만이 들린지 몇 분만에, 샌즈가 용기를 내서 말을 건넸다.

'... 꼬맹아.'

프리스크가 놀란듯한 표정으로 샌즈를 바라봤다. 마치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나라는 표정이였다.

'너 말이지... 요즘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잠도 많이 자가면서 일 해. 몇 주 전엔 그대로 쓰러져서 병원 신세까지 졌다면서.'

'그렇게 자신을 망가트리면서까지 일을 하는 것도 좋지 않아... 휴식을 조금 가져야 할 때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니? 꼬맹아...?'

샌즈는 더욱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었지만, 머릿속에서 떠다니던 걱정거리들이 사라지지 않아 입을 살짝 더듬거리고는 이내 완전히 닫아버렸다.

프리스크는 그런 샌즈의 말과 모습을 보고는 입을 열어 대답하려 했으나, 이내 입술에서 피가 날 정도로 세게 깨물어 닫아버렸다. 그러고는 억지로나마 웃음을 지어보았다.

프리스크는 순간 샌즈의 걱정을 듣고는 혼란스러워하기 시작했다. 대체 어디서, 무엇이 잘못 됀것인가. 자기는 그저 괴물들과 인간들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한 것 뿐인데, 오히려 이것이 누구에게 상처를 줄 수 있을거라곤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 걱정을 듣고는, 나는 그저 모두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하는 것 뿐이야. 걱정하지 않아줘도 돼. 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어설픈 변명으로 또 다시 걱정을 안겨주긴 싫어 나오려던 말을 억지로 다시 집어삼켜버렸다.

샌즈는 프리스크의 상태를 보고는, 잠시 측은하다는 표정을 지으려다 어설프게나마 다른 표정으로 바꾸어보았다. 마침 음식도 다 먹었겠다, 샌즈는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는게 더 좋겠다고 생각해 프리스크에게 말을 건넸다.

'... 계산하고 나갈까, 꼬맹아?'

프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샌즈는 다시 프리스크를 부축하고 일어나, 계산대에서 계산을 모조리 끝내고는 레스토랑 밖으로 나갔다. 그러고선 자신의 차 문을 열고선 이야기했다.

'... 타, 꼬맹아.'

프리스크가 차에 탑승하자, 샌즈는 차에 시동을 걸고는 레스토랑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그렇게 그녀의 집에 도착했을 때, 거의 시체처럼 뻗어있는 프리스크의 모습을 보았다.

샌즈는 그녀의 그런 프리스크를 깨우고선 그녀의 집 현관문 바로 앞까지 부축해주었다. 샌즈는 그녀에게 내일 보자.라는 한마디만 남기고는,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그렇게 그녀의 집을 뛰쳐나갔을 때, 샌즈는 결국 울컥하고 말았다. 눈물을 흘리거나 울지는 않았지만, 흘릴 눈물만 있다면 미친듯이 통곡하며 쏟아내고 싶은 심정이였다. 그렇게 그는 몇 분 동안 멍하니 서있다가 다시 차에 올라타고는 그녀의 집을 떠나갔다.


















씨발 드디어 다 썼다. 끝맺음을 어떻게 끝낼지 애매하긴 했는데 내가 볼땐 그나마 그냥저냥 만족할만한 정도는 돼네. 나름 공들여쓴거임. 근데 생각해보니 뒤로 갈수록 제목이랑 주제가 조금 흐트러진 것 같아서 그건 좀 아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