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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430783





 "언다인! 내가 그렇게 하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


 파피루스가 손을 힘차게 내저으며 말했다. 무슨 뜻으로 하는 건진 몰라도, 언다인이 파피루스를 쳐다보며 으르렁거리는 것을 보면, 그렇게 자랑스런 내용은 아닌 것 같았다. 베프가 되자는 말을 듣고서 당황하던 언다인은 이제 파피루스에게 한 소리를 듣고 있었다.


 "봐, 이 인간이 얼마나 착한지! 이 집까지 찾아와서 너랑 친구가 되자고 하잖아. 그것도 베프 말야! 이런 말하긴 슬프지만, 인간은 너의 창에 찔려서 삼 일 동안 의식을 잃었다고. 나도 인간이 갑자기 멀쩡한 모습으로 찾아와서 당황스럽지만, 너는 그러면 안 되지 언다인! 너는 왕실 근위대장이야. 그러므로 나, 위대한 파피루스가 알려준 '인간과 친해지기' 강의에 대한 내용을 똑똑히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인재라는 거지! 친구가 되자고 찾아온 인간에게, 왜 왔냐고 물어보는 것 자체가 실례야!"

 "닥쳐!"


 인간과 친해지기 강의라, 그거 꽤 괜찮은 강의네. 다만, 너가 생각하기에 파피루스가 말한 그 강의 내용이 정상적일 것 같지는 않았다. 그 강의 내용이 어떤 것이든 간에, 너를 보자마자 썩은 달걀 노른자 같이 터진 표정을 지으면서 왜 왔냐고 말하는 것은 알맞지 않았다. 언다인은 파피루스에게 제발 좀 입을 다물라고 계속 소리치고 있었고, 파피루스는 언다인에게 지금까지 알려준 강의 내용에 대해 처음부터 하나하나 목차를 읊어주고 있었다. 인간과 인사하기, 날씨 물어보기, 스파게티 대접하기, 같이 데이트하기 등등 여러가지 목차가 있었다. 도대체 파피루스는 뭐 때문에 스파게티에 그렇게 집착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런 열띤 토론의 장에서 너는 잠깐 소외되고 있었다.


 "어, 언다인 언니?"

 "누가 니 언니냐, 인간! 낮짝 뜨거운 호칭 갖다 버려!"


 그렇게 소리친 언다인이 파피루스에게서 시선을 떼고 뒤를 돌아보며 널 내려다보았다. 씰룩거리는 입꼬리가 깊은 짜증을 내비치고 있었다. 눈 앞에 있는 너를 당장이라도 패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 같았다. 미친 물고기 맞는 것 같다. 다른 괴물을 목숨까지 걸어가며 살려주는 모습을 봐도 저런 식으로 나오니, 슬슬 너의 인내심이 바닥나려 한다. 응? 그런 적 없다고?


 "이럴수가! 언다인, 잘 하고 있어! 자신을 이름만으로 불러달라고 하는 것도 친해지는 과정 중 하나야!"

 "알았어요, 언다인!"

 "느아아아아!"


 언다인은 머리를 감싸쥐고 소리를 질렀는데, 너는 속으로 그 비명 소리가 왠지 모르게 기백이 있어서 듣기 좋다고 생각했다. 파피루스는 그런 언다인의 태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하고 있었다.


 "언다인, 너는 원래 연기 잘 하잖아. 이것도 하나의 연기라고 생각하라고! 인간 앞에서 할 대사가 한 두 개가 아니었잖아. 지금도 똑똑히 기억한다구. '파피루스의 형제이십니까? 미안하지만 인간의 영혼을 취하겠습니다.' 오 세상에, 언다인이 인간 앞이랍시고 샌즈를 '파피루스의 형제이십니까?' 라고 격식을 갖추어 대사를 던질 줄은 꿈에도 몰랐었어. 그런 대사를 입 밖에 낼 정도의 용기면 인간과 친해지는 건 일도 아냐. 나, 위대한 파피루스가 보장하지! 자 이렇게 말해봐. '인간! 당신과 친해져서 우리의 위대한 대왕 아스고어님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인간이 정말 좋아할 거야! 너가 비록 뒤에서는 아스고어를 만만한 털복숭이라고 생각할지라도 말야!"


 그 뒤로도 파피루스는 끊임없이 언다인이 얼마나 훌륭한 연기자이며, 배우인지에 대해 장황히 서술했다. 언다인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으로 보아 굉장히 화가 났거나, 굉장히 부끄럽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았다. 둘 다거나.


 "당장 꺼져, 파피루스!"

 "알았어, 난 갈게!"


 언다인이 외치자, 파피루스는 갑자기 옆으로 달려가서 보이지 않더니, 이내 쨍그랑, 하고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파피루스 특유의 희한한 웃음소리를 내며 멀찍이 달려가고 있었다. 언다인이 그 모습을 보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더니, 너가 다시 눈에 들어온듯 다시 노려보기 시작했다. 마치 눈싸움을 하자는듯이 무서운 눈매로 너를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너는 그 모습을 보고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천진난만하게 웃어보였다. 너 나름의 전략이었다.

 언다인은 너를 내려다보다가, 결국, 한숨을 푹 내쉬고선 말했다.


 "일단 들어와라."


 언다인은 뒤돌아 자기 집 안으로 들어갔고, 너도 따라 들어갔다.



 친구가 치킨사준대 미안 ㅃ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