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크는 눈을 떴다.

누워있던 프리스크의 눈에 검은 나뭇가지와 회색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차가운 빛이 들어왔다.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보며 프리스크는 잠시 자신이 깜빡 근처에 숲에서 잠이 들어버렸다고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프리스크는 자신의 기억 속에는 이렇게 생기 없는 숲이 없다는 것을 알아챘다.


프리스크는 위화감과 함께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프리스크의 몸에 찢겨 죽어가고 있었던 꽃송이들이

프리스크의 어깨와 팔에 매달리다가 떨어졌고, 그 중 하나가 프리스크의 손에 차가운 이슬을 남기며 추락했다. 

손에 느껴지는 차가운 감촉에 프리스크는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가운데 부분이 눌려 꽃들이 뭉개진 노란 꽃밭이 보였다.

프리스크는 그 꽃을 뭉갠 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얼굴을 일그려뜨렸다.

보라색 줄무늬 옷에 묻어있던 꽃의 시체들이 작은 손에 떨어져 나갔고.

자신이 꽃을 깔고 앉고 있다는 사실이 기억난 프리스크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프리스크는 죄악감을 품으며 손에 죽어가는 노란 꽃을 담았다.

곧 썩어문드러져 버릴 꽃을 바라보았다.

기억 속에 있는 빛과 달리 고장난 형광등과 같은 딱딱한 빛이 그 꽃에 매달린 이슬을 비추었다.

그 빛 아래에 선 노란 꽃은 처음부터 살아있지 않은 것 같았다.

발랄한 노란 꽃잎은 어두운 빛 아래에선 재와 같은 색을 띄고 있었다.


방금 전과 같은 위화감이 일었다.

프리스크의 시선이 숨진 꽃에서 떠나가고 주변 풍경으로 옮겨갔다.

주변 풍경을 목격한 프리스크의 몸은 털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차라리 어둠이 이 숲을 덮었으면 좋으련만.

어슴푸레한 빛은 어둠을 쫒아내 빽빽히 자라있는 나무 사이로 몰아넣었다.

프리스크는 나무와 어둠을 구별하지 못했고.

나무 아래 자라 있는 풀들은 재로 뒤덮혀져 회색을 띄고 있었다.


프리스크는 시선을 옮겨 다른 곳도 바라보았으나, 목격할 수 있었던 것은 불길한 초목 뿐 이었다.

미약한 바람 한 줄기가 불지 않았고.

그 흔한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칼바람이 코 끝과 귓볼을 베어갔으면, 까마귀와 부엉이가 불길하게 울었으면.

이 숲의 움직이지 않는 공기와 불길한 정적은 그런 생각을 떠올리게 하였다.


그런 죽은 숲에서 검은 나무 사이로 사람의 다리가 하나가 튀어나왔다.

프리스크는 깜짝 놀라며 앉은 채로 뒷걸음 쳤고. 

처량한 노란 꽃 몇 개가 찢겨 죽어나갔다.


그 다리는 검은 정장 바지와 어두운 빛을 반사하는 구두에 싸여있었다.

땅을 짚은 그 다리는 땅에 나 있던 회색 풀을 찢어버렸고.

새하얀 장갑 두 개가 검은 나무 줄기를 붙잡았다.

그 것을 보며 프리스크의 마음은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나뉘어졌다.


쇠붙이가 부딪히는 소리가 정적을 깨트리자.

금색 별이 어둠 속에서 반짝 거렸다.

검은 천에 덮힌 꽃은 고개를 들 준비가 되어있었다.


으깨진 노란 꽃과 같은 종류의 꽃이 나무 사이로 갑자기 고개를 내밀었다.

프리스크는 깜짝 놀라며, 바닥에 피어난 노란 꽃을 몇개 더 뭉개버렸으나.

곧 갑자기 등장한 꽃의 정체에 대해서 의아해하며 꽃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그 꽃은 정확히 프리스크가 죽인 꽃과 같은 꽃이 아니었다.

프리스크의 얼굴을 가리고도 남을만큼 컷으며, 중앙에는 웃는 표정이 단순하게 그려져 있었다.

무엇보다, 그 것은 꽃이 아니었다.


어두운 빛이 나무 바깥으로 드러난 한 남자를 비추었다.

금색 쇠사줄이 하얀 와이셔츠를 가로지르며 그 빛을 뽐내었고.

검은 연미복은 검은 나비 넥타이와 함께 검은 나무에 섞여들어가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노란 꽃은 그 남자의 머리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


줄 나눠보고, 복잡한 형용사나 그런거 싸그리 다 빼고 문장 줄여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