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이상하다.


수십번, 수백번을 거쳐(그의 말마따나, 땅딸막한 해골은 당신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세이브/로드를 하도록 만들었다.) 마침내 알현실의 문을 연 순간, 느낀적 없던 위화감이 목덜미를 스친다.

꽃밭이 사라졌다.

정확히는 더 이상 꽃밭이 아니게 되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마치 미친 말떼가 짓밟은 듯 흙덩이가 튀어나와 있고, 꽃들이었을 저들은 노란색 초록색 조각으로 잘게 나뉜 주검이 되었다. 자세히 보면 깊숙히 눌린 발굽자국이. 수많은 리셋중 이런 모습은 보지 못했다.


새들은 지저귀지 않는다.

창밖의 하늘은 파랗지 않고 그저 칠흑이다. 짙은 푸른색이 섞인 밤의 색도, 반쯤 굳어 신발에 붙어 찌억찌억 소리내어 검붉던 피의 색도 아니다. 그저 검은색에 검은색. 거슬리던 새들은 어디로 갔는가? 수많은 리셋중 이런 모습은 보지 못했다.

천장과 벽에는 온통 깨지고 부서지고 베이고 찔리고 패인 자국. 경험해 본 적이 없는 힘이다.

그 무능한이?

당신은 혼돈이 발목잡는 걸음을 힘겹게 떼, 문을 넘어 결전지로 향한다.



지상에서 흘러내린성 빛이 타원형으로 비추고 있던 방. 당신은 또다시 당황스럽다. 빛의 아래, 따뜻하기 그지없을 곳에 6개의 물건들이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천으로 덮인 옥좌
식은 스파게티
마법 창
마이크
핫 캣
거대한 붉은창

무언가에 압눌려서, 당신은 예의 7개의 관이 있던 곳으로 뛰어간다.

없다.

빈 방이다.

당신은 깨닫는다. 무언가 달라졌다. 그 변화는 당신에게 유리한 것은 아닐 것이다.


*덤...디덤...

익숙한 목소리에 당신이 등을 돌리자, 놀랍게도 그가 서있다. 다시 돌아보면 거울과 거울을 마주한듯한 결계가 서있다.

어떻게? 공포가 당신의 목을 핥는다.

*인간...자네가 계속해온 순환이, 언제까지 가능할거라 생각했나?

어둠속에 눈빛만 점멸하는 괴물이 묻는다. 먼곳의 천둥소리같은 근엄하고 장중한 목소리. 어렴풋이 보이는 실루엣은 평소보다 몇배는 커져있다.

*세이브/로드. 아무리 리셋으로 모든것을 돌린다한들, 그걸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는 자들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르다. 이때와는 완벽하게 다르다. 당신의 몸이 떨린다. 처음으로 부모 이외의 것을 본 아이처럼.

*그들이 조금씩 빚어낼 차이... 너무나 작지만 이내 쌓이고 쌓여 크게 되는 법이지.

어둠이 걷힌다.

*로얄가드의 수장... 유쾌했던 MC....심판자... 전부 자넬 막으려했지. 수백번, 수천번말일세.

7개의 머리에 10개의 뿔. 자주색과 주홍색으로 점철된 누더기에 금으로 치장된 꼬리. 이빨이빨 하나에 증오가 서려있다. 입김은 맹독, 떨어지는 침방울에 바닥이 패이고 서있는 곳의 바닥이 꺼진다. 척추를 깨는 압도감.

*충분했네. 이제 리셋하여 되돌리게. 그리고 이런짓은 그만두게.

죽음이 당신의 뒤에 서있다.

*공격

일섬. 당신은 눈을 의심한다. 아득히 먼 그의 머리위에 나타난 숫자는 4만대. 하지만 그 아래의 체력게이지는, 육안으로 간신히 식별할 만큼 미세하게 줄어든다.

*......대답 잘들었네.


*불길한 빛이 방을 가득 채운다.
*결계 너머에서, 일출이 비쳐 들어온다.
*당신의 쾌락의 끝이 보이는 듯 하다.
*당신은 공포로 가득찬다.

*인간도 괴물도 아닌 무언가여... 어명일세.
*꺼지게.











금손이면 만화로 만들어서 만족스러울텐데 그림그리면 유치원선생님인 어머니가 애기들 그림이랑 같이 보드에 붙여놓는 실력이라 글로 줄임. 덤디덤 왜그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