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글 잘쓰고 싶은 흙손 유입러다.
이건 스토리라인도 다 안 짠, 뽕빠지면 때려칠지도 모르는 장편 문학이다. 그러니 뽕 안빠지게 문학좀 많이 올려줘라 갤럼들아
그리고 사실 만년필대회 출품할라했는데 단축된거 이제앎.. 나중에 맞는 대회 있으면 출품해야겠음
나중에 퇴고해서 수정될 수 있다 ㅇㅇ
+수정함
작은 상자를 들고, 저 깊은 구덩이 위에 서 있었다. 허리 굽어 그 검은 구덩이 너머를 들여다본다. 그러자 그 어둠 너머 아지랑이처럼 스멀대는 감정이 과연 온전한 자신의 것인지, 혹은 그저 상자가 가지는 무게감 때문인지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자신을 짓누르는 것이 가슴속이든 팔 위 상자이든, 묵직해진 상체는 모르는 새 앞으로 기울어 마침내 저 구덩이 너머로 떨어지고 만 것이었다.
발걸음 떨어진 지상에, 그러나 아무도 오지 않았다.
[MACRO_ENMITY]
당신은 코끝을 간질이는 무언가에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몽롱한 의식 속에 뜬 실눈으로 보이는 것이 온통 초록색과 샛노란색뿐이라 당신은 마치 꿈인 양 치부하고 다시 눈을 닫는다. 하지만 저 높은 곳에서 햇살이 내려와 당신의 뺨을 쓰다듬어, 결국 당신은 무거운 상체를 일으켜야 했다. 온전히 뜬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노오란 꽃무리였다.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살짝 흔들거리는 그 꽃을 당신은 알고 있다. 이곳이 어디인지도,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까지도.
당신은 그 익숙한 풍경에 가슴 속 그리움을 품었다. 아니다, 당신은 그 지겨운 풍경에 진절머리를 느꼈다. 아닌가? ...사실 잘 알 수 없었다.
당신 내면의 감정을 저울질하고 있으니, 멀지 않은 곳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바닥에서 흙을 헤치고 무언가 솟아오르는 듯한 소리였다. 당신은 이곳에서 그런 소리를 낼 만한 존재가 딱 하나 있음을 알고 있다. 시선을 돌리니 수많은 황금꽃무리 사이에서도 유독 키가 큰 꽃 한 송이가 우뚝 서 있었다. 꽃잎 가운데 꽃술 대신 존재하는 얼굴이 깨나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그 안절부절한 모습이 왠지 우스워, 당신은 원래라면 꽃이 했을 인사를 대신한다.
"Howdy, 나의 최고의 친구."
꽃의 당혹스러운 표정과 함께, 내면 속 저울질 또한 마구잡이로 소용돌이쳤다.
* * *
당신은 플라위와 대화를 나누며 그가 해주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신이 지하세계의 왕, 아스고어를 죽이고 지상으로 나간 뒤 결국 토리엘이 폐허에서 나와 여왕이 되었다. 그러나 인간이 왕을 죽였다는 얘기에 민심은 흉흉해졌고, 인간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여왕에 대한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었다. 한 때는 여왕을 폐위시키자는 움직임이 일었을 정도로 심각했지만, 결국 여왕이 키 큰 뼈다귀 괴물과 지하의 하나뿐인 대스타의 도움으로 민심을 가라앉히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하지만 몇몇 괴물들-특히 새파란 피부의 물고기 괴물-은 아직도 인간을 잡아 죽여야 한다며 길길이 날뛰고 있다. 당신은 고개를 끄덕이고, 음성메시지를 통해 조금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내면의 퍼즐조각들이 자각자각 소리를 내며 이리저리 움직였다.
[*아스고어를 죽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선택'이라는 단어에 '어쩔 수 없는'이라는 수식어가 과연 어울리는 것인지 잠시 고민했으나, 당신은 플라위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를 계속했다.
"...음, 어쨌든 지상으로 나가는 데에 아스고어의 영혼을 사용한 덕에, 지하에 있던 여섯 인간의 영혼은 아직도 건재해... 이게 뭘 의미하는 지는 너도 알 거라 생각해.."
"아무리 여왕이 민심을 가라앉혔다 해도 너는, 어, 분명 위험한 상황에 빠질지도 몰라"
"...알고 있으면서도, 여기에 꼭 와야 했어?"
플라위의 멀건 무표정을 마주하면서 당신은 그저 가만히 웃었다. 다른 괴물들이 보기에 당신은, 기껏 지하세계의 왕을 죽여가면서까지 지상으로 나갔던 인간 영혼이 다시 제물이 되기 위해 제 발로 걸어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당신은 노란꽃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알고 있다. 그래서 대답했다.
"응"
[*나는 그들의 자비mercy이므로, 나의 의지가 다시 한 번 차오른다.]
"꼭,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
그 말에 플라위의 줄기 양쪽에 달린 커다란 잎사귀 두 장이, 마치 불만이라는 듯이 파르르 떨렸다.
당신은 이야기를 마치고 멈춰있던 발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플라위는 당신을 따라오지는 않았다.
토리엘이 여왕이 되어 떠난 탓에 폐허는 관리자를 잃고 예전보다 황폐해져 있었다. 단정했던 황금꽃밭에는 잡초가 듬성듬성 자라 있었고, 기둥이나 천장 구석에는 거미줄이 가득했으며 심지어 퍼즐의 대부분은 작동하지 않는 듯 했다. 미리 풀려있어 망정이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폐허에 누군가가 보러오기까지 이곳에 꼼짝없이 갇혀있었으리라. 당신은 머릿속에 남아있는 모습과 지금의 폐허를 비교해가며 부지런히 발걸음을 놀린다.
당신의 기억속에 있는 폐허의 프로깃과 다른 괴물들은, 지금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토리엘이 폐허를 떠나며 그들도 함께 이 곳을 나간 듯 했다. 당신은 토리엘의 집 앞 갈래길에서 잠시 망설이다가 오른쪽 길로 향했다. 폐허의 전경이 보이는 테라스. 예전보다도 더 우울한 빛을 품은 건축물들을 눈 속에 담으며 당신은 기억을 하나 떠올린다.
[*장난감 칼은 누군가의 악의를 담고 그 칼날을 예리하게 세웠다.]
...지금은 아무것도 없는 자리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그 장난감 칼이 지금은 과연 어디에 있을지를 궁금해한다. 토리엘이 치웠을까, 아니면 다른 괴물이 호기심에 들고 갔을까. 그것도 아니면 저 눈밭 어딘가, 혹은 동굴 안 호수 밑바닥, 어쩌면 이미 뜨거운 용암에 녹아들어갔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빙글거리는 사고를 멈추고 테라스를 빠져나간다. 이런 건 의미없는 사고력 낭비에 불과했다.
집은 그래도 관리가 되고 있는지 먼지가 덜 쌓여있었다. 당신은 당신의 예전 방도 들어가보고, 토리엘의 방에도 들어가보고, 벽난로가 있는 거실과 쓸 일 없는 오븐이 있는 주방에도 가봤다. 모두 먼지가 얕게 쌓여 누군가가 살던 흔적은 희미해져 있었다. 다만 시나몬 버터스카치 파이의 냄새가 당신의 코 끝을 스치는 환각만을 느꼈을 뿐이다.
[*토리엘의 시나몬 버터스카치 파이가 미치도록 그립다.]
[*마치 그 냄새가 코 끝을 스치는 듯한 환각에, 내 가슴은 의지로 충만해졌다.]
당신은 성인 인간이 앉기에도 커다란 1인용 소파를 손으로 한 번 쓸어보곤 지하로 내려갔다. 탁한 공기를 뚫고 코너를 돌자 멀리 거대한 문이 보인다. 이 앞에서 당신과 토리엘은 마주섰었다.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그 순간들 속에서, 당신은 토리엘과 마주안고, 또는 날 세운 장난감 칼로 그녀를 찢어발겼다.
[*죄악감이 너의 등줄기를 타고 기어오른다.]
"..."
당신은 죄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지금 토리엘은 버젓이 살아서 폐허를 나가 여왕의 자리에 올라있다. 아마 그녀는 지금쯤 뉴홈에서 버터스카치 파이나 달팽이 파이를 굽고 있을 것이고, 어쩌면 아스고어처럼 황금꽃차를 즐기고 있을지도 몰랐다. 당신은 죄악감을 느낄 필요가 없었다. 그리하여 당신은 문 위에 손을 얹고 힘주어 밀었다. 굳건한 문이 생각보다 쉬이 밀렸다.
문 너머 기나긴 복도에 걸음을 딛을수록 찬 냉기가 당신의 피부를 스쳤다. 시간이 지나도 스노우딘은 여전히 스노우딘인 듯 싶었다. 언제나 눈과 얼음과 차가운 공기로 가득한 곳. 당신은 폐허의 시작에 위치한 문 바로 앞에 멈춰섰다.
플라위가 말한대로, 결계를 부술 마지막 7번째 영혼이 될 수 있는 인간에게 이 문 너머는 충분히 위험할 것이다. 괴물들은 아스고어를 죽인 당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을 것이고, 어쩌면 지상을 갈망하는 괴물 몇몇이 끝내는 인간의 영혼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었다. 세이브&로드의 힘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그것은 영원한 죽음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모든 두려움을 떨쳐내는 당신의 기억이 있었다.
[*나는 재빨리 뒤돌아 샌즈보다 먼저 '친구되기 악수'를 건넸다. 작은 뼈 해골 괴물의 놀란 모습에, 내 마음은 의지로 가득찼다.]
[*나는 샌즈의 썰렁한 뼈 농담에 진심을 담아 웃어주었다.]
[*너는 피 흘리며 죽어가는 샌즈를 바라본다.]
[*망원경으로 진짜 별을 관찰하는 샌즈는 행복해보인다.]
[*샌즈가 내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너는 충분히 노력했어"]
[*너는 태양을 처음 보고 진심으로 기뻐하는 샌즈의 모습에 안심했다.]
[*□믄 샌즈와 MTT 호텔 레스토랑에서 즐거운 저녁식사시간을 보냈다.]
당신이 이 폐허의 문 너머에서 처음 만났던, 작은 뼈다귀 해골 괴물. 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눌 생각에 망설이던 마음을 다잡고 당신은 문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갔다. 문 위로 이마를 대고 기대자 그리운 냉기가 당신의 살갖으로 스몄다. 그 너머로 나뭇잎들이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눈길을 밟아 뽀득거리며 다가오는 발걸음의 소리도.
당신은 문을 활짝 열었다. 어둡던 공간에 갑작스레 침입한 빛에 순간 눈을 찌푸렸지만, 이내 당신 앞에 우뚝 서 있는 괴물의 인영을 알아본 당신은 환하게 웃었다. 키가 큰 뼈다귀 해골 괴물에게 당신은 인사를 건넨다.
"안녕. 나야, 너희들의 자비. Hello. It's me, your Mercy."
흙손ㅇㄷ?
몰살도 보고 불살도 본 프리인가 일단 재미있게 잘읽었다 개추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