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백열전구가 점멸하는 지하실. 규칙적인 낙수 소리가 내 콧노래에 흥을 돋운다. 벽에 튄 그로테스크한 핏자국들, 오케이.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린 쇠사슬, 오케이. 분위기를 살릴 모든 셋팅이 끝났다.

 

나는 앞을 바라보았다. 샌즈가 금이 간 두개골을 축 늘어뜨리며 녹슨 철제의자에 결박돼 있었다. 나는 뇌를 굴렸다. 하지만 샌즈를 참신하게 부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상관은 없다. 기왕 평범하게 부술 거 최선을 다해 해보자.

 

혹시 운 좋게 줄이 풀리더라도, 도망칠 1%의 확률조차 없도록 발목부터 산산조각내는 게 우선이다. 망치로 내려치는 그 순간 피가 튀면서 신경에 내리꽂히는 격통에 반강제적으로 눈을 뜬 샌즈가 묶인 몸을 비틀며 비명을 질러댈 것이다. 입을 막는 수고로운 짓은 하지 않는다. 애초에 그 사랑스러운 비명도 내가 즐기고픈 것들 중 하나니까. 비명을 클래식 삼아 나는 우아하게 그 다음을 행한다. 손가락 끝을 펜치로 짓이긴다. 하나하나 잉크 터진 빨간 펜촉처럼 피투성이가 되어 가늘어지다 바스라지겠지. 아. 갈비뼈도 니퍼로 찍어 부러뜨려줄 것이다. 서툴러서 단면이 깔끔하진 못할 걸 안다. 그래도 나름대로 예술적인 맛은 있을 거야!

 

물론 샌즈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중간중간 살려달라고 소리지를 게 분명하다. 하지만 들은 척도 않는 나를 보면서 빌어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되겠지. 숨 넘어갈듯이 비명을 지르며 채 삼키지 못한 피섞인 침을 턱 아래로 떨어뜨리면서도, 그는 이 영문 모를 사태에 대해 빠르게 머리를 굴릴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부터 파악하려 들 게 뻔하다. 원한이 있던 놈들과 그 주변 놈들까지 하나씩 짚어가면서. 하지만 그는 짐작조차 하지 못할 거다. 왜냐하면 난 샌즈에게 아무런 원한도 없거든.

 

언젠가는 몸부림도 포기할 거야. 결국엔 돌아버릴 것 같은 고통으로 의식이 희미한 가운데, 비명을 너무 질러 잔뜩 맛이 간 목소리로 그는 물을 것이다. 도대체 뭐 때문에 이러는 거냐고. 그럼 나는 그 두개골의 갈라진 틈새를 혀로 훑고 이렇게 속삭여주겠지.

 

그냥 좋아서.

 

"콜록."

 

상상하다 보니 시간이 꽤 지난 것 같다. 샌즈가 정신을 차리며 탁한 지하 공기에 몇 번이고 기침한다. 그리고는 곧 몸이 묶여 있음을 알아차린다.

 

"뭐, 뭐야. 내가 왜 여기에…? 이봐, 네가 날 묶어둔 거야?"

"……."

"난 널 오늘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분명 무슨 오해가 있었을 거야. 그렇지?"

"……."

"그, 그러니까 이것 좀 풀고 말로 하면 안 될까?"

"……."

 

그가 혼자 떠들어댈 동안, 나는 조용히 공구통을 가져왔다. 망치. 끌. 펜치. 실톱. 스패너. 니퍼. 케이블타이. 그외 이것저것. 그는 말을 멈췄다. 식은땀 한 방울이 턱을 타고 흘렀다. 연장이 하나씩 바닥에 놓일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샌즈의 안색을 곁눈질하며 나는 가슴 깊이 차오르는 희열을 느꼈다.

 

"…저것들은 왜, 왜 꺼낸 거야."

"왜 꺼냈겠어?"

 

나는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망치를 들고 다가섰다. 일단은 발목부터.

 

 

 

 

 

 

 

 

 

글이 짧은 이유는 바악는부분을 잘랐기 때문임...... 더 붙일수 없는게 천추의 한이다 진짜 네샌 박...고싶어서 미칠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