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뚝.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방은 창문이나 전구가 없어 온통 검게 보였다. 누군가의 옅게 빛나는 한쪽 눈동자만이 그의 모습을 간신히 드러낼 뿐이었다.

 

 스스로가 어렴풋이 비추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그가 앉기에는 조금 작아 보이는 낡은 갈색 의자에 묶여져 있었는데, 뼈만 남은 그의 앙상한 모습은 마치 서양의 '스켈레톤'이라는 괴물을 연상케 했다. 정확히는 그보다 조금 더 작고 골격이 넓은 모양이지만.


 '덜컥'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방 밖의 긴 복도는 굉장히 밝아, 온통 어두운 방의 안쪽과는 대조적으로 보였다. 


밖에서 새어나온 빛은 방 안의 모습을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정체불명의 식물들과 냄비 위로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수도꼭지가 붙어있는 벽이 먼저 보이기 시작하고, 그 뒤를 이어 가위, 식칼, 망치등의 위협적인 도구들이 차례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한쪽 눈에서 나오는, 원인 모를 푸른 안광으로 그의 모습만을 희미하게 비추던 해골이 등장했다.


 - ...헤, 도대체 무슨 속셈인 거지?


 의외로 먼저 말을 걸어온 쪽은 그였다. 나는 그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테이블 위의 도구들을 정리해갔다.


 - 후회하게 될 거야, 인간.

 

 이런 상황에서 하는 말이 고작 이것뿐이라니, 무슨 속셈이라도 따로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상황 파악이 느린 멍청이인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


 - 그래서, 괴물... 네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기는 한 거야?


 그의 한결같은 표정과 말투는 나를 더욱 극단적으로 만들 뿐이다. 모든 음식에는 아주 약간의 조미료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 상황은 결코 만족스럽지 않다. 

 

 테이블 위의 망치를 들고 괴물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오른쪽 무릎 부분의 뼈를 가볍게 두드렸다.

 

 - 이봐, 지금 나하고 장난하자는...


 괴물의 말을 끊고, 가볍게 들어올린 망치를 다시 내려쳤다. 방금 전까지 그의 다리는 망치로 가격당할 때마다 가볍게 들어올려졌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여태까지와 다름없는 강도로 내려첬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뼈는 마치 나뭇가지처럼 산산조각났다.


 - ?!너... 그 Lv를... 대체 어떻게...

 

 고통 때문인지, 괴물의 말이 흐려졌다. 그의 표정은 아직까지도 변하지 않았지만, 거의 사그라든 푸른 안광과 파르르 떨리는 왼쪽 다리는 그의 속마음을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 이제야 약간 만족스럽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그나저나, Lv라니? 이 작업을 시작한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런 단어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혹시 Lv이 높다는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희망이 있을지도 모른다.


 점점 더 일그러지는 괴물의 얼굴과 거세지는 신음소리를 무시하고, 들고 있던 망치로 왼쪽 다리, 오른쪽 팔, 왼쪽 팔의 관절을 차례로 부수어 나갔다.


 괴물은 이제 아무 행동도 할 수 없었다. 관절이 부서져 축 내려진 팔과 다리는 더 이상 꿈틀거리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축 쳐진 얼굴은 표정도 바꾸지 않았다. 신음도 더 이상 낼 수 없는 것 같았다. 마치 '죽여달라'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제 슬슬 끝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 혹시, '인간을 흡수한 괴물'에 대해서 알아?


 망치를 천천히 바닥에 내려놓았다.


 - 소문으로는 인간의 영혼을 흡수한 괴물은 엄청나게 강해진다고 하던데.


 벽에  붙어있던 식물을 떼어냈다.


 - 물론, 모를 리는 없겠지.


 수도꼭지를 잠그고, 냄비를 그의 앞에 놓았다.


 - 그게 너희들이 쫓겨난 이유니까, 안 그래?


 - 도대체... 뭘 원하는...


 드디어 말할 의지를 가진 건가.


 - 거기서 의문이 들었는데 말야...


 뜯어낸 식물을 냄비에 집어넣었다.


 - 너... 설마... 당장 그만둬...


 - '그 반대의 경우'는 과연 어떻게 될까?


 가위를 집어들었다.


 시야가 어두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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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골국이야... 마음에 드니...

첫작이라서 미안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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