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2BpyP
제목:뮤즈 - Ruled by secrecy (instrumental cover)
세계관 링크-http://gall.dcinside.com/undertale/170636
*전편 링크 올리는 법은 모름.
1막 1장-아이는 첫 무도회에 도착해 검은 꽃을 만났다.
프리스크는 눈을 떴다.
누워있던 프리스크의 눈에 검은 나뭇가지와 회색 나뭇잎이 보였다.
그 사이로 들어오는 어두운 빛이 얼굴을 밝혔다.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보며 프리스크는 잠시 자신이 깜빡 근처에 숲에서 잠이 들어버렸다고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프리스크는
자신의 기억 속에는 이렇게 생긴 숲이 없다는 것을 알아챘다.
프리스크는 위화감과 함께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프리스크의 몸에 찢겨 죽어가고 있었던 꽃송이들이
프리스크의 어깨와 팔에 매달리다가 떨어졌고, 그 중 하나가 프리스크의 손에 차가운 이슬을 남기며 추락했다. 손에 느껴지는 차가운 감촉에 프리스크는 고개를 돌렸다.
꽃들의 소리 없는 비명이 그제서야 프리스크에게 닿았다.
가운데 부분이 눌려 꽃들이 뭉개진 노란 꽃밭이 보였다.
프리스크는 그 꽃을 뭉갠 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얼굴을 일그려뜨렸다.
보라색 줄무늬 옷에 묻어있던 꽃의 시체들이 작은 손에 떨어져 나갔고.
자신이 꽃을 깔고 앉고 있다는 사실이 기억난 프리스크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프리스크는 죄악감을 품으며 손에 죽어가는 노란 꽃을 담았다.
곧 썩어 문드러져 버릴 꽃을 바라보았다.
기억 속에 있는 빛과 달리 고장 난 형광등과 같은 딱딱한 빛이 그 꽃에 매달린 이슬을 비추었다.
그 빛 아래에 선 노란 꽃은 처음부터 살아있지 않은 것 같았다.
발랄한 노란 꽃잎은 어두운 빛 아래에선 재와 같은 색을 띠고 있었다.
프리스크는 꽃을 코에다 가져다 대었다.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았다.
꽃의 모양을 한 조형물을 다시 한번 프리스크는 바라보았다.
조금 전과 같은 위화감이 일었다.
프리스크의 시선이 숨진 꽃에서 떠나가고 주변 풍경으로 옮겨갔다.
주변 풍경을 목격한 프리스크의 몸은 털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차라리 어둠이 이 숲을 덮었으면 좋으련만.
어슴푸레한 빛은 어둠을 쫓아내 빽빽이 자라있는 나무 사이로 몰아넣었다.
프리스크는 나무와 어둠을 구별하지 못했고.
나무 아래 자라 있는 풀들은 재로 뒤덮여 있었다.
그 것들이 살아있기는 한 건지. 프리스크는 의문이 들었다.
프리스크는 고개가 돌아가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시선이 목격할 수 있었던 것은 초목의 탈을 뒤집어 쓴 모형들뿐이었다.
미약한 바람 한 줄기가 불지 않았고.
그 흔한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칼바람이 코끝과 귓볼을 베어갔으면, 까마귀와 부엉이가 불길하게 울었으면.
이 숲의 움직이지 않는 공기와 정적은 그런 생각을 떠올리게 하였다.
프리스크는 이 곳에 더 이상 있고 싶지 않았다.
세포 하나 하나가 이 어두운 숲에 몸서리치고 있었다.
지금 당장 떠나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왔다.
그 것은 본능적이었을까. 또는 또다른 요소 때문이었을까.
그런 죽은 숲에서 검은 나무 사이로 사람의 다리가 하나가 튀어나왔다.
프리스크는 깜짝 놀라며 앉은 채로 뒷걸음쳤고.
처량한 노란 꽃 몇 개가 비명을 들어주는 자 없이 찢겨 죽어 나갔다.
그 다리는 검은 정장 바지와 어두운 빛을 반사하는 구두에 싸여있었다.
땅을 짚은 그 다리는 땅에 나 있던 회색 풀을 찢어버렸다.
이제는 비명을 지르는 존재가 하나 더 늘었다.
놀란 것도 잠시 프리스크는 그 다리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새하얀 장갑 두 개가 검은 나무줄기를 붙잡았다.
장갑의 백색과 검은 나무가 대조되어 그 장갑은 마치 스스로 빛을 내는 듯 하였다.
그것을 보며 프리스크의 마음은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나누어졌다.
쇠붙이가 부딪히는 소리가 정적의 끝자락을 부수자.
금색 별이 어둠 속에서 반짝거렸다.
검은 천에 덮인 꽃은 고개를 들 준비가 되어있었다.
으깨진 노란 꽃과 같은 종류의 꽃이 나무 사이로 갑자기 고개를 내밀었다.
프리스크는 깜짝 놀라며, 바닥에 피어난 노란 꽃을 몇 개 더 뭉개버렸으나.
곧 갑자기 등장한 꽃의 정체에 대해서 의아해하며 꽃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그 꽃은 정확히 프리스크가 죽인 꽃과 같은 꽃이 아니었다.
프리스크의 얼굴을 가리고도 남을 만큼컸으며, 중앙에는 웃는 표정이 단순하게 그려져 있었다.
무엇보다, 그것은 꽃이 아니었다.
어두운 빛이 나무 바깥으로 드러난 한 남자를 비추었다.
금색 쇠사줄이 하얀 와이셔츠를 가로지르며 그 빛을 뽐내었고.
검은 연미복은 검은 나비넥타이와 함께 검은 나무에 섞여들어 가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노란 꽃은 그 남자의 머리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프리스크는 사람을 마주쳤다는 반가움과
여기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에 두려움을 잊고 그 남자를 불렀다.
미소가 얼굴에 떠올랐고, 하늘을 향한 손이 흔들렸다.
"저기요!"
맑고 청아한 목소리는 숲에 감돌던 정적을 부숴버렸다.
머리가 노란 꽃인 남자는 소리를 들었는지 고개를 돌려 프리스크를 바라보았다.
그 남자와 프리스크의 눈이 마주쳤고.
프리스크는 활짝 미소를 지었지만, 그 남자의 표정은 꽃에 가려졌다.
그 남자는 프리스크를 보고선 가면 너머로 목소리를 내는 대신 자신의 손을 움직여 보았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검은 구두가 내려와 회색 풀을 밟아 죽였다.
피가 땅을 적셔왔다.
다른 검은 구두도 내려와 더 프리스크와 가까운 재로 뒤덮인 풀을 밟아 죽였다.
더 많은 피가 땅에 스며들어왔다.
계속해서 그 검은 구두들은 내려와 풀들을 밟아죽이며 프리스크에게 가까워졌다.
풀들은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지만, 그 구두들은 자비가 없었다.
피가 땅을 완전히 적시고나 나서야. 프리스크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얼굴에 만연하던 미소가 불길한 예감에 사라졌다.
그 구두들은 불쌍한 노란 꽃에도 예외를 주지 않았다.
자비 없이 그 아래에 있는 모든 꽃의 고개를 딱딱한 땅속으로 처박았다.
수 많은 비명이 스며든 땅은 게걸스레 꽃의 피를 탐했다.
그 남자는 무언가에 화나 있는 것처럼 보였다.
프리스크의 마음에 잊힌 두려움이 퍼졌다.
검은 보름달이 흔들리기 시작한 프리스크는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두 사람 사이에 있는 거리는 멀지 않았고.
앉아서 뒷걸음치는 것은 걷는 것보다 빠를 수 없었다.
그 남자는 뒷걸음 치던 프리스크 앞에 섰다.
그 남자는 빛을 등진 채, 노란 꽃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프리스크는 노란 꽃이 두렵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얀 장갑이 프리스크의 여린 손목을 우악스럽게 쥐었다.
손목에 느껴지는 통증에 프리스크는 몸부림쳤지만.
11살 어린 아이의 힘은 성인과 비교할 것이 못 되었다.
어깨가 떨어지는 것 같은 아픔과 함께 강제로 프리스크의 몸이 일으켜졌다.
프리스크의 찡그려진 눈살에 이슬이 맺혔다.
그 남자는 쥐고 있었던 프리스크의 손을 거칠게 바닥을 향해 내던졌다.
프리스크는 처음 느껴보는 고통과 거친 대우에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그 충격으로 프리스크의 머리속은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가득 찼고.
그 것은 간단한 행동 하나를 이끌어 내었다.
프리스크는 팔을 그 남자를 향해 휘둘렀다.
날아든 한 움큼의 찢긴 꽃잎과 재가 그 남자의 노란 꽃을 향해 날아갔고.
아직 고통이 가시지 않은 팔을 부여잡으며 프리스크는 뒤를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심장이 뛰었다.
터져라 뛰었다.
대체 얼마나 달렸는지 프리스크는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프리스크는 뒤를 바라보지 않고.
귀를 자신의 심장박동소리로 메웠다.
숨은 차오르지 않았다.
프리스크의 질주는 오래가지 않았다.
그런 회색 가루 따윈 그 남자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는지.
프리스크의 질주가 시작된 순간 프리스크의 질주는 끝나고 말았다.
재를 뚫고 튀어나온 창백한 장갑은 프리스크의 목덜미를 물었다.
고통과 함께 프리스크의 몸은 달아날 힘을 잃었다.
프리스크는 힘 없이 몸부림쳤다.
"하는 행동을 보니, 여기 숲에 처음 오신 분 같군요."
그 남자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상당히 특이한 목소리였다.
한없이 부드럽고 정중했지만, 그 뒤에는 경쾌함이 숨겨져 있었다.
경쾌함 뒤에도 무언가가 숨겨져 있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프리스크는 그것에 주목하지 않았고.
다만 힘없는 팔로 억센 그 남자의 팔을 움켜잡았다.
"죄송해요...아프게 하지 말아주세요...놔주세요..."
목숨에 대한 구걸과 사죄의 말. 그리고 그 뒤를 이은 부탁.
프리스크는 두려웠다. 프리스크는 아이답게 다시 그 남자가 자신을 아프게 할까봐 무서웠다.
프리스크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을 들은 그 남자는 조소하였다.
"네, 놔드리죠. 물론 저기 당신 앞에 있는 저 흉측한 나무들을 뚫고가신다면.
꽤 높은 낭떠러지가 있습니다만. 그것을 아시면서도 떨어지고 싶으시다면 물론 놔드려야죠.
아니면 안 잡아먹을 테니 이야기라도 하시겠습니까?"
그 남자의 말이 끝나자, 그 남자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고.
그는 프리스크에게 도망칠 시간도 주었지만.
프리스크에게 차분히 생각할 시간도 주었다.
프리스크는 그 남자의 손을 움켜쥔 손에서 힘을 뺐다.
그 남자의 말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이런 곳에서 대책 없이 달려나가는 것은 무모한 짓이었다.
프리스크는 영리한 아이였다. 이런 빽빽한 숲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것은 쉬운 일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말을 잘 들으면 아프지 않다는 것도.
합리와 이성은 프리스크를 뒤돌아 그 남자와 마주 보게 하였다.
얼굴에 떠오른 공포는 지우지 못했지만.
"합리적이시군요. 일단 이름이 무엇인지 물어도 될까요? 꼬마 숙녀 아가씨? 또는 꼬마 신사님?"
플라위는 품속에서 꺼낸 손수건으로 노란 꽃에 묻은 회색 흙을 닦아내었다.
하얀 손수건이 하얗게 질린 프리스크의 얼굴과 대비되었다.
"프...프리스크에요."
덜덜 떨리고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프리스크는 말했다.
프리스크는 두려웠다.
마치 매를 맞을 것을 기다리는 아이와 같은 심정이었다.
손목과 어깨에는 아직도 고통이 남아있었다.
빗방울이 눈가에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프리스크는 의지를 다졌다.
프리스크는 나쁜 일만 일어나게 만든 이 숲이 정말 싫었다.
혐오의 이유로는 조금 단순했었다.
"그렇군요. 프리스크 씨. 그렇다면 제 소개를 해야겠네요? 저는..."
그 남자는 말을 끝까지 잇지 않았다.
그 남자는 말을 끝내는 대신에 조금 전까지 얼굴을 닦던 손수건을 허공을 향해 던졌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프리스크는 알지 못하였다.
눈이 깜빡할 사이에 허공을 날던 손수건은 형형색색의 꽃으로 변해.
그 남자의 위로 추락했다.
"Howdy! 저는 플라위라고 합니다! 이 숲의 무도회의 주최자이죠. 저를 아는 사람들은 저를 흔히
'노란 꽃 플라위'라는 별명으로 부르곤 한답니다. 저를 더 잘 아는 사람들은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말이죠. 일단은 만나서 정말 반갑습니다."
플라위는 추락하는 꽃들 사이에서 과장된 환영의 몸짓을 취했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노래하는 것 같았다.
프리스크는 그 것을 보며 생각했다.
그는 웃지 않는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는 광대요.
무거운 장례식에서 가벼운 춤을 추는 미치광이였다.
모든 게 죽어버린 숲에서 그는 그렇게 노래하며 춤추었다.
흩날려진 꽃조차 옛적에 생기를 잃어버렸으나, 그 남자는 생명을 흉내 냈다.
그 부자연스러운 행동은 경쾌하다기보단 괴기하였다.
한 발자국, 프리스크는 그 광경을 보며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축하합니다! 당신은 제가 주최한 숲의 무도회의 참가하실 자격을 얻게 되셨습니다."
플라위는 그런 프리스크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이 보였다.
그는 똑같이 이 숲에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로 프리스크에게 외쳤다.
프리스크는 이번에는 그 남자의 목소리에 주목하였다.
"잠...잠시만요. 그게 대체..."
"아! 설명을 안 해드렸군요. 이 숲의 무도회에 참가하셔야 이 숲에서 나갈 수 있습니다."
그 남자는 프리스크의 더듬거리는 목소리를 자르며 말했다.
프리스크가 잊고 있었던 것이 그 남자의 목소리가 담고 있었던 내용에 의해 끄집어 내어졌다.
이 숲에 대한 혐오가 프리스크의 말문을 막았다.
"한 100년에서 90년 정도의 주기로 갑자기 당신과 같은 '인간'이 이 숲에 나타나는 일이 발생하더군요.
누가 그랬는지는 짐작이 되지만 말이죠."
플라위는 땅에 피어난 노란 꽃을 꺾어 자신의 손아귀 안에 두고.
마지막 문장을 말하기 시작했을 때, 그 노란 꽃을 꽉 쥐어 뭉개버렸다.
원래는 그것에 프리스크는 공포를 느껴야 했지만.
그 대신 프리스크는 빛나는 눈으로 플라위를 바라보았다.
프리스크는 절실히 이 숲에서 나가고 싶었다.
숲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매초 프리스크를 죽이고 있었기에.
어렴풋이 떠오르는 이상한 기억이 그렇게 시켰기에.
"그리고 그 인간들은 전부 다 여기서 나가고 싶어 하더군요.
확실히 이 숲이 정착하거나 여행 오기로 좋은 곳은 아닙니다.
심지어 마법으로 갇혀있다니...저는 항상 여기 거주하는 괴물들이 왜
집단 자살을 안 하는지 궁금하다니까요?"
플라위는 손에 묻은 노란 꽃의 시체 조각을 탈탈 털어낸 다음.
품속에서 황금색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바라보았다.
회중 시계에 연결된 금색 줄이 찰랑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이상한 문양과 시침밖에 없다는 점이 프리스크의 시선을 끌었지만.
곧 프리스크는 그 시계에 대해선 신경을 껐다.
"마법으로 갇혀있다고요?"
프리스크의 목소리는 더는 떨리지 않았다.
여기서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두려움을 삼켜버렸다.
그 당찬 목소리에 플라위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네. 아주 지독한 마법이죠. 그리고 그 마법을 뚫는 방법은 저밖에 모르고.
당신이 무도회에 참가해 무언가를 해준다면. 저는 기꺼이 그 방법을 알려 드릴 용의가 있습니다."
능글맞은 목소리가 플라위의 목소리에 섞여 들어갔다.
프리스크는 플라위를 믿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자신을 거칠게 일으키고 겁준 남자의 말을 들을 수 없었다.
"대체 무엇을 하면 되죠?"
살짝 조금 전보다는 기가 죽은 목소리로 프리스크는 말했다.
프리스크에게는 별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 말은 무도회에 참가하시겠다는 이야기십니까?"
플라위는 자신의 처지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프리스크와 꽤 많은 것을 알고 있는 플라위.
이 관계에서 플라위는 주도권을 휘어잡고 있었다.
프리스크는 적어도 그렇게 생각했고.
프리스크는 동시에 플라위가 가면 뒤로 분명히 웃고 있다고 생각했다.
대체 어딘지도 모르는 장소에서, 대체 무엇을 위한 무도회장인지 알 수 없는 무도회장에 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무엇을 해야 하다니.
절실함에 가려진 두려움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프리스크는 바로 입을 열어 긍정할 수 없었다.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앨리스를 프리스크는 이해할 수 있었다.
확실히 이쪽이 그쪽보다 조금 더 괴기하고 생기가 없지만.
프리스크는 결국엔 이상한 나라를 탈출한 앨리스를 떠올리며 의지를 다졌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누군가의 대화가 그런 프리스크의 입을 열어주었다.
"네."
긍정의 대답이 나왔다.
플라위는 그 것을 듣고서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입을 열지도, 과장된 자세를 취하지도 않았다.
그저 조용히 그 대답을 음미하듯이.
마치, 고급 음식을 한 숟가락 떠먹고 그 맛을 천천히 즐기듯이.
가만히 그 대답을 머리속으로 곱씹었다.
식사가 끝났을 때, 플라위는 정적을 깨고 입을 열었다.
"그럼, 참가자 자격이 있는지 테스트를 하도록 하죠."
지금까지 봐왔던 플라위의 모습과 달리 작은 목소리였다.
작고 바들바들 떨리는 그 목소리는 무언가 터지려는 것을 꾹 억누르는 것 같았다.
프리스크는 그 목소리에 무언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네!! 참가자 자격이 있는지 테스트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보세요!!"
플라위의 목소리는 경쾌한 것을 넘어 시끄러운 것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플라위는 손가락을 튀겼고. 눈꺼풀이 프리스크의 눈을 가린 사이에 허공에서 무언가 나타났다.
그 것은 주먹만 한 타원형 모양의 하얀색 이상한 물체였다.
분명히 돌리는 사람이나 가해진 힘은 없었을 텐데 그 돌맹이는 똑같은 속도로 회전하고 있었다.
프리스크는 그 물리법칙을 무시한 물체를 보며 조금 전의 일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플라위는 그것에서 멈추지 않고,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튀겼다.
정확히 똑같이 생긴 물체가 하나 더 나타나 회전하였다.
플라위는 그 물체들을 두 손으로 쥐었다.
"자 보세요. 지금 제 오른손에 있는 게 '총알'입니다.
그리고 제 왼손에 있는 게 '친절 알갱이'입니다.
저는 지금부터 당신에게 이 두 개체의 차이점을 찾을 시간 1분을 드릴 겁니다.
그리고 1분이 지나면 저는 당신에게 총 3번 이 총알과 친절 알갱이들을 섞어서
당신에게 던질 겁니다. 당신은 이 날아오는 친절 알갱이들은 맞고 이 총알들은 피하시면 되는 겁니다.
만약 당신이 이 총알들 중의 하나라도 맞는다면, 저는 당신을 이 숲에 내버려둔 채.
천천히 당신이 굶어 죽는 것을 바라볼 겁니다. 간단하죠?"
두려움과 공포의 전율이 프리스크의 척추를 하나하나 핧으며 올라왔다.
프리스크는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해야 했다.
그는 광대나 미치광이 따위가 아니었다. 그냥 괴물이었다.
"그럼 시작"
잔인할 정도로 신난 목소리와 함께 두 개의 물체가 꽃들을 부수며 땅에 떨어졌다.
꼬마의 첫 번째 춤은 험난해 보였다.
***
*플라위 설정이 아주 살짝 바뀌었다. 어짜피 뭐든 캐붕이지만.
플라위의 모습은 대강 이 일러스트에서
그냥 가슴팍에 금색 시계줄이 하나 늘어뜨려져 있다고 생각하면 됨.
아, 열심히 썼는데 역시 맘에 들지 않아...
생각한 건 신사 플라위인데 나온건 메타톤임.
퍄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