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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 문학] OVERTALE 머펫 제과점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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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깜짝 놀랐다. 가게 문을 벌컥 열었는데, 웬 불덩이가 안경에 턱시도를 입고 컵을 닦고 있었다. 잘못 들어왔나 싶어 밖으로 나가 간판을 확인했다. 분명 머펫 제과점 맞는데. 뭐 죽기야 하겠어? 그런 생각으로 당당하게 카운터로 걸어갔다. 카운터 앞에 놓인 의자엔 조류처럼 보이는 괴물이 앉아 있었는데, 그 괴물이 머펫은 잠시 휴가를 갔고 옆 가게 '그릴비'가 대신 봐주는 중이라고 설명해줬다.

그릴비라. 정말 독특한 괴물이다. 불인데도 설거지를 할 수 있는 건가? 물에 닿으면 꺼지지 않을까? 아니 애초에 옷은 어떻게 입고 있는 거지?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곧 생각하는걸 그만두었다.

옆 가게도 괴물이 운영하는지 전혀 몰랐다. 지난번에 왔을 때 새로 생긴 것 같은데. 머펫 가게에 갑자기 괴물 손님들이 많아진 이유도 그 때문일까? 그러고 보니 오늘도 손님이 꽤 많다. 전에 왔을 때보다 훨씬 많아진 것 같다.

그릴비를 보고 있자니 아늑하게 느껴진다. 기분 탓일까, 장작 타는 냄새도 나는 것 같다. 포근해서 자칫하면 잠이 들 것만 같다. 오늘은 그냥 테이크아웃해서 가져가야겠다. 받아 가면서 머펫이 언제 오는지 한번 물어나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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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다. 거의 보름만인가? 이젠 손님이 정말 많다. 가게 안이 엄청나게 북적인다. 사이사이 인간들도 꽤 보인다. 지난번 TV쇼에 나온 '메타톤 밴드'의 영향이다. 그 이후로 괴물에 대한 인간들의 관심도가 급상승했다. 디제잉 하는 유령에 노래 부르는 사이렌, 춤추는 로봇이라. 게다가 노래도 좋아? 또 춤도 멋져? 정말로 엄청난 파급력이었다.

실제로 에봇 산 근처 도시를 찾는 관광객의 수가 부쩍 늘었다. 뭐, 메타톤이 아니었더라도 머펫의 차는 정말 독특하고 맛있으니까, 게다가 머펫은 예쁘게... 아니 특이하게 생긴 괴물이니까 인기가 많았을 거다. 오늘 보니 메뉴도 인간용과 괴물용으로 나뉘었더라. 아마도 거미 차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었나 보다. 뭐, 나는 오리지날 거미 차 찻잎 추가로 시켰지만.

가게에 들어설 때 머펫은 손님들 틈에 끼었음에도 오랜만에 온 나에게 환한 미소에 손까지 흔들어 주었다. 그 바쁜 와중에 한 손도 아닌 세 손으로! 해변이라도 다녀왔는지 연보라색이던 피부색이 약간 거무스름하게 탔다. 보라색 피부가 타면 저런 색이 되는구나. 선크림이라도 바르지 그랬어. 팔이 네 개니 혼자서도 구석구석 잘 발랐을 텐데. 아, 거미용 선크림이 없어서 그랬으려나?  맞는 선글라스는 있었을까? 햇빛도 안 드는 지하에 있다가 갑자기 직사광선 맞으면 눈 상할텐데. 오늘은 양 갈래가 아니라 포니테일을 했네. 저것도 잘 어울린다.

주문하면서 휴가 잘 다녀왔냐고 인사나 해 볼까 했지만 기다리는 손님이 너무 많아 그냥 주문만 했다. 자리도 겨우 찾아 앉은 거다.

지난번에 왔을 때 한 괴물에게 머펫에 대한 이야기를 좀 들었다. 이름이 샌즈... 라고 했던가? 여러 농담과 시시콜콜한 것들을 빼고 말하자면, 머펫은 지하에서부터 오직 거미들을 위해 힘써 왔다는 그런 이야기였다. 이번에 다녀온 휴가도 모두 거미들을 위한거라고 하더라. 그 많은 거미들을 다 데리고 다녀오는 건 쉼이 아니라 일이었을 텐데. 게다가 다녀오자마자 저렇게 복귀하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단 생각밖엔 안 든다.

아무튼, 장사가 잘 되는 걸 보니 좋다. 샌즈 말을 들어보니 머펫이 가게를 차릴 때 인간에게 빚을 좀 진 거 같던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거리에 점점 괴물 상권이 들어온다는 거다. 머펫을 시작으로 그릴비의 술집이나 아이스크림 가게, 토끼 여관 같은 괴물이 운영하는 가게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머펫 혼자서 인간들 틈에 끼어있는 것보단 훨씬 낫다. 장사도 잘 되니 빚도 금방 갚을 수 있을 테고.

그런데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우린 과거에 서로를 죽였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결국엔 우리 인간이 괴물을 몰아내 산 아래에 가뒀었다는 사실도. 이어 오랜 시간 후에 그들을 꺼내줄 수 있었음에도, 그것을 무시한 것도.

TV 뉴스에서는 괴물이 인간을 해칠까 봐 걱정하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하지만 두려워할 것은 우리가 아니라 저들이다. 그런데 괴물들은, 머펫은 그걸 잘 모르는 것 같다. 아니면 알면서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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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 감정을 잘 모르겠다. 머펫은 괴물이다. 나는 인간이다. 머펫은 팔이 네 개에 눈이 다섯 개다. 무섭게 튀어나온 송곳니는 한번 물면 손가락도 잘릴 정도로 날카롭게 나 있다. 그 외에도 내가 모르는, 서로 다른 부분도 많겠지.

여기에 올 때마다 매번 이런 쓸데없는 글들을 적었다. 뭐라도 해야 했다. 글쓰는 거라도 집중하지 않았으면 계속 머펫만 쳐다보다가 이상한 놈 취급을 당했을 거다. 하지만 지난번, 그러니까 어제는 글을 쓰지 못했다. 왜냐면, 글을 쓰려 노트를 꺼내 든 순간 머펫이 다가와 내 옆으로 앉았으니까.

그날, 늦어진 업무 때문에 평소와는 다르게 밤이 되어서야 제과점을 찾았다. 창가 너머 머펫의 모습이 살짝 보였다. 가게에 손님은 없었고, 단지 머펫 혼자 카운터에 앉아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한산한 길거리에 이제는 익숙해진 거미 차의 향이 났다. 문고리를 잡고 들어갈까, 그냥 돌아갈까, 얼마나 망설였었는지. 결국 가게를 뒤로했을 그때, 문 열리는 벨소리가 들렸다. 거기엔 머펫이 서 있었다. 그녀는 아직 문 안 닫았다며 싱긋 웃어 보였다.

나는 머펫이 기억할까 싶어 짓궂은 주문을 했다. '늘 먹던 걸로...' 머펫은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가서 잠깐 앉아 있어요. 물을 다시 끓여야 해서.'라고 하곤 움직였다. 평소 같았으면 차가 나올 때까지 글을 쓰며 시간을 때웠겠지만, 어젠 그 대신 머펫을 빤히 쳐다보았다. 바쁘게 움직이는 손들이 필요한 물건들을 찾아 돌아다녔다. 머펫은 시선을 분주하게 돌리다가 내가 빤히 쳐다보는 걸 알아채곤 신경 쓰이는 듯 머리를 쓸어 넘겼다. 나는 차가 다 될 때 즈음 노트를 꺼내 놓곤 머펫이 차를 가져가라고 부르기를 기다렸다. 그때가 머펫이 내 옆에 앉은 순간이었다.

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랐다. 좋아하는 게 뭔지, 어디서 태어났는지, 직업이 뭔지 하는 시시콜콜한 것들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린 즐거운 대화를 했다. 에봇 산 지하에 있을 때 거미들의 이야기. 괴물의 왕의 이야기. 거기서 괴물들을 내보내 준 한 인간의 이야기. 알 수 없는 뼈다귀 샌즈 등 그녀의 이야기들로 대화를 채웠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늦게, 그리고 가장 천천히 티타임을 보냈다. 다 식어 오히려 차가워진 찻잔을 앞에 두고 한참을 마시지 않았다. 좋았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같이 웃었다. 힘들었던 일들을 들으며 함께 슬퍼했다. 그러다 그녀는 나지막이 말했다.

'당신, 믿어도 되나요?'

난 그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지금 나는 머펫 제과점 안에 있다. 오늘은 그리 늦게 오지 않았다. 해가 다 지긴 했어도 가게엔 손님들이 조금 남아 있다. 오늘은 마지막 손님이 되기 전에 가게를 나갈 생각이다. 그리곤 다신 오지 않을 생각이다. 그래. 그녀는 괴물이다. 난 인간이다. 그녀는 팔이 네 개에 눈이...

어, 잠깐... 머펫하고 얘기하는 저 대머리 뭐야? 금연 구역이란 글자 읽을 줄 모르나? 머펫한테 담배 연기 되게 안 좋을 텐데. 가서 한 마디 할까? 어? 저 새끼 뭐 하는 거야? 지금 손을 어디에 올려? 설마 머펫 뺨을 때리려고 하는 건 아니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