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토리엘은 잠시 들고 있던 책을 내려놨다. 뒷문 너머에서 무엇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토리엘은 탁자위에 놓아 두었던 안경을 쓰고 서랍에서 양초를 꺼내 켠 후, 뒷문을 열어 밖으로 나갔다.

문을 열자 서늘한 바람에 양초의 불이 흔들렸다. 토리엘은 서둘러 이상한 소리가 난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톡..토옥...

촛농이 3방울 쯤 떨어졌을 동안 걸어 도착한 곳에는 별다른게 없었다.그저 갈라진 동굴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었을 뿐이었다. 토리엘은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건가 부끄러워져 괜한 귀를 툭툭 쳤다. 혹시나 해서 더 살펴봐도 특별한 건 없는 건 없었다. 뒤돌아 집으로 가려던 때, 다시한번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끄으응...

이번엔 똑똑히 들었다. 물방울 소리가 아닌, 무엇인가의 신음소리같았다. 좀 더 깊은 동굴로 통하는 왼쪽 길이었다. 토리엘은 다시한번 소리가 나는 쪽으로 급히 달려갔다.

이번엔 정말 무엇인가 있었다. 들썩대는 걸로보아 살아는 있는것 같았다. 토리엘은
조심스럽게 다가가봤다. 혹시 모르니 왼손은 언제든지 마법을 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응?'

어린 아이였다. 어림잡아 10~12살이나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쓰러져있었다.게다가 온몸이 흙투성이라 꼭 동굴에 맞는 보호색이라도 입은 것같았다.

'왜 이런곳에....?'

토리엘은 일단 아이를 집안으로 들기로 했다.

집에 도착한 토리엘은 아이를 조심스레 침대에 눕혔다.아까는 어두워서 자세히 보지 못했는데, 지금보니 온몸이 상처 투성이에 옷은 다 헤져있었다.

'흠...이게 무슨일이람..'

무슨이유로 이런 어린아이가 이런 험한 꼴로 쓰러져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토리엘의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게다가 이곳은 알려지지 않은 깊은 동굴인데 말이다. 토리엘은 일단 아이의 상처에 바를 약을 가져왔다.

'그런데...'

토라엘은 아이의 상처에 약을 바르며 이상한 점을 느꼈다. 아이의 몸에는 털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고 꼬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뿔이 달린 것도 아니었다.그나마 털이 잔뜩 나있는 건 머리쪽 뿐이었고 나머지는 매끈매끈했다.

'털이 거의 없다시피 한 걸 보면 우리족은 아닌 것같은데... 그렇다고 '샌즈일가'인 것 같지도 않아...'

그때 문득 바닷속으로 흩어지는 안개같은 느낌 토리엘의 머릿속을 스쳐갔다. 아주 오래전 본적이 있던 것 같았다. 이젠 희미한 옛날의 일이지만, 분명히 기억이 있었다. 토리엘은 급히 서재로 달려갔다. 그리곤 한참을 뒤져, 맨 안쪽 책장의 아랫칸 구석에서 먼지가 가득 쌓인 책을 꺼냈다.

토리엘은 먼지를 털지도 않은채 책을 뒤졌다. 페이지을 한장 한장 넘길때마나 마음속 초조함은 점점 커졌다. 그렇게 얼마나 뒤졌을까. 무엇인갈 발견한 듯 넘기던 손을 멈추었다. 잠시후, 토리엘은 창백한 얼굴로 책을 떨궜다.

아아...

비틀거리며 방으로 돌아온 토리엘은 의자에 털썩 쓰러졌다. 대형 사건이 터진 것같았다.그날 이후 단 한번도 본 적없는, 남아 있다해도 다른 괴물들의 사냥감이 된,

저 어린아이는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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