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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즈는 왠지 모를 소름돋는 기분에 소리를 지르며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길다란 쇠막대기 한 가운데에 사슬로 묶여져 괜시리 쇳조각들이 부딪히기만 했다. 당신은 샌즈의 뺨을 훑어내리던 메로나를 질척이는 소리를 내며 입 한 가득 혓바닥으로 휘저었다. 샌즈의 입은 쌉쌀한 철 맛이 나는 개방기구로 벌려져 있어서 소리를 내지르는 것 말고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메로나는 정말 맛있어, 그렇지, 응?"


당신의 침과 그의 몸에 붙어있던 먼지가 섞여 반쯤 녹은 메로나가 다시 뼈에 닿았다. 들려오는건 신음 소리도 아니고, 간지러운 소리도 아닌 이해할 수 없는 일말의 뭉뜽그려진 외침이었다. 그 공허한 눈빛에 무언가 불타오르는 듯 안광이 비추었지만, 막상 그것 뿐이지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샌즈의 시건방진 표정에 화가난 당신은 뭉뚝해진 메로나를 그 안광에다가 지져버렸다.


"…아…아아…아으으…!"


콘크리트로 투박하게 마감 된 회색 방의 가운데에서, 고통스러운 비명이 쇠작대기를 타고 균열을 일으켰다. 당신은 하나 둘 욕설을 내뱉기 시작하며 그 차가운 메로나를 두개골 끝 까지 받아 쳐 넣었다. 당신이 참아온 욕구의 분출구요, 나름 그가 저지른 죄악의 심판이었다. 온 몸에 힘이 풀려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눈물로 뒤덮힌 샌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눈 속 깊은 곳에 쳐박혀 나무막대의 끝자락남 남아 부들부들 떨리자, 그 끝을 타고 끈적한 연두빛 점액질이 바닥에 달라붙었다.


"에이 씨… 청소해야 하잖아."


당신은 거친 구둣발로 바닥을 쓸고는 미리 준비해둔 푸른 아이스박스를 열었다. 드라이아이스에서 뿜어져나오는 운무가 묘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샌즈는 머릿 속이 말 그대로 얼어붙어서 알 수 없는 침과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월드콘을 꺼내 한 바퀴 둘러 포장을 뜯어낸 다음 샌즈의 입에 들이밀었다.


"먹어, 먹어, 월드 베스트 아이스크림! 월드콘!"


샌즈는 계속 신음을 웅얼거리는 것이 정신이 나간 듯 했다. 당신은 그의 침으로 범벅이 된 월드콘을 입에 갖다대고는 콘과 함께 폭신한 아이스크림의 감촉을 묘사했다. "이렇게 부드럽고 달달하고, 심지어 바삭한데 왜 안먹을까?" 흰 부분이 사라지고 콘을 바삭하게 씹으려는 순간 샌즈의 침과 녹은 메로나가 섞여 당신의 바지를 타고 구두를 흥건히 적셨다. 머리가 또 열 때문에 아파오는 듯 했다.


"…끝 부분이 먹고 싶은 모양이구나, 응?!"


달콤한 초콜릿이 달려있는 콘의 끝 부분을 샌즈의 마지막 하나 남은 눈구멍에 쑤셔박았다. 월드콘의 머릿부분이 눈에 꽉 찬게 여름날에 피는 설유화 한 송이를 보는 듯 했다. 두개골 끝까지 관통당하는 고통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눈 앞이 두려웠는지, 샌즈는 묶인 몸을 미친듯이 흔들며 어떻게든 사슬 속에서 빠져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왜 저항하는거야, 왜?!"


당신은 커다란 아이스박스 한 켠을 묵묵히 지키고 있던 묵직한 아이스크림을 꺼내놓았다. 특제 누가바, 길이 일 미터를 자랑하며 부드러운 카라멜로 코팅된 모습이 누가 봐도 먹음직했다. 당신은 그 커다란 누가바를 샌즈의 아랫도리 밑에 고정시켜놓고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기 시작했다. 한 손에는 도끼가 쥐어져 있었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왜 내가 널 괴롭게 만들어야 해?!"


샌즈는 띵 한 머리로는 아직도 당신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는지, 계속 발버둥쳤다. 도끼를 쥔 손이 하얗게 물들고 떨려오자, 당신은 높이 들어 샌즈의 두 팔을 묶어둔 사슬을 내리쳤다. 조금 헐렁해졌는지 샌즈의 움직임이 조금 자유로워졌다. 사슬을 또 내리쳤다. 두 팔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다시 내리쳤다. 사슬이 끊어지자 다리도 움직였다.


허나 그 몸은 추락하더니, 골반 사이를 지나 커다란 누가바에 꽂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