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시발.


***


"넌 그 자리에서 죽은 목숨이었어."


눈동자의 유무만으로 사람의 인상이 이렇게 많이 바뀔 수 있을까. 위협적인 말투로 프리스크에게 말하던 샌즈는 샌즈가 아닌 것 같았다. 샌즈가 뿜는 험악한 분위기에 공기가 

가라앉았고. 불안한 정적이 레스토랑 안을 가득 채웠다. 프리스크는 그 말을 듣고 잠시 입을 벌리고 샌즈를 바라보더니, 그대로 말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그것을 보며 샌즈는 다시 눈동자를 떠오르게 하였고. 샌즈는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야, 꼬맹아, 그냥 장난이야. 인상..."


"대체 네가 뭐가 그리 잘났다고 그렇게 지껄여?"


평소로 돌아온 샌즈의 말을 끊은 프리스크의 목소리는 심상치 않아 보였다. 무언가를 간신히 누르고 있는 것처럼 덜덜 떨리고 있는 목소리에. 샌즈는 적잖이 당황한 듯한 표정을 얼굴 한가득 지어 보였다. 프리스크는 고개를 들지 않았고, 그 대신 그저 여린 손으로 하얀 식탁보를 일그러트릴 뿐이었다.


"뭐? 약속을 했다고? 대체 네가 한게 뭔데? 그저 바라보기만 한 거?"


프리스크의 손이 하얀 식탁보를 빨아들였다. 목소리와 함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갈색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프리스크의 얼굴은 핫랜드의 대지처럼 붉게 물들어 있었다.

샌즈는 그것을 보며 프리스크가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물론 그 분노의 근원이 자신의 말이라는 것도.


"내가.......얼마나 아팠는데."


누군가에게 간절히 호소하는 듯한 목소리와 함께, 프리스크는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든 프리스크의 붉은 얼굴에는 눈물 두 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결국, 프리스크 안에 쌓이고 쌓였던 불만은 터져버렸고. 프리스크는 아직도 느껴지는 고통에 샌즈를 노려보며 말을 이어갔다.


"다 봤잖아? 안 그래?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상처를 입으며 비명을 질렀는지 알고 있잖아!"


프리스크 답지 않은 큰 소리가 그녀의 입안에서 튀어나왔다. 그것이 적절하지 않음을 프리스크는 잘 알고 있었으나,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프리스크는 주체할 수가 없었다.

샌즈의 그 위협은 프리스크로 하여금 자신의 모든 노력과 인내가 부정당한 느낌이 들게 만들었고. 결국, 속에서 지금까지 쌓아둔 설움이 폭발하고 말았다.


"딱 한 번! 딱 한번이라도 좋았잖아! 적어도 파피루스와 싸우기 전에는 그냥 말로 좋게 해결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었잖아! 그렇게 해서라도 나를 도와줄 수 있었잖아!!"


프리스크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려쳤다. 레스토랑에 있던 모든 괴물의 시선이 집중되었으나, 프리스크는 신경 쓰지 않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분노를 샌즈에게 쏟아내었다.


"이젠 정말 너희 괴물의 독선에는 지치려고 해! 창으로 온몸이 꿰뚫었던 주제에 나에게 사과 한 번 없었고, 팔다리를 뼈들로 꿰뚫었던 주제에 그저 실실 웃기만 한 너희의 그 뻔뻔한 모습에! 그것에 이제 나는 지치는 걸 넘어서 치가 떨린다고!"


아팠다. 정말 아팠다. 프리스크는 정말 아팠었다. 창이 몸을 꿰뚫었을 때도, 뼈가 팔다리를 부쉈을 때도, 프리스크는 정말 많이 아팠었다. 살이 찢어지는 고통도 고통이었지만.

계속해서 모든 괴물이 자신을 계속 공격하고, 자신이 죽어야지만 괴물들이 행복해진다는 사실이 더욱더 괴로웠다. 그녀는 대체 무엇을 그리 잘못했길래.

계속해서 몸이 불태워지고, 뚫리고, 잘리고, 박살 나고, 으깨어지면서 수십 번 죽고 살아나는 것을 반복해야 했던 걸까.

대체 무엇을 그리 잘못했길래, 괴물들이 프리스크를 계속해서 죽이려 드는 걸까. 그들이 프리스크는 원망스러웠다. 

프리스크는 죽고 다시 살아 돌아올 때마다, 그 서러움에 방금까지 생생하게 느껴지던 고통에. 금색으로 빛나는 별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렸지만. 매번 토리엘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의지를 다졌다. 인내와 토리엘의 가르침이 빛을 발했던 걸까. 프리스크는 그 의지로 자신을 공격하는 괴물들에게 대화하며 끊임없이 자비를 베풀었고. 결국, 프리스크는 친구가 된 그들과 함께 미소 짓곤 하였다. 비록 그들의 대한 원망이 계속해서 쌓여갔음에도 말이다. 산더미처럼 쌓인 그들에 대한 원망은 결국 샌즈가 건드린 역린에 의해 터져버렸고.

쏟아져 내리는 원망은 결국 최악의 결과를 낳고야 말았다.


"너희 그냥 전부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프리스크는 얼마간 자신이 대체 무슨 말을 지껄였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알아차린 이후에는 이미 모든 게 끝나있었다. 잠자코 듣고 있었던 샌즈의 눈동자가 프리스크의 눈앞에 일렁이는 촛불과 함께 꺼졌다.


"샌......샌즈, 나는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


"꼬맹아 내가 진짜 몰랐을 것 같아?"


프리스크는 자신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에 변명을 내뱉으려 했지만. 샌즈의 위협적인 목소리가 그녀의 입을 틀어막아 버렸다. 프리스크의 실수는 샌즈의 역린을 건드리고 말았다.


"내가 멍청이인 줄 알았냐고."


샌즈의 분노는 프리스크의 분노와 전혀 달랐다. 그는 조용히 분노했다. 그는 목소리를 키우지도 목소리를 줄이지도 않았다. 그저 무뚝뚝한 말투로 프리스크에게 말했을 

뿐이었는데. 그의 모습은 한없이 위협적으로 프리스크에게 다가왔다. 처음 본 샌즈가 화난 모습과 죄책감에 이미 프리스크의 분노는 열기를 잃고야 말았다.


"새.......샌즈? 내가 잘못했......."


하얀 뼈다귀가 프리스크의 뺨을 스치며 날아가 프리스크의 입을 막았다. 따끔한 느낌과 함께 프리스크의 뺨에서 무언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대답해. 내가 모를 줄 알았냐고."


레스트랑에 남아 있던 모든 괴물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와 벽에 꽂힌 뼈를 보며, 우르르 밖으로 달려나갔다. 프리스크는 샌즈가 자신의 실수로 화가 났다는 것은 알았으나.

대체 무엇을 자신에게 묻고 있는 건지 이해 할 수 없었다.


"새...샌즈...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생소한 샌즈의 모습에 프리스크는 울먹이며 말했다. 이 정도로 무서운 샌즈의 모습은 프리스크에게 있어서 처음 보는 것이었다. 프리스크의 마음에 이는 두려움은 어찌 보면 

당연하였다.


"꼬맹아, 내가 진심으로 네가 토리엘 씨를 죽였다는 것을 몰랐다고 생각해?"


얼음으로 만들어진 하나가 날아와 프리스크의 심장을 꿰뚫어, 가슴을 찢어발기고 나오려던 말들을 전부 얼려버렸다. 샌즈가 입에 담은 내용은 프리스크가 전혀 생각지 못한 

것이었고. 프리스크의 얼굴은 당황으로 물들었다.


"왜? 입 다물고 있으면 모를 거라고 생각했어?"


샌즈는 그 얼굴을 보며 혐오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프리스크는 절대 감추려고 한 게 아니었다. 그것은 떠올리기 싫은 기억임과 동시에 그것은 프리스크의 실수가 초래한 끔찍한 

결과들 중의 하나였다. 


"나...난..."


어떻게든 해명을 하기 위해 프리스크의 입은 열렸지만, 프리스크의 입은 단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리고 꼬맹아 내가 방관만 한 이유를 알아? 왜냐하면, 뭘 열심히 해도 소용이 없거든. 내가 너의 리셋과 세이브 로드 능력도 몰랐을 줄 알았어?..."


"그...그게..."


샌즈는 끊임 없이 프리스크를 질책했다. 그의 말로 프리스크를 공격했다. 프리스크는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샌즈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애써 묻어두었던 죄책감이 등을 타고 올라 프리스크의 입을 막고 있었다.


"...만약 네가 우리 모두를 구원한다 한대도 너는 모든 것을 뒤로 돌릴 거잖아? 안 그래?

지금까지 우리가 애써온 게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샌즈의 말은 이미 프리스크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프리스크는 그 말에 어떤 대답도 하지 못했다.


"제발 꺼져, 너는 우리 괴물들을 더 비참하게 만들 뿐이야."


샌즈는 그 말을 끝으로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


프리스크는 눈이 퉁퉁 부은 채로 토리엘의 집에 쭈그려 앉아있었다. 그런 프리스크에 옆에는 회색 가루가 뿌려진 버터 스카치 시나몬 파이가 다소곳이 놓여 있었다.

프리스크가 스노우딘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을 보고 그녀 나름대로 치른 괴물들의 장례식이었다.


"토리엘, 저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프리스크는 밤새 운 탓에 잠겨 버린 목소리로 옆에 있는 파이에게 물었다. 프리스크는 대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였다.

샌즈는 자신을 보며 그저 괴물들을 더 비참하게 만드는 존재라고 말했다. 그저 변덕스럽고 마음이 얼마든지 바뀌어 언제 괴물들을 죽일지 모르는 존재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체 프리스크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 걸까.


밤새 그것만을 고민했었던 프리스크의 눈에 무언가 반짝이는 게 보였다.


***


"녜혜혜혜혜!! 인간, 이 위대하신 파피루스님을 부른 용건이 대체 뭐지?"


파피루스는 거만한 포즈를 취하며 거만하게 말했다. 눈이 아직도 빨개져 있는 프리스크는 파피루스를 향하여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파피루스, 미안한데 조금만 더 가까이 와줄 수 있어?"


"인간,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목소리에 힘이 없어?"


파피루스는 프리스크에 힘이 빠지고 무기력한 목소리에 깜짝 놀라 후다닥 프리스크의 바로 앞으로 달려왔다. 프리스크가 가까이서 들여다본 파피루스의 얼굴은 걱정과 근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인간, 고민이 있으면 말하도록 해. 특별히 이 위대하신 파피루스 님께서 이번만큼은 다 들어줄테니!"


프리스크는 나르시스트 같지만, 자신에 대한 애정과 걱정이 뚝뚝 떨어지는 듯한 파피루스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파피루스, 눈 감아 줄 수 있어?"


프리스크는 희미한 미소를 잃지 않으며 파피루스에게 부탁했다. 파피루스는 잠시 의문으로 가득 찬 표정을 지었으나. 곧 그의 눈구멍을 닫았다.

대체 어떻게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프리스크는 손을 파피루스의 눈앞에 흔들어 보였다. 파피루스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확인한 그제야. 프리스크는

등 뒤에 숨겨 놓았던 식칼을 꺼내었다.


***


오랜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이었다. 어쩌면 진짜로 나는 괴물들에게 유해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모두를 더욱 불행하게만 만들 뿐인 존재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나는 아무리 실수였다고 하지만 토리엘을 한 줌에 먼지로 만들어버렸다. 토리엘을 죽여버렸다. 내가 실수로 또 다시 한 번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모든 게 확실해졌다.


샌즈는 틀렸다. 나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다. 나는 내가 그런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건 그 증명의 첫걸음일 뿐이었다.


나는 칼을 목표물을 향해 쑤셔 박았다.


***


"____!"


무언가가 찢기는 끔찍한 소리와 누군가의 억누른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파피루스는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뜨고 그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소리에 근원지에 있던 것은 프리스크였다. 날카로운 칼날을 목덜미에 힘껏 쑤셔 넣으려고 기를 쓰며, 비명이 새어 나오지 않게 손으로 입을 막고 있던. 이미, 고통에 

눈물 콧물 침까지 바닥에 칠칠하지 못하게 흘리고 있던. 칼날이 박힌 곳에서 붉은 액체가 분수처럼 뿜어나오던 프리스크가 그곳에 서 있었다.


파피루스는 그것을 보며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프리스크가 왜 저런 짓을 하는지, 그런 이유 따위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를 막아야만 했다. 파피루스는 시시각각 죽어가고 있는 프리스크를 향해 최대한 빨리 달려갔다.


그런 파피루스를 발견한 프리스크의 입에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졌다. 아무리 고통 속에 있더라도, 자신을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그렇게도 기뻤던 걸까.

아님, 파피루스가 자신의 영혼을 통해 꿈을 이루는 상상이 즐거웠던 걸까. 무엇이 되었든 그 모습에 프리스크의 의지가 가득 차올랐고, 프리스크는 있는 힘껏,

목에 박힌 칼을 자신의 목을 향해 휘둘렀다.


붉은 꽃들이 하얀 눈 위에 만개했다.


***


그냥 내가 집중력이 딸리는 듯, 중간에 아예 멘탈이 터짐. 대강 내용은 간단하게 요약해서

제목은 훼이크고 프리스크가 레스토랑에서 샌즈한테 상처받고 차라리 자신이 그런 존재라면 죽어서 괴물들 해방시키고 파피루스 왕실 근위대원 만드는게 낫다고

생각해서 자기 목을 스스로 그으며 죽는거. 원래는 머리가 덜렁거리는거까지 쓰고 싶었는데 의지가 부족했음. 그래서 깔끔하게 보내줌.

아, 이제 싶다 글 문학으로 찌러 가야겠다.



이번 글은 정말 진지하게 더럽게 못썻었으니까. 


일단 내가 먼저 누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