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은 딴 갤럼에 싶다글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

아침 햇살이 들어오지만. 아직은 어둑어둑한 방안에서
당신은 창백한 모디터 불빛을 받으며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었다.
계속해서 키보드를 누르기를 몇시간,
당신은 갑자기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가락을 멈추었다.
눈 앞에 쓰여진 미완의 이야기를 보자, 당신의 입에서 저절로 한숨이 튀어나왔다.

"아...막혔다."

당신은 천장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이 이야기는 완성되어야 했으나, 당신은 이 이상의 이야기를 이어나갈 방법을 찾지 못하였다. 그 이후로 당신은 몇번 문장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으나. 이야기는 흘러가지 않았다. 결국, 써지지 않는 문장에 당신은 답답함을 느끼며.
몸을 일으켰다.

"물이라도 한잔 마시고 다시 써봐야겠다."

당신은 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그렇게 말하는 순간에도 당신의 머리는 최적의 시나리오를 찾아내기 위해. 팽팽 돌아가고 있었다.
그 탓이었을까. 당신은 방문 앞에서 들려오는 발소리를 듣지 못했고. 그대로 아무생각 없이 방문을 열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당신의 방문 앞에 서있었다.

"#&:#&@:@#.@:!!!!!!!"

당신은 외계어로 이루어진 괴상망측한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나려 하였다. 그러나, 당신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중심을 잃어버렸고. 당신의 뒤통수는 바닥과 딥키스를 나누어야만 했다.

강도? 괴한? 묻지마 살인마? 스토커? 또라이?

수 많은 최악의 상황이 머리에 전해져 오는 고통과 같이 찾아왔다. 당신은 어느 쪽이든 경찰을 불러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이! 당신! 더...더 이상 접근 하지마! 경찰! 경찰 부를..."

"그 비결이 무엇이니?"

부드럽운 남자의 목소리가 당신의 큰 목소리를 막았다.
당신은 그 엉뚱한 질문에 당황한 나머지.
멍청해보이는 얼굴을 지으며 대답했다.

"네?"

"그 비결이 무엇이냐고."

또 다시 그 부드러운 목소리가 당신의 귀를 간질였다.
당신은 그제서야 당신의 집에 칩입한 남자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 남자는 깔끔한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그의 머리는 정리되어 있었고, 그의 몸짓에서는 예절이 깊게 스며들어가 있었다. 도저히 강도, 도둑, 괴한으로는 안 보이는 겉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당신의 경계심이 살짝 녹아내렸다.

"누구신데 그걸 물어보시는거죠?"

당신은 아직까지 의심을 완전히 거두진 못한 말투였다.
그 질문을 받은 그 남자는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너를 항상 지켜봐오던 사람."

소름이 당신의 척추를 찌릿하게 타고 올라왔다.
눈 앞에 있는 그 남자가 무서워서 그랬던걸까.
아니었다. 당신은 그 남자의 그 말을 들으며
최근 보았던 영화의 인상깊었던 한 장면을 떠올렸다.
그 장면의 상황은 지금 상황과 상당히 유사했었다.
자연스레 기쁨이 당신의 마음 속에 차올랐다.
당신은 정말 이 건 재밌을 것이라 생각했다.
정말 좋은 소재거리를 하나 발견한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영화 같은 장면 속에 직접 처해보다니!
창작에 미친 당신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었다.

"저기...장소를 옮겨서 대화 해볼까요?"

***

따뜻한 하얀 연기가 두 잔의 컵에서 피어올랐다.
그 사이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던 당신과 그 남자가 보였다.
당신은 당신 앞에 놓여진 컵을 집어들고 내용물을 조심스레 들이켰다. 그 온기가 당신의 마음에까지 전해져왔다.

"그러니까...제가 지금까지 쓴 모든 글을 보셨다고요?"

나와 마주보고 있던 그 남자는 질문을 듣고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손이 컵을 그의 입가로 옮겼다.
내용물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셈이지."

당신은 권총이 필요했다. 크고 아름답고 짱짱한 권총이 하나. 당신을 한방에 예수님이나 염라대왕님 앞에 보내 줄 수 있는 강한 권총이.
당신의 입은 미소를 띄고 있었지만 당신의 눈은 밧줄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대체 비결은 언제 알려줄건가?"

"아니, 그런 건 없다니까요..."

반복되는 질문에 지친 당신은 살짝 한숨을 섞어가며 말했다. 금손이 되는 비결이라. 당신같은 기만자 새끼는 알리가 없었다.

"그럼 손이라도 줘보게."

"내?"

갑자기 그 남자가 던진 이상한 요구에. 당신은 무심코
또 멍청한 표정을 지어버렸다.

"모른다면 직접 알아내는 수밖에 없지 않는가?
직접 손을 본다면 뭔가 보일지도 모르지."

당신은 그 남자가 뱉은 어이없는 논리에 헛웃음을 쳤지만.
그 남자가 지은 표정이 상당히 진지했기에.
아무 의심 없이 당신의 손을 그 남자에게 내밀었다.
손을 내밀자 그 남자는 곧바로 당신의 손을 세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니, 그런거 들여봐도 아무것도 안 나온다니..."

그 남자는 당신의 손을 살펴보며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었고. 당신은 잠깐 보인 서슬푸른 칼날에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차가운 칼날이 당신의 목을 스쳐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안 좋은 예감이 들기 시작한 당신은
뒤로 물러나려 했으나. 무언가가 당신의 두 발을 꾹 누르고 있었다. 당신은 다른 쪽 팔이라도 움직여보려고 하였다.
어째서인지 움직이지 않았다.
식은 땀이 당신의 목덜미를 훓었고.
이미 모든 건 늦어있었다.

차가운 칼날이 당신의 손목에 박혔다.
뇌가 수만 마리의 개미들에게 갉아먹히는 것 같았다.
끔찍한 비명이 당신의 목구멍까지 차올랐으나.
부드러운 목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손이 당신의 입을 막았다.

"쉬이잇...다른 사람이 듣지 않는가.
나는 그저 이 손을 조금 가져가고 싶을 뿐이라네.
물론 자네의 동의 따윈 안 구할 뿐이지만.
그 건 그렇고 도끼로는 역시 잘 안잘리는구만..."

당신의 눈에 하늘 높이 치켜올려진 붉은 칼날이 보였다.
그리고...당신의 몸은 살충제에 맞은 바퀴벌레처럼 마구 비틀리기 시작했다.
고통이 당신의 이성을 잡아먹었고.
당신의 입을 막은 손을 타고 눈물과 콧물, 침의 혼합물이 흘러내렸다.

"쯧...역시 뼈는 도끼로 잘 안잘리는구만. 다행히 나는
준비성이 뛰어난 사람이라네. 이럴 때를 대비해 줄 톱을 가져왔지."

희미해져가는 당신의 정신 사이로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남자의 목소리는 묘하게 들떠 있는 것 같았다.
그 것을 생각할 수 있었던 여유도 잠시, 무언가 갈리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당신의 머리는 백지가 되었다.
한번 슥삭 갈리는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당신의 눈동자는 위로 올라갔고.
결국, 당신의 눈에 흰자위만 남은 순간에
당신은 편안한 안식을 맞을 수 있었다.
그 이후에도 뼈가 갈릴 때마다 당신의 몸은 움찔거렸다.

***

그 남자는 뿌듯한 표정으로 머리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소매자락으로 훔쳤다. 그의 손에는 당신의 손이 피와 지저분한 뼛가루와 함께 들려있었다.
그 남자는 그 것을 보며. 눈을 뜬채 기절해 있는 당신과.
피와 뼛가루 투성이가 된 테이블을 남기고
그 남자가 가져온 투명한 통을 집어들었다.
그 통의 뚜껑이 열렸고. 그 남자는 당신의 손과 함께 포르말린 용액을 부어넣었다.

그 남자의 113번째 컬렉션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그 남자의 기쁨으로 붉어져 가는 얼굴은 벌써부터
이 손이 진열될 순간을 상상하고 있었다.

그 남자는 이빨까지 드러난 웃음을 지으며.
당신의 손이 담긴 통을 쓰다듬었다.

***

히익...보고 무서워서 30분만에 써옴.
비추는 내가 먼저 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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