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이 곳에 서있었다.

너희가 죽어갈 때에도, 노란 괴물이 너희를 대피시킬 때에도.

난 가지 않는다. 물론, 이번에도 너를 만나기 위해서다. 수 없이 겪어온 일이다.

네가 무슨 일을 벌였는지 알고있다.

다른 괴물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알고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불과 몇 시간 전에도 웃고 떠들던 괴물들의 모습들이 머릿 속에 아른거린다. 나올리 없는 눈물이 조금씩 눈가에 맺히는 듯 하지만, 너희들을 위해 잠시 접어둬야겠다.
.. 이제 곧 올 시간이다.

거칠게 문을 열어젖히는 소리가 들렸다.

소년인지 소녀인지 모를 아이의 모습이 비쳤다. 떨어진 아이. 나는 너를 여러가지 모습으로 만나봐왔다. 한 때는 구원자로, 한 때는.. 지금과 같은 학살자의 모습으로.
본디 나는 어디에든 존재할 수 있는 종류의 괴물이므로, 네 여정을 지금까지 쭉 지켜봐올 수 있었다. 물론, 내가 볼 수 있는건 그것 뿐만이 아니다.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게 닦인 창문에, 네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죄악이 비쳤다.



네가 서서히 나를 향해 다가선다. 나 또한 조금도 물러설 생각은 없다. 네 눈을 보며, 나는  이번에도 최대한 감정을 죽여가며 차분히 말했다.

'네가 한 짓을 보아라.'

'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어.'

'네 영혼은 깨끗하지 않아.'

'......!' '......!'


차근차근, 말을 이어나간다. 인간과 나만 남은 넓은 홀. 그 안을 내 목소리인지 울림인지 모를 것이 점점 매워나간다.

마침내. 나는 너에게 네가 한 일로 인해 고통받은 괴물들의 목소리를 너에게 모두 들려주었다.

허나 너의 눈동자는 이번에도, 조금의 떨림도 없이 차분했다. 누구든 노력만 한다면 착한 사람이 될 수 있는가.. 역시, 수많은 가능성을 겪어왔지만 내 대답은 변하지 않을 듯 싶다.



최근 떨어지는 인간들은 항상 같다. 구원자의 모습으로 등장해선 나에게 헛된 기대감을 심어놓고, 세계를 뒤집고는 다시 학살자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번에야 말로 힘으로 물러서게 하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허나. 죽음 앞에서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던 한 괴물의 신념을 알고 있기에. 나는 여전히 너의 눈동자만 들여다 볼 뿐이다. 이번에도 난 네 뜻을 굽히지 못했다.

이후의 일은 그의 형제에게 맡길 일이니, 나는 어디까지나 관찰자의 역할을 다 할 뿐이다. 이번에는 막아줄 수 있기를. 나는 이번에도 그저 무력하게, 떠나는 인간의 등을 지켜 볼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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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보고 웃겨서 망상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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