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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으... 응...'
갑자기 들리는 외마디 신음소리. 잠이 들듯 말 듯 하던 나는 갑자기 섬뜩한 기운이 돌아 잠에서 깬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놀란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옆 침대에 아스리엘이 자고 있다. 창문이 살짝 열려있고 그 사이로 잔잔한 바람이 들어온다. 아주 고요한 밤이다. 아스리엘은 이불을 침대 아래로 떨어트려놓고 쪼그려서 자고 있다. 아마도 잠결에 더워서 이불을 내팽겨쳤는데 추위가 도는 모양이다. 잠든 아스리엘의 모습을 보니 방금 들은 비명소리가 잊혀지고 입가에 옅은 미소가 띄여진다. 쪼그려 자는 아스리엘을 보니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나는 뻐근한 몸을 겨누어 아스리엘이 떨어트린 이불을 줍는다.
이불을 덮어주려고 가까이에서 아스리엘을 보니 전보다 얼굴이 창백해보인다. 조금씩 몸을 떠는게 보인다. 역시 이불을 덮어주려 하길 잘한것 같다. 내가 아니였으면 이 염소자식은 내일 시도때도 없이 기침을 하고 다니겠지.
'으아아아악!'
이불을 덮어줄려는 찰나, 아스리엘은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놀란 나는 이불을 천장으로 던지며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천장으로 던진 이불은 곧 내 머리 위로 떨어진다. 그대로 멍을 때리던 찰나, 아스리엘이 걱정이 된다. 나는 뒤집어쓴 이불을 헤치고 아스리엘의 상태를 확인하려 일어선다.
아스리엘은 더욱 격렬하게 몸을 떨고 있다. 오른쪽 팔은 경련이 일어났는지 손가락 마디가 애매하게 굳어있고 짧은 간격으로 발작을 일으킨다.
'차...라...... 제...ㅂ..ㄹ... 그건......'
아스리엘이 낑낑댄다. 악몽을 꾸고 있는 듯 하다. 그러고 보니 아스리엘이 차라와의 추억을 말해준 것이 생각난다. 차라가 자기가 제일 아끼던 장난감을 뺏어 벽난로에 던진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날 자기와 놀아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랬다던 것 같다. 아스리엘은 그 때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이럴 때 보면 겉으로는 항상 강한척 하지만 참 마음은 아주 여려보인다. 창문 틈 사이로 삐걱대며 들어오는 바람이 점점 거세진다.
아, 지금 이럴때가 아니지. 아스리엘을 달래 주어야지. 나는 창문 쪽으로 달려가 날씨를 확인해 본다. 밤이라 밖이 잘 보이진 않지만 습한 냄새가 난다. 금방이라도 비바람이 몰아칠 것 같은 느낌이다. 나는 어서 창문을 닫고 바닥에 떨어진 이불을 집어 아스리엘한테 덮어준다. 쪼그려 있어서 그런지 막 덮어 주었는데도 아스리엘의 몸을 다 덮는다. 그러고 나서 아스리엘의 침대 가장자리에 사뿐히 앉아 아스리엘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식은땀을 흘렸는지 털이 조금 젖어있는게 느껴진다.
'괜찮아, 지나간 일이야.'
나는 아스리엘이 듣진 못하겠지만 달래는 데 도움이 될 듯 싶어 잔잔하게 말을 꺼낸다.
창문 밖을 바라본다. 검은 하늘 말곤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다. 바람이 창문에 격렬하게 부딪치며 삐그덕 소리를 낸다. 그 소리에 맞춰 아스리엘의 몸이 움찔거린다. 다행히 경련은 멈춘 것 같아 보이네.
날이 밝을 때 까진 바람이 멈추진 않을 듯 하다.
방금의 고요를 다시 찾을 순 없을까.
첨써봄
-금단의 짤일시 자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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