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는 '황무지 이야기'

원작에서 해결 안한 떡밥들 나름대로 수거해보는 이야기 (동인해석 있음 주의)

불살엔딩 이후 3년~3년 반 정도 된 시점


1편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479175

2편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482018


3편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484113


---------

오후 5시.

샌즈는 손으로 흙이 묻은 옷을 털고 머펫의 제과점으로 다시 돌아왔다.

비밀입구가 있는 곳은 지하실이었는데, 거미들의 방으로 쓰고 있는지 곳곳에 거미줄과 거미 넣는 상자가 즐비했다. 

'망가뜨리지 마시오' 라고 삐뚤빼뚤하게 쓰여진 거미줄도 보였다. 


샌즈는 파란 마법을 스스로에게 걸어서 날 듯이 방 밖으로 나왔다. 

카운터로 다시 돌아오면, 머펫이 의자에 앉아 그날의 수입을 쌓아두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다. 

샌즈는 휘파람을 불며 카운터 옆에 허브를 따온 바구니를 올려놓았다. 

머펫은 예상시간보다 샌즈가 빨리 돌아와서 놀란 것 같았다. 


"여어, 괜찮았어?"


샌즈는 머펫에게 말하며 싱크대 옆의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마셨다.

입가를 훔치고 의자를 꺼내 머펫의 맞은편에 앉았다. 

머펫은 평소대로 아후후후, 하고 웃더니 들고 있는 펜으로 샌즈를 가리키며 뭐라고 말했다. 

샌즈는 눈살을 찌푸렸다. 머펫이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알았지만, 뭐라고 말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머펫은 눈을 감으며 또 무어라 말했다. 이번에도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미안한데, 괴물 언어 하는거 맞아?"


샌즈가 머리를 짚으며 말했다. 

머펫은 고개를 갸우뚱 했다. 샌즈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 

샌즈는 자기가 실언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머펫이 그를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이렇게 칭찬을 들은 게 처음이라서."


샌즈는 해골 웃음을 지으며 어떻게든 얼버무렸다.

거기에 머펫은 샌즈가 실없는 해골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 

앞으로 카운터는 자기가 볼테니 샌즈는 배달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머펫은 이미 일거리 몇개를 받아놓았다고 했다. 

다음날도 카운터를 보는 것이 그닥이었던 샌즈는 흔쾌히 승낙했다.


샌즈는 내일 또 보자는 머펫의 인사를 들으며 가게를 나왔다. 왼손에는 제과점에서 산 빵 몇개가 들려있었다. 

(머펫은 물건을 팔 때 직원에게서도 돈을 받는다.)


*


샌즈는 본인이 좋아하는 소시지빵을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었다.

봉투에 들어있는 빵은 파피루스에게 줄 피자빵 외엔 전부 크림이나 꿀이 들어간 종류의 빵들 뿐이었다.


"어린애가 좋아할 법한 것들이지, 안그래?"


*


팟, 소리와 함께 샌즈는 에봇 12가 외곽에 위치한 에봇 대학병원 앞에 나타났다.

병원 앞은 저녁시간이라 한산했지만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저녁을 먹고 삼삼오오 모여 


잠깐 산책을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샌즈는 아홉살에서 열살짜리 정도 되는 아이가 부모 앞에서 공을 차고 노는 것을 잠시 흐뭇하게 바라보고는, 

병원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에 도착한 샌즈는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여기서부터는, 귀찮지만 걸어가야 한다. 

콧노래를 부르며 샌즈는 '1260호'라고 쓰여진 병실 앞에 섰다. 

문 옆에 쓰여진 환자 이름을 살펴보면, '프리스크 드리무어'라고 써져 있다.


"폐하도 참.."


샌즈는 어깨를 으쓱하고 병실에 노크했다. 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당신은 문 밖의 방문자에게 누구냐고 물어봤다.


"나야. 샌즈."


샌즈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신은 눈에 띄게 기뻐하며 샌즈에게 들어오라고 말했다.


샌즈는 프리스크에게 오랜만이라고 말하며 안으로 저벅저벅 들어왔다. 

먼저 눈에 띈 것은, 많이 좋아진 프리스크의 상태였다. 

샌즈는 두 달 전 프리스크가 폐렴에 걸려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를 떠올렸다. 

처음 병원에 입원했을 땐 노란 얼굴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상태가 안좋았었다. 

반대로, 토리엘은 하얀 얼굴이 노랗게 질렸었다. 


"폐..감기는 좀 나았냐, 꼬맹아."


샌즈는 프리스크의 머리를 앙상한 손으로 쓰다듬어주면서 말했다. 프리스크는 샌즈를 한번 안아주고 자기는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샌즈는 프리스크에게 좋아보여서 다행이다, 앞으로는 몸 간수 잘 해라, 아주머니를 걱정시키지 말아라 등의 말을 했다. 

프리스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샌즈는 환자복을 입은 프리스크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이거, 빵을 사왔는데 말이야..."


샌즈는 프리스크에게 빵 봉지를 보여주었다. 샌즈는 침대 옆의 냉장고를 열고 빵을 그 안에 넣었다. 

프리스크는 빵 봉지에 그려진 머펫을 보고 입을 가리며 웃었다.


"그래, '거미가 들어간' 빵이지. 아주머니 몰래 먹어라."


샌즈는 프리스크와 눈을 맞추고 키득거리며 말했다.


-당신은 파피루스와 언다인, 알피스는 잘 지내냐고 물어보았다.


"그래, 모두 잘 지내."


샌즈는 프리스크의 침대 밑에서 간이침대를 꺼내 앉았다.

병실 창가에서, 무언가 익숙한 것이 걸려있다는 것을 알았고 눈에 띄게 놀랐다.



viewimage.php?id=38b3d423f7c639aa6b&no=29bcc427b38577a16fb3dab004c86b6fb8c469a51a456a5784032af17309d3b1225e4570804a6a78505277e8f6ebe8a2074f75c745925e1008b257


그것은 깃이 빳빳한 여름용 세일러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