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를 생각하면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으니 높은 첨탑에 기댄 사다리에 올라탄 듯 온몸이 울렁거렸다. 고소공포증은 없었는데. 창문에서 떨어져 눈을 방 안으로 돌렸다. 그래도 울렁임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의자로 다가가려다 결국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뭐하러 너는 내게 연락을 했을까. 나는 왜 네 연락을 받고 갔을까. 왜 26분 늦어버렸을까. 그 26분 동안 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대답을 들을 수 없는 질문을 허공에 던지며 머리를 뒤로 찧었다. 그때 튄 뼛조각 중 하나가 내 머리에 박혔던걸까. 아스팔트에 남은 핏자국은 이미 수차례 비가 쏟아져 지워졌는데 기억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ㄱㄱㅈ
진회색(influence12)
2016-05-25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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