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크 패러블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7.5 18 19 20 21 특별편 22 23 24 ]
"하지만, 결국 괴물을 죽이는 것 외 방법이 있는지는 알 수 없는 거네."
없다고 보는 게 맞지. 괴물들은 저 결계를 깨려고 오랜 시간 노력했을 거야. 그런데도 결계를 깨지 못 했다는 건, 방법이 더 이상 없다는 거겠지.
"그래도 어쩔 수 없지?"
그래. 답이 없어 보여도, 너가 여기에서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
너는 아직 남아있는 버터스카치 시나몬 파이를 마저 먹기 시작했다. 기억을 되돌아보면, 지금까지 괴물들이 보여준 친절과 배려는 너에게 과분한 것처럼 보였다. 토리엘은 자신과 종족이 다른 자신에게 보살핌을 약속했고, 다른 괴물들과 연락을 할 수 있게 핸드폰도 쥐어주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어 주고, 양육을 약속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하기 힘들었다. 비록 너는 집으로 돌아가야기 때문에 그 친절을 저버리고 말았지만, 너를 보내주면서 베푼 사랑은 너무나도 컸다. 게다가, 샌즈에게 보호해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했다. 토리엘의 파이에선, 그런 친절의 맛이 나고 있었다.
처음, 너에게 자비에 대해 알려준 프로깃도 생각났다. 괴물들은 마법을 통해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도 그 프로깃은 너에게 그런 마법을 쓰지 않고 대신 부탁을 했다. 다른 괴물들에게 친절을 베풀어달라고 부탁했다. 처음 보는 인간에게 해주는 말이,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어달라는 것이었다. 세상에,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샌즈는 말할 것도 없다. 더 이상 생각하면 끝이 없을 정도로 친절했다. 토리엘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힘을 아끼지 않았다. 샌즈의 동생 파피루스는, 일생일대의 목표인 인간 사냥을 포기했다. 단지 그 인간이 울음을 터뜨렸다는 이유로, 자신이 그리도 원하고 원했던 꿈을 포기했다. 언다인에게 너가 얼마나 좋은 인간인지에 대해서 삼 일 동안이나 역설하기도 했다. 이상해보일 정도로 스파게티 광이고, 목소리가 큰 유별난 해골이지만, 자신의 형을 아끼고 있었다. 노란 괴물 꼬마는 존경했던 언다인에게 대항하여 너를 지켜주려 했다고 했다. 언다인도, 괴물 꼬마의 모습과 너의 태도를 마주하고선, 아무것도 하지 못 했다. 오히려 부끄러워했다. 진정한 영웅이었다.
애완돌은……, 이제 괜찮아졌지. 버터스카치 시나몬 파이를 입에 물고 옆을 돌아봤다. 언제부턴가 접시 위에 돌이 올려져 있었다. 화를 박박 내던 그 애완돌은 아닌 것 같았다. 어느새 돌을 놓고 가버린 듯 했다. 괴물들이 너에게 행사한 폭력들은?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의도였다.
……, 글쎄, 난 좀 생각이 다르지만 말야. 이거에 대해선 나중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
"너도 먹을래?"
아니, 토리엘이 준 파이는 이미 먹은 적 있어서 별로 상관없어.
너가 마지막 파이 조각을 먹었을 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파피루스가 먹을 것이 가득 들어있는 듯한 종이 가방을 품에 안고 있었다. 파피루스는 너를 보면서 활짝 웃었다. 파피루스는 종이 가방을 든 채로 주방에 들어가 그것을 놓았다. 들어오자마자, 이상한 웃음 소리를 내며 이것저것 말할 줄 알았는데, 그러진 않았다. 한쪽 눈을 치켜올리면서, 안 그래도 짝눈인 눈을 더욱 힘을 주며 말했다.
"샌즈와 좋은 시간 보냈나, 인간?"
"파피루스 씨가 생각하는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샌즈가 파이를 주면서 응원해줬거든요."
"응? 인간? 내가 생각하는 게 뭔데?"
파피루스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파피루스가 두르고 있는 머플러도 같이 들썩였다. 파피루스는 아무래도 머리 속에서 이미 샌즈와 너를 한데 엮은 것 같았다. 당황스러운 오해였지만, 파피루스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굳이 기를 써가며 부정하고 싶지도 않았다. 어차피 듣지 않을 것 같은 데다가, 강하게 부정하는 것도 오히려 긍정의 의미를 표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너는 파피루스의 말에 제대로 대답하기보단, 아예 다른 얘기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딱히 얘기할 주제가 떠오르지 않았다. 너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계속 짓고 있자, 파피루스는 녜헤헤 하는 이상한 웃음 소리를 낸 뒤 입을 열었다.
"그런데, 형은 어딨어?"
"잘 모르겠어요. 그냥, 갈 곳이 있다면서 나갔어요."
"바쁘게 움직이는 형이라, 별로 적응은 안 되지만 좋은 일이야! 인간 덕분에 우리 집의 분위기가 한 층 더 좋아진 것 같아. 어디로 가는 건진 모르겠지만 말야. 난 요즘 할 게 없다구. 퍼즐 관리도 할 게 없고, 인간을 잡으려고 순찰을 돌 일도 없단 말야. 다른 일을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
"음, 스파게티 연구를 더 해보는 게 어때요?"
"인간! 내가 물론 스파게티를 좋아하긴 하지만, 연구할 필요까진 없다고! 이미 기가 막힌 맛을 자랑하는 스파게티에 더 이상의 연구는 필요 없어!"
너는 비록 지금까지 파피루스의 스파게티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조금 스파게티 맛 좀 어떻게 해보라는 식으로 말한 것이었다. 샌즈가 해준 말을 생각해 보면 스파게티의 맛이 어떨지 뻔히 보이기 때문이었다. 너는 파피루스가 스파게티를 먹어보라고 말을 하기 전에 또다시 다른 얘기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이래저래 분위기를 맞춰주기가 힘든 해골이었다. 확실히 착한 해골이긴 했지만, 지독하게 맞춰주기 힘들었다.
너가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파피루스가 말했다.
"편히 쉬고 있어. TV에서도 너가 딱히 좋아할만한 건 안 할 거고, 재밌는 놀잇거리도 없지만 말야. 물론, 나는 메타톤이 하는 방송을 엄청나게 즐겨보지! 다만, 너가 그렇게 좋아할지는 모르겠어서 그래. 샌즈 방에서 쉬고 있어도 되고, 아무거나 해도 좋아. 심심하면 내 방에 들어와도 돼. 그냥, 인간, 네 집처럼 있으라는 거야! 자기 집에서 해야할 일을 정해놓고 있는 괴물은 없잖아? 물론 너는 인간이지만 말야! 녜헤헤!"
파피루스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힘찬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어우 조따 쓸모없는 새끼, 씨펄. 저새끼만 없으면 내 얘기의 반이 줄어들어. 플롯에 영향도 못 주는 씨발 민폐새끼 어우. 씨발. 파피루스가 주인공인 문학이 없는 이유가 다 있어.
미친ㅋㅋㅋㅋㅋㅋ 막줄에서 진심이 느껴진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 dc App
막줄은 차라가 아니라 작가가 들어간거같은디 이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