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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는 이미 벗겨놨고, 쓰레빠도 바지 벗기는 도중에 걸려 벗겨져 눈앞에 보이는 건 조금씩 변형되며 녹아내리는 골반과 역시 부서질 듯 녹아내리는 가느다란 대퇴골과 종아리뼈, 정상이 아닐듯한 발을 가리고 있는 새하얀 양말. 정말로 새하얗지는 않지만 일단 원래는 그랬을 것이다. 바지춤을 주섬거리며 내리는 소리를 듣고 제노샌즈가 세이브스크린 건너편의 미친놈이 뭘 하려는지 깨달았으면 좋겠다. 미친놈이라고 욕하다가 손이 골반에 닿자 흠칫하고 조용해졌으면 좋겠다. 그대로 한참을 가만히 있고 싶다. 제노샌이 바로 박을 줄 알았더니 왜 가만히 있지 어리둥절했으면 좋겠다. 혹시 주저하고 있나 싶어서 감화시키려고 제발 친구야...제발, 이걸 듣고 있다면... 그냥 다 잊어버리자고. 알겠지? 그냥 골반에서 손을 떼. 그러면...뭐, 일이 훨씬 쉬워질 거야. 라고 말하는 걸 조용히 듣고 있다가 골반에서 손을 떼고 싶다. 제노샌이 말을 들어먹은 줄 알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면 좋겠다. 나한테 자비를... 라고 말할 때 바로 박아버리고 싶다. 말하는 도중에 친절막대기가 강하게 들어와 말하다말고 헉 하고 멈췄으면 좋겠다. 그대로 메챠쿠챠 박고 싶다. 박히는 리듬에 맞춰 제노샌이 해골,에, 박,다니, 너, 진짜,로, 미친,놈, 인가, 보구,나, 그렇,지? 하고 헉헉대며 독설을 신음처럼 내뱉었으면 좋겠다. 박는동안 엉치뼈랑 골반이 녹아내려 친절막대기에 엉겼으면 좋겠다. 흠 이렇게 녹아내리다니 박히는게 그렇게 좋아? 하면서 더 세게 박아주고 싶다. 마무리를 하고 결국 다 녹아내려 형체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는 골반뼈를 웅그려서 세이브 스크린 안으로 밀어넣어주고 싶다. 감사 인사는 됐어 하면서 쿨하게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