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즈가 프리스크 데리고 파피루스가 죽었다는 자리로 갔으면 좋겠다. 길 위에 서서 괴물포비아에게 맞아 죽은...것 같다며 씹어뱉듯 말하는 언다인의 말을 들으며 바닥을 멍하니 쳐다보다가 털썩 하고 무릎을 꿇었으면 좋겠다. 혹시나 파피루스의 잔해가 남았을까 보도블럭 사이의 틈을 손가락뼈 끝으로 긁다가 완전히 엎어져 등을 들썩거리며 울었으면 좋겠다.
아무것도 없이 파피루스의 장례식을 치뤘으면 좋겠다.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잠을 자지 못하던 샌즈가 밤에 홀로 집으로 돌아와서는 침대에 앉아 멍하니 있다가 옆으로 쓰러졌으면 좋겠다. 깜빡 눈을 감았다 뜨니 밤이었으면 좋겠다. 폰으로 시간을 확인해보니 하루가 지나있었으면 좋겠다. 벌떡 일어났다가 시간이 안돌아갔으니 프리스크가 안죽었다는 걸 깨달으며 다시 털썩 주저앉았으면 좋겠다. 배고픔을 느끼고 냉장고를 열어 감자칩을 꺼내려다 놓고 스파게티를 집었으면 좋겠다. 소파로 들고가서 tv를 보며 차갑게 식은 스파게티를 맛도 못느끼면서 우적우적 씹었으면 좋겠다. 다 먹고도 계속 tv를 쳐다보다가 잠들었으면 좋겠다. 눈을 뜨니 늦은 오후라 깜짝 놀라 뛰쳐나가 대문 문고리를 붙잡고 열기까지 했다가 멈췄으면 좋겠다. 지금 쯤이면 집에 돌아가서 안전하게 있을 거라고 속으로 말하며 다시 문을 닫았으면 좋겠다. 문에 등 대고 주르륵 주저앉아서 얼굴을 쥐고 한숨을 내쉬었으면 좋겠다. 자기 기만이지. 하지만 프리스크를 보호하러 나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몇 일 동안 나갈까 말까 고민만 하면서 계속 집에만 틀어박혀 tv보고 먹고 자고만 반복했으면 좋겠다. 이 생활이 빨리 끝나길 기도하면서도 끝나지않길 바랐으면 좋겠다. 하지만 한달이 지나도 시간이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전엔 하루에도 몇번씩 사고가 났으면서 왜... 라고 생각하는 자신를 혐오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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