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롤은 길어보이지만 그냥 엔터쳐서 그런거니 실제로는 짧습니다. 가볍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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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테일을 아시는 분이라면 4부터 읽어도 무방합니다. 근데 분량 제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4부터 읽으시네들 쩝
4.
차라는 샌즈를 지나친다. 샌즈는 고통스러워하며 쓰러진다.
샌즈는 기둥에 몸을 기대어 앉는다. 떨리는 손, 흐르는 식은땀, 불완전한 호흡까지 그는 죽어가고 있다.
나는 잠시 시간을 멈췄다. 그리고 그의 앞으로 걸어가 묻는다.
[이제 그만 포기하는 건 어때요?]
그는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본 뒤, 어이없다는 실소를 내뱉는다.
“지금 나보고 그냥 죽으라는 거야? 못 본 사이에 너무 잔인해졌는데?”
[그런 말이 아니에요. 그냥 도망치라는 거죠. 당신의 ‘죽음’은 이 방 안에서만 이루어지니까요.]
몇 초간의 정적. 나는 그를 보고 있었고, 그는 잠시 생각에 빠진 듯 했다.
“싫어. 아직 내 동생의 복수도 다 못했단 말이야.”
샌즈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잡고 일어섰다. 하지만 몇 걸음 걷지 못하고 넘어져버렸다. 풀려버린 다리는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것 봐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사람이 도대체 뭘 하겠다는 거예요?]
“사람이 아니라 해골이야. ‘뼈’빠지게 걸어야지”
[지금 그런 시답잖은 농담할 때가 아니잖아요!]
“하하하.”
샌즈는 신음을 내며 아까의 기둥으로 기어간다. 다시 기둥을 기대며 앉아있는 그의 안색이 아까보다 더 안 좋아 보인다. 그가 자신의 떨리는 손을 쳐다보더니 나에게 묻는다.
“도망은 어떻게 쳐야 하는데?”
[간단해요. 이 방을 나가 집으로 돌아가는 거죠. 이 사태가 끝날 때까지……. 그럼 당신은 살 수 있어요.]
“그 쓸쓸한 집으로? 파피루스도 없는?”
[당신마저 없으면 정말로 쓸쓸한 집이 돼버려요.]
“파피루스만 없는 게 아니야. 상냥한 토리엘 아줌마, 시끄러운 언다인, 재밌는 메타톤, 고양이 덕후 알피스……. 전부 없단 말이야.”
그의 안색이 더 나빠지고 있다. 말하기조차 힘들어 보인다.
[당신은 죽어가고 있어요. 이 방을 나가지 않는다면 당신은 영원히 사라지고 말거에요. 제발, 당신마저 바보같이 굴지 말아줘요.]
“지금 돌아가면 다시는 토리엘 아줌마의 버터 스카치파이를 먹지 못할 거야. 지금 돌아가면 나의 게으름을 부시겠다는 언다인의 호통도 다시는 듣지 못할 거고. 지금 돌아가면 알피스의 냥냥시청회를 다시는 방해할 수 없을 거야. 지금 돌아가면 다시는 메타톤의 방송을 못 볼거야. 지금 돌아가면…….다시는 뼈 개그에 화내는 파피루스를 보지 못하겠지. 그래, 지금 돌아가면……. 돌아가면 말이야.”
샌즈가 이마에서 흐르는 식은땀을 팔로 닦는다. 그리고는 깊은 한숨을 내쉰다.
“부탁이야. 이번만큼은 내 마음대로 하게 해줘.”
[…….]
“그렇게 슬픈 표정 짓지말라구. 난 괜찮으니까.”
그는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괜찮을 리가 없었다. 나는 그가 살기를 희망한다. 그렇기에 결국 마지막 한 수를 그에게 건넨다.
[한 가지 방법이 있어요. 당신과 당신의 친구들마저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리셋하면 돼요. 그러면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요.]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는 끝내 손을 잡지 않았다.
“미안해, 그건 거절할게.”
[이번이 당신의 마지막이 될 거에요.]
“알고 있어.”
그가 거친 숨을 내쉬며 말했다.
[끝까지 버틴다 하더라도 그들의 복수는 하지 못할 거예요.]
“괜찮아, 이건 순전히 내 의지니까.”
[도대체 왜 다들 이런 멍청한 짓을 하는 거죠? 그거 알아요? 당신들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무것도 없어요. 0과1로 만들어진 당신들이 죽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고요!]
나는 잠시 눈물을 삼킨다. 터져 나오는 눈물을 억지로 참으려 하니 눈시울이 붉어지는 게 느껴진다.
[제발……. 당신은 똑똑한 해골이잖아요. 한 번도 바보 같은 선택을 안 한 해골. 부디 살아줘요…….]
샌즈는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말한다.
“그거 알아? 나는 태어나자마자 ‘우리’가 0과1로 만들어진 존재라는 걸 깨달았어. 우리의 존재 의미까지도 말이야. 시간이 조금 지나고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이 사실을 말했어. 그러자 어떤 일이 일어난 줄 알아?
언다인은 호탕하게 웃으며 자신의 일은 변하지 않는다 말했어. 알피스는 아껴보는 애니메이션을 더 이상 아낄 필요 없이 바로 봐야겠다며 좋아하고, 메타톤은 바로 공연을 계획했지. 토리엘 아줌마는 우리에게 한번이라도 더 파이를 만들어 줘야한다며 당황했어. 그리고 파피루스는 ‘친구가 될 수 없다면 목숨을 내걸어서 친구가 되겠어!’라며 이상한 말만 내뱉었지……. 그 녀석은 이미 알고 있었던 거야. 인간과는 친구가 될 수 있지만, 그게 우리의 역할이 아니라는 것을……. 그 역할은 또 다른 ‘우리’의 몫이지만,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거였어.”
[…….]
“해골에게 왜 친구가 필요한지 알아? 왜냐면 ‘뼈’가 사무치게 외롭기 때문이야.”
[멍청한 해골.]
“하하, 정말 ‘골’때리지?”
샌즈가 기침을 한다. 기침과 동시에 피가 그의 입에서 나온다. 그는 조용히 손에 묻은 피를 바라본다.
시간의 흐름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나는 그들의 의지야. 이 의지가 꺾이지 않게 해줘. 부탁이야.”
[…….]
“시간을 멈춰줘서 고마워. 덕분에 기분 좋게 갈 수 있겠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어요?]
나는 그에게 마지막 자비를 베풀었다.
“그냥……. 경고 안했다고만 하지 말아줘.”
시간이 돌아왔다.
죽어가는 그를 내버려둔 채, 차라를 따라간다.
“……뭐, 그릴비나 가야겠군. 파피루스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GAME 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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