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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499913


9편 링크


주저리


지금까지 전편 링크글을 다음글에 붙여서 올렸는데 이게 26편+a를 목표로 하고 있는지라 

뒤로 갈수록 전편글 때문에 글 분량이 늘어져서 전편 링크를 아예 빼기로 했음.

분량 때문에 하이퍼 링크로도 한계가 있을 거 같아서 작품 완결하면 전편 링크만 모은 


글을 따로 만들어서 꾸준 홍보하는 방향으로 바꾸기로 했어.


그 전에 보고 싶으면 '불살엔딩' '비하인드 대회'로 갤검하면 글 주르륵 나오니까 그렇게 읽어도 문제없음.

그때그때 봐주고 반응 남기는게 창작자 입장에선 제일 좋지만

몰아서 보아줘도 감개무량하다으..문학이라고 거르지만 말아죠ㅠㅠ


결론: 전편 링크 본편에 안 넣고 페이지 따로 만들어서 홍보함

  

*


샌즈가 문제의 소녀 차라와 조우했을 즈음.

에봇시의 다른 친구들은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하아, 괴물대사관 수석 연구자 알피스는 한숨을 쉬며 읽던 책을 덮었다.

사흘 전 일어난 갑작스러운 외교 사건으로 용의자들이 독방에 갇힌지 

벌써 이틀째가 되어가고 있었다. 


독방은 인간 남성이 겨우 누울 수 있을 정도로 작았고 세면대, 침대, 작은 변기와 

손바닥만한 창문이 있는 좁고 어두운 방이었다. 알피스는 장시간 햇빛을 보지 못하면 오는 어지러움증을 몸소 체험하고 있었다.


사실, 머리는 혼란해도 몸은 정직하다. 

잠자고 먹고, 배설하는 것만큼은 칼 같이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들에게서 형이상학 마법 소유자라는 판단을 받고 탈옥에 쓰일 수 있는 전자기기와 

연구 결과물들을 몰수당해 시계 하나도 건지지 못한 알피스에게 시간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었다.


바로 지금이 그렇다. 독방에 열린 쪽문이 아주 잠깐 열리고 다시 닫히면,

'저녁 식사'라고 적힌 쪽지와 함께 식사가 방에 배달되었다. 

'새우 볶음밥'이라고 쓰여진 데운 레트로트 식품과 컵라면, 녹차였다. 

같이 배달된 뜨거운 물주전자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알피스는 비척비척 걸어가 그것을 침대 위에 두었다.


알피스는 컵라면을 뜯어서 스프와 뜨거운 물을 붓고 뚜껑을 닫았다. 

라면이 익는 동안, 알피스는 일회용 수저로 새우볶음밥을 떠서 입에 넣고 깨작거렸다.

이 플라스틱 수저면 독방을 탈출할 열쇠를 만들 수도 있었을 터였지만

알피스는 문제를 더 키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내가 아직 인간들을 좋아하고 있나봐. 그렇지?"


알피스는 혼잣말을 하면서 쓴 웃음을 짓던 찰나였다.


"놔 이거! 너네...파피루스를 어디로 데려갔냐고!"


우당탕, 무언가 부딪히면서 방이 흔들렸다.

갑자기 들리는 익숙한 고함소리에 알피스는 깜짝 놀라 맞은편 벽에 귀를 붙였다.

특유의 우렁찬 목소리와 발산하는 마법력, 틀림없이 언다인이었다.

언다인, 언다인이야!? 알피스는 벌떡 일어나 소리치며 벽을 쾅쾅 두드렸다.

벽 너머의 언다인도 그 알피스의 목소리를 들은 듯 했다.


"알피스!?"


아까보다 더 소란스럽게 소리치며 저항하느라 몸을 뒤트는 소리가 들렸다.

인간들은 언다인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경고했다. 알피스는 문쪽으로 귀를 더 바싹 붙였다. 

정황상 언다인은 뭔가에 묶여있는 것 같았다. 그게 무엇이건 간에, 마법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은 확실했다.


"언다인, 난 괜찮으니까 그들 말대로 해!"


알피스는 인간들이 계속 저항하는 언다인에게 강경책을 쓸까 봐 겁이 났다.

그녀는 간절한 목소리로, 벽을 두드리면서 언다인에게 말했다.

그 말에 따라서 언다인은 조금씩 진정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계속 으르렁 거리는 소리는 들렸지만, 언다인은 결국 저항을 멈추었다.

인간들은 언다인이 더 이상 저항하지 않을 때까지 지켜보다가 돌아갔다.

알피스는 돌아가는 인간들의 발소리를 듣고 안심했다.

씩씩거리는 언다인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려고 했다.


"알피스..거기 있어? 무사해?"


언다인이 조금 더 빨랐다. 

알피스는 언다인이 무사하다는 것을 알고 울음이 터져나왔다

언다인은 인간들이 말없이 알피스를 데려간 것에 대해서 매우 분개하고 있었지만, 

알피스의 존재를 확인하자 조금 진정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알피스가 인간의 편을 드는 것은 조금 언짢아보였다. 

알피스는 언다인의 기분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하면서,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있냐고 질문했다.


"나도 그다지 아는 건 없어."


언다인은 빠끔히 열린 창문 사이를 주시하며 말했다. 

그녀는 고대문자가 빼곡히 새겨진 수갑을 차고 있었다. 

인간들이 저항하지 않는다면 아침쯤에 풀어주겠다고 말하긴 했지만, 언다인은 벌써부터 피부가 갈라지는 것 같아서 매우 불쾌했다. 


인간들은 각 괴물의 마법을 샅샅히 점검하고 그들의 마법에 종류와 이름을 부여하는 흥미로운 일들을 했으나

어인(魚人)인 그녀가 마법으로 몸에 수분을 유지한다는 것은 잘 모르는 모양이었다. 

언다인은 한동안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뭐라 중얼거렸지만 소용없다는 것을 알자 한숨을 쉬고 침대에 앉아 벽에 등을 기댔다. 

마침 알피스도 언다인과 똑같이 맞은편 벽에 기대었다.


"난...내가 없는 동안 바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어서 그래."


알피스는 안경을 벗고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알피스는 자세한 정황 설명없이 독방에 감금되긴 했지만 인간들이 따로 해를 입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알피스는 언다인이 혹시라도 과격하게 굴까 봐 걱정했다. 

그녀는 구금되기 전 인간들에게 협력해줄 것을 부탁받았고, 

식사도 나쁘지 않게 대접받았다면서 최대한 인간을 옹호하려고 했다.


언다인은 고개를 돌렸다. 침대위에 쪼그려 앉아서, 

언다인은 평소엔 자주 하지 않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 생각이었다.


"그러니까..사흘 전이었어."


언다인이 기억을 되짚으면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


*


"헤...그 모든 일이 사흘 동안 일어났죠."


한편 샌즈는 거슨에게 그 동안 겪었던 일에 대한 설명을 마친 참이었다.

두 사람과 꽃 한송이는 워터폴 폭포 안쪽에 위치한 거슨의 집에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기절한 세 남자는 샌즈가 '지름길'을 열어 예전에 결계가 있었던 곳으로 보내버렸다.

차라는 아까부터 깨어나고 있진 않았지만, 깨어나도 움직일 수 없게끔 

식물 덩굴과 뼈 수갑으로 꼼꼼하게 결박해 폭포입구에 매달아 놓은 상태였다. 

말을 마친 샌즈는 몰려오는 피곤함에 허브를 딸 때 꼈던 장갑을 벗어서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뼈밖에 남지 않은 앙상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전 영감님이 돌아가신 줄 알았어요. 마을의 다른 어르신들처럼."


샌즈는 힘겹게 입을 떼며 한쪽 눈으로 거슨을 바라보았다. 

거북은 망치를 동굴 입구에 내려놓고, 모종삽과 한 손가락으로 들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화분을 들고 있었다. 

거슨은 샌즈의 말을 듣고 허허 웃었다. 샌즈도 따라서 웃어제꼈다. 

죽는다니, 그 정의의 망치 거슨이? 샌즈는 자신이 매우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는 것을 알아야 했다. 


거슨은 모종삽으로 화분의 흙을 살살 긁어 구멍을 만들었다. 

자리가 어느정도 잡히자 플라위가 그 안으로 들어갔다. 

플라위는 아까보다 편안해보였다. 

워터폴의 바위보다는 일반 흙이 더 낫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근본은 꽃인 게 어디로 가겠냐만은.


"인간들이 알피스를 구금했고, 언다인과 제 동생도 데려갔어요.

꼬맹이..프리스크를 찾았지만 어디에도 없었고요."


샌즈는 거슨이 플라위를 감싸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짐작은 할 수 있었다. 

그는 괴물의 역사가 아주 짧았을 때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온 괴물들 중에서도 가장 오래 산 괴물이었다. 

거슨은 수많은 괴물들이 태어나고 성장한 뒤 결혼해서 또 다른 괴물 아이를 낳고 먼지로 스러지는 모습을 몇 번이고 보아왔다. 

그러니 생사를 함께 해온 괴물들의 왕, 아스고어가 자신의 아들을 얼마나 아끼는지도 알고 있을 터였다.


"꼬맹이가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가야 할 곳이 있다고 자주 말했으니까 그곳으로 갔을거라고 생각해요...

우린 그냥..그 애가 무사하길 비는 수밖에 없겠죠."


그래봤자 무엇이 달라질까, 샌즈는 생각했다. 

만약 다른 때 다른 상황에서 플라위를 만났더라면, 샌즈는 플라위를 짓이겨놨을 것이다. 

샌즈는 방금 전까지 플라위가 프리스크를 해친 범인이라고 아주 강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상상도 아스고어와 토리엘이 실종된 지금으로썬 매우 무의미한 공상일 뿐이라고 샌즈는 생각했다. 

지금은 그냥, 노인이 말하는대로 따라가는 쪽이 오른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지금의 샌즈가 혼자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거슨은 망연자실한 샌즈를 보고 의지를 가졌다.

지금의 샌즈에겐 목표가 필요했다. 

그것이 힘든 사실을 혼자서 떠안은 채 이야기 밖에서 모든 것을 방관해오던 그의 행위에 대한 속죄가 되어줄 것이다.

만약 그에게 길을 열어줄 수 있다면, 그거야 말로 끝이 희미한 자신의 생에 멋진 마무리가 될 수 있을 것이었다. 

내내 갈등하던 거슨은 머릿속으로 들어온 마음의 소리에 결단을 내렸다. 


그는 플라위를 폭포 바로 옆에 내려놓았다. 

플라위는 샌즈의 압박으로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여서, 화분에 기대서 조용히 숨만 쉬고 있었다. 

거슨은 꽃을 한번 바라보고는 일어서서 방의 안쪽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그는 샌즈를 자신의 방 너머에 숨겨진 비밀 공간으로 안내했다.


"뼈빠지게 달릴 준비를 하게."


유적으로 통하는 마지막 문을 열기 전, 거슨이 샌즈에게 경고했다. 

샌즈는 한쪽눈을 뜬 채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