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숲 속에서 도고는 자신이 믿었던 친구와 대치하고 있었다. 그의 몸에서 매우 위험한 냄새가 풍겨져온다는 것을 감으로 알아챈 도고는 친구를 제압해서 대화를 해볼 생각이었지만 그의 뒤쪽에서 날아본 뼈가 정확히 머리를 관통했다. 그가 피우던 개껌과 그의 단검이 눈 속에 파묻히고 그 위를 짓밟고 지나가는 친구, 샌즈는 숲 속에서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기척을 느꼈다. 하지만, 익숙한 느낌, 잊혀졌던 과거의 감각이 그리웠던 그 느낌이 조금씩 돌아오는 듯 했다. 샌즈는 숲 속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두운 숲 속에선 바람에 나뭇가지들이 흔들리며 샌즈를 반겨주는 듯 했다. 숲 속 깊숙이 들어왔지만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자 샌즈는 자신이 착각한 것일까?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그의 앞을 지나간다. 자신이 알고 있던 누군가와 닮은 느낌, 모두에게 잊혀져버린 위대한 과학자.



 깊숙이 들어온 숲 속에 자그마한 오두막이 한 채가 있었다. 경비대가 정기적으로 보고를 위해 만들어둔 거처, 하지만 자신이 모두 없애버렸기에 아무도 없으리라. 샌즈는 문을 열고 오두막 안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가운데가 뚫려진 오른손에는 파피루스의 상징과도 같은 붉은 스카프를 꼭 쥐고 있었다. 과거의 사고로 사라져버린 망령, 그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당황한 샌즈는 가스터 블래스트를 꺼내려했지만, 나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본 주인이 왔기에 꺼낼 수 없었다라는 표현이 옳았을 것이다. 샌즈가 보고 싶었지만,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었던 자, 가스터 박사가 돌아왔다. 



 가스터는 샌즈를 마주보았다. 홀로히 인간을 막아보려 고뇌한 죄인의 모습을, 절망에 빠져 결국 자신의 소중한 것조차 부숴버린 가련한 자를 바라보며 그는 가만히 서있었다. 샌즈는 뼈를 꺼내 그를 공격하였지만, 뼈가 허공에 날아다니듯 그의 몸을 관통해 벽에 박혔다. 이번엔 파란 마법을 이용해 땅에 처박으려했다. 마법이 듣질 않았다. 가스터는 그의 고체화 되지 못한 몸을 이끌고 샌즈의 턱을 잡고 머리를 맞대었다.



“그 동안 정말 힘들었나보구나. 네 얼굴만 보아도 알 수 있단다, 샌즈.”


“난.......”


“높은 LOVE를 보아하니 인간을 막기 위해 학살을 저질렀나보구나. 걱정 말거라. 인간은 지금 이 세계로 돌아오지 못해 화를 내고 있으니 말이다.”



샌즈는 인간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듣자, 힘이 쭉 빠졌다. 지금까지 인간을 막기 위해 괴물들을 없애왔건만 이리 간단히 인간을 막아내다니. 그는 허무함과 해탈감이 동시에 밀려들어와 우두커니 서서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일시적이겠지. 내 힘으로 막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찰나의 시간이지만 너에게 전해주고 싶었단다.”



 가스터는 파피루스의 스카프를 샌즈의 목에 두르고 샌즈를 꼭 껴안았다. 샌즈는 무언가 울컥한 감정이 가슴 저 먼 곳에서 느껴져 왔다. 자신과 멀어져 버렸지만, 아직도 이 감정을 느낄 수 있었음에 그는 눈을 감고 가만히 서 있었다.


“이미 늦어버렸지만, 포기하지 말거라. 언젠간 인간이 포기할 날이 올테니. 어긋나버린 길을 가버렸지만 난 언제나 널 지켜볼 거란다. 사랑한다, 샌즈.”


가스터의 모습이 조금씩 사라져간다. 샌즈는 이별에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참을 수 없는 무언가가 가슴을 옥죄었다. 그가 수증기처럼 완전히 사라지자, 그는 그가 있었던 자리를 한참이나 바라보다 폐허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시 괴물들을 학살하려는 인간을 막기 위해 자신이 짊어진 죄악과 함께.








머샌이 너무 구르는거 같아서 조금 감동적인거 써보고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