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아, 기억 나? 네가 혼자서 돌림노래 부르는 법이라고 가르쳐 줬었잖아. 메아리꽃밭에서. 결계가 깨지고 나서, 메타톤이 눈물로 모자를 만드는 유령과 같이 낸 첫 곡이었지. 이름이...... 아, 냅스타블룩. 메타톤은 블루키라고 부르더군. 난 사실 그 노래가 별로였어. 그냥 내 취향은 아니었던 거 같아. 지상으로 나온 기쁨을 표현한 건 좋았지만. 그 노래는 일정 구간이 선후창으로 부르는 거였지. 사실 그 부분이 제일 마음에 안 들었거든.
그런데 그때 네가 메아리꽃 앞에서 불렀을 때는 왜 그렇게 다르게 들렸을까.
\"샌즈, 잘 들어봐.\"
마치 무슨 엄청난 비밀이라도 얘기하려는 듯이 속닥이더니 조용히 부르기 시작했었지. 한 소절 부르고 잠시 기다리면 메아리꽃들이 네 목소리를 따라했고. 바람은 적당히 불어 네 머리칼을 기분 좋게 헤치고 푸른 메아리꽃들이 살랑거렸어. 난 메아리꽃에 그런 향기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새 소리는 합주하듯이 지저귀고 그 가운데에 선 너는 왜 그렇게.......
\"잘 부르네. 메타톤보다 나은데?\"
넌 또 부끄러워했지. 뒷머리를 긁적이는 작은 손. 난 그때 문득 네 노래가 끝없이 이어지기를, 메아리꽃밭이 무한히 펼쳐져 있기를 바랐어. 그러면 그 행복에 영원히 빠져들 수 있었을 텐데.
프리스크. 지금 여긴 바람 소리밖에 안 들려.
\"프리스크.\"
메아리꽃이 내 말을 따라해.
\"내가 방심했나봐.\"
난 네가 그랬던 것처럼, 돌림노래 부르듯 조금 쉬었어.
\"난 네가 계속 여기 있을 줄 알았어.\"
\"숨 쉬듯이 너무 너를 당연하게 생각했어.\"
\"어느 날 네가 나타난 것처럼 그렇게 사라질 거라고는 생각 안 했어.\"
\"아니, 하기 싫었지.\"
\"넌 우리의 소중한 아가이면서 친절한 인간이고, 따뜻한 우체부면서 최고의 관객이야.\"
\"그리고 우리를 구한 영웅이기도 해.\"
\"그런데 프리스크.\"
잠시 숨을 골랐다.
\"네가 없어서 오늘 하루가 다 이상해.
나 지금 \'농담 따먹기 할 기분이 아니야.\'
그릴비도 가고 싶지 않아. 다들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파피루스도 그랬거든.
네가 없을 뿐인데 모든 게 다 변해. 스파게티 평가를 현명하게 해줄 사람이 없어. 시도 때도 없는 인터뷰 요청에 응해줄 사람도 없어. 버터스카치 파이를 가장 맛있게 먹는 사람도 없어.\"
긴 중얼거림을 잠시 멈췄다.
\"우리는 모두 행복해졌어.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네가 필요해.\"
나는 아직도 네가 필요해.


\"훌쩍.\"
갑자기 들린 훌쩍이는 소리에 샌즈는 고개를 들었다. 몇 걸음 떨어진 거리에 파피루스가 서 있었다.
\"파피..\"
샌즈가 부르려하자, 그는 울먹이며 달려와서는 샌즈를 힘껏 안았다.
\"뭐, 뭐야 왜 이래?\"
파피루스는 말없이 흐느끼기만 했다. 그 뒤로 메타톤과 언다인, 알피스가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파피루스, 진정하고. 일단 가서 얘기할까? 응?\"
샌즈는 그를 다독이며 꽃밭에서 걸어나왔다. 뒤늦게 온 셋은 무슨 일인지 묻지도 못하고 묵묵히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