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동물은 새끼를 잡아먹는다고들 한다.
 이러한 행동의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개체를 낭비하지 않기 위함이라는 말이 지배적이다.
 이따금 학자들은 다른 가능성을 시사하고는 한다. 모체의 죄책감을 덜기 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 정말로, 정말로 미안하구나."


 그 텅 빈 목소리는 젖어 있었다.


"달리 선택지가 없었단다...... 선택지가. 이 불합리한 세상엔...... 선택지가 너무 없구나."


 더할 나위 없이 비참한 음색이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 지금 같은 상황을, 나는 몇 번이고 겪어 왔어...... 몇 번이고."


 말이 멈췄다. 무너진 과거를 되짚어 올라가려는 듯.


"엄연히 말하면, 내가 제일 처음에 겪은 건. 사실 두 번째였단다...... 첫 번째는 내 잘못이 아니었어. 변명이 아니야. 정말로 내가 어떻게 해 볼수 있는 일이 아니었어, 정말로...... 한심하게 들리지, 그렇지?"


 다시금 말이 멈춘 까닭이 자괴감에 의한 것인지는 불분명했다.


"...... 얘기가 잠시 산으로 갔구나. 어쨌든, 그 때...... 두 번째는, 손바닥에 상처가 났단다. 칼에 베였더랬지. 그 때는 너무나도 슬펐고, 그저 집에서 울고 있었는데...... 밖에서 소리가 들려 왔어. 그래서 밖을 내다 보았고, 그 아이를 만났지. 그래서 상처를 입었어. 내가 얼마나 기뻤을지 상상이 될는지...... 아니, 모르겠구나."


 손 안쪽에 그어진 흉터 흔적이 썩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볼 수는 있었다.


"세 번째로는, 조막손에 얼굴을 부딪혀 송곳니가 조금 부러졌지. 금이 가 있더구나. 입을 움직이지 않으면 아려 왔어. 입을 움직이면 더더욱 아려 왔고...... 글쎄, 세월이 흐르니 몸은 점점 더 약해져만 갔지. 시간이 제 할 일을 하고 있구나. 흐르고 있구나. 그걸 깨달은 순간 웃었어. 그렇게 크게 웃어본 적도 또 없었단다."


 실제로 입을 벌릴 때마다 드러나는 그 오른쪽 송곳니는 약간이나마 시원찮아 보였다.


"그렇게 네 번째가 왔어. 무릎을 걷어차였단다. 그 때부터 그 의자를...... 참, 아마 너도 보았겠구나. 흔들의자를 쓰기 시작했어. 거기 앉으면 굳이 움직이지 않아도, 몸을 살짝 흔들기만 해도 움직이는 실감이 든단다. 물론 실제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다리를 써서 걷는 것과는 무척 다르지만, 어쨌든 새로운 즐거움을 깨닫게 되었었지.


 왼쪽 다리를 짚을 때마다 보이는 미묘한 치우침은 그 탓이 아니었을까.


"다섯 번째도 얘기해야겠구나...... 얘기하지 않으려 해도 늦었구나. 군데군데 찢어진 노트 같은 것이었는데, 물리력의 차이는 쓰는 물건에서 비롯되는 걸지도 모르겠어...... 어쨌든, 눈에 담기만 했는데도 어지러웠어. 그 이후로 그냥 책을 읽을 때도 안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지. 책의 내용을 더 숙고해서 읽고, 음미하게 된 것도 그 때부터였어."


 손이 잠시 안주머니에 든 먼지 낀 안경을 향했지만, 그것이 꺼내질 일은 다시 오지 않았다.


"여섯 번째까지 얘기를...... 내 정신좀 봐! 이제 여섯번째구나...... 그랬구나...... 글쎄, 싸움이나 그런 건 아니었어. 그냥 요리를 같이 좀 하고 있었는데 기름이 튀었지 뭐니. 계란을 그런 식으로 조리하는 건 처음 봤는데, 솜씨가 좋지는 않았어...... 혀에 구멍까지 났단다. 하지만, 있지, 정성의 맛이 어찌나 좋던지 그것도 잊어버리고 먹었구나."


 발음이 군데군데 새는 까닭마저 밝혀지고, 이제 거의 끝을 향하고 있었다.


"일곱 번째는, 음...... 유쾌한 첫만남은 아니었어. 진짜 총을, 비었다지만 진짜를 보게 될 줄은 정말로 몰랐어. 소리가 요란하더구나. 비어 있었는데도, 무척이나 큰 소리가 났어. 귀가 떨어져나가는 줄만...... 맞아. 어느 정도는 떨어져나갔을지도 몰라. 그렇게 편하게 자 본 적도 없었는데, 어쨌든 원래도 내 귀는 썩 밝은 편이 아니었으니 큰 일은 아니었지."


 상대방의 대답이 없는 것이 그저 청력의 부재 때문만은 아닌 듯 싶다.


"충분했어."


 헤집을 과거도, 되새겨 볼 상처도 더 이상 남지 않았다.


"쓰러지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어. 여덟 번. 충분했어. 그 때마다 다음 번은 다르겠지, 하는 희망을 품었던 건지도 몰라. 하지만 달라지는 일 따위 없었어. 다시 쓰러지고 말았어. 그걸 볼 때마다 억장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어.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어. 차라리 찢어져 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러면 하트가, 영혼의 정수가 드러날 테니까. 그들의 영혼을 잡아둘 수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그러지 못했어. 영혼은 다른 곳으로 가 있었어..... 늦었어."


 이 이후로 이어진 말은 모두 변명에 불과했다.


"대신에 몸을 안아 들었어...... 덥혀도 싸늘했어. 다시 따뜻해질 일 따윈 없었고, 알고 있었어. 하지만...... 하지만, 안아든 몸이 너무나도 차가워서...... 그만......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해 주고 싶어서...... 하지만, 아무리 뜨겁게 해 준들 살아나는 대신에......"


 메마른 눈에서 물 대신에 불꽃이 흘렀다.


"...... 영혼이 떠난 몸을 수습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니? 영혼이 떠난 몸은 빈 껍데기야. 더 이상 쓸모가 없어. 그럼에도 그 몸을 수습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니? 대체 왜 그렇다고 생각하니? 아무런 가치도 없는 일 아니니. 차라리, 그들과 하나가 될 수 있게끔......"


 쓰러진 아이의 구워진 몸 앞에서 토리엘은 불로써 울었다.


"...... 배에서 나와, 배로 돌아가는 것 뿐이란다, 얘야. 두려워 말거라...... 벌써 여덟 번째란다."



-----

똥필력 미안

과제하다가 심심해서 막쓴거라 글이 똥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