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귓볼에 딱 한 번 여드름이 난 적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여드름은 아니고, 귓볼 안에 피지가 쌓여서 생긴 무언가 같은데.. 일단 외관상으론 전혀 티가 안난다.


그냥 만지면 존나 딱딱한게 느껴짐. 본능적으로 알 수 있음. 이거 짜면 터트릴 수 있다고



그걸 일주일간 시도함. 피만 존나나고 멍만 듬 터지지 않음



그렇게 살 길 2주째... 언젠가 느꼈다. 그 이물감이 더 커지고 단단해졌다는 것을 느꼈다.


그걸 느끼자마자 난 화장실로 가서 거울에 대고 귀를 잘 봤지. 여전히 외관상 티는 전혀 안났지만 난 느낄 수 있었다.



난 할 수 있다.


오른손의 검지와 엄지를 오른귓볼에 가져갔다.힘을 주어 짜내려고 햇다. 1차 시도는 실패했다.


하지만 느껴졌다. 빠박, 하는 소리가 안에서 났다. 하지만 터져나오진 않았다.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꼈다.


나는 몇 번 더 힘을 주어 귓볼을 눌렀고. 어느 순간 다시 알 수 있었다. 한 손 만으로 되는게 아니다.




두 손의 검지를 이용해 귓볼을 접었다. 여드름을 터뜨릴 때처럼 정확하고 적절한 압력을 주었다.


그리고 내가 낼 수 있는 힘의 최대치를 가했고.



빠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그것은 터져나왔다.


액체가 아니었다. 완벽한 고체. 엄청난 양의 하얀색 피지 융합체였다. 그것이 터져나온 자리에선 놀랍게도 피가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 뒤로 내 귓볼은 엄청나게 유연해졌고, 엄청난 해방감을 느끼며 살았다.


그것이 벌써 6년 전의 이야기다.


나는 기다린다. 귓볼에 여드름이 다시 생기기를


그때의 쾌감을 다시 경험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