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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첫 무도회에 도착해 검은 꽃과 만났다-1화: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456950&page=2&search_pos=-464817&s_type=search_all&s_keyword=아이큐
1막 2장-검은 꽃은 가면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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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크에겐 선택지가 없었다. 그를 힘으로 제압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전에 증명되었고, 그를 설득할 수 없다는 것도 그의 말투에서 묻어나오는 광기에 이미 증명되었다.
그 생각에 당황이 마음속에서 물러가고, 차가운 이성이 머리를 식혀주었다.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은 없었다. 프리스크는 무릎이 더러워지는 것을 상관하지 않고, 엎드려
친절 알갱이와 총알을 집었다. 질량? 무게? 부피? 모양? 맛? 냄새? 운동량? 열량? 날아가는 속도? 색? 소리? 수십 가지의 생각이 프리스크의 머리를 가득 채웠다. 생각들이
맴도는 머리를 프리스크는 쥐어뜯었다. 머리에 떠오른 모든 것을 시험해 볼 수는 없었다. 그러기엔 1분이라는 시간이 너무 적었다. 그렇다면 간추려내야만 한다. 어떻게? 어떤
기준으로? 뇌리에 플라위의 목소리가 잠시 스쳐 지나갔다.
"당신에게 던질 겁니다..."
그는 분명히 던진다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것은 하나하나 시험해볼 시간이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렇다면 이 두 물체의 차이점은 확실하게 맨눈으로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 만약 이 눈앞에 있는 남자가 프리스크를 아사시키려는 목적으로 이 문제를 내려는 게 아니라면, 분명히 이 두 물체의 차이점은 빠르고 확실하게 오감으로 느껴지는 것이어야만 했다. 프리스크의 머릿속을 떠돌던 생각들이 대부분 사라졌다.
모양? 프리스크는 떠오르는 단어에 '친절 알갱이'와 '총알'을 이리저리 돌리며 바라보았다. 두드러지는 차이점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프리스크는 맘대로 되지 않자. 마음속으로
'바보멍청이말미잘'같은 유치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냄새? 프리스크는 자신의 코를 친절 알갱이와 총알에다가 박았다. 프리스크는 냄새의 차이점을 찾지 못했다. 그 대신
프리스크는 두 알갱이에 묻어있던 매운 재를 맛보아야만 했다. 심한 기침이 프리스크의 입으로 튀어나왔고. 눈물과 콧물이 흘러내렸다.
"30초 남았습니다."
묘하게 즐거운 듯한 목소리가 그런 프리스크에게 남은 시간을 알렸다. 프리스크는 가까스로 흘러나오는 기침을 억누르고. 소매를 잡아당겨 흘러내리는 액체들을 닦아내었다.
그러면 색? 아니면 혹시 화학 반응? 촉감일 리는 없었다. 그는 분명히 맞는 순간 바로 탈락이라고 했다. 소리? 소리는 그때 가서 판별하는 것도 가능했다. 날아오는 속도도
마찬가지. 그것들은 그때 가서 닥쳐왔을 때 판별이 가능한 것들이었다. 모든 경우의 수가 사라진 지금. 이런 것들이 차이점이라고 단정 지을 수도 있었지만, 프리스크의 감은
이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을거라고 말하고 있었다. 여린 그녀의 손이 그녀의 갈색 머리카락을 다시 한번 이리저리 쥐어뜯었다. 분명히 힌트가 어딘가에는 있다.
1분이라는 시간은 모든 방법을 시험해보기에는 너무 짧았다. 분명히 1분 안에 방법들을 간추릴 수 있는 힌트가 하나 더, 분명히 하나 더 있을 것이다. 프리스크는 자신의 머리를
마구 맨땅에 박았다. 생각해! 생각해내! 분명히 무언가 있을 것이다.
분명히 그의 말 속에 무언가 단서가 될만한 게 있을 것이다.
"10초 남았네요~?"
경쾌하고도 즐거운 목소리, 금방이라도 이 숲에서 탭댄스를 출 것만 같은 목소리였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프리스크의 머리는 팽팽 돌아가기 시작했다. 분명히 그의 말 속에
무언가 단서가 있어야 한다. 이 문제가 엉터리가 아닌 이상, 그의 말에는 단서가 존재해야 한다.
"9"
경쾌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남은 시간이 주는 압박감에 프리스크의 머리는 짓눌려 고통에 몸 부림쳤다. 프리스크의 머리는 이제는 차이점을 찾기를 포기하고 플라위가 했던 말을 반복해서 재생했다. 제발...어딘가 결정적인 단서가 있을 것이다. 분명히.
"8"
프리스크의 표정이 두통과 절박함으로 일그러졌다. 그런 프리스크의 얼굴을 보고 있던 플라위의 목소리가 조금 전보다 높아졌다.
"7"
프리스크는 이제 자신의 머리를 때리기 시작했다. 작은 손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지은 채. 몇 번이고 자신의 머리를 주먹으로 두들겼다.
"6"
프리스크의 머리를 두들기던 작은 손이 축 늘어졌다. 플라위의 목소리가 한음 정도 더 높아졌다.
"5"
프리스크는 이제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프리스크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않았다. 행복한 목소리가 프리스크에게 다가오는 죽음을 선고했다.
"4"
노란 꽃들과 죽은 듯한 초목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프리스크를 보며, 며칠 뒤에 벌어질 만찬에 환호성을 질렀다. 거대한 노란 꽃은 그들과 같은 환호성이 나오려는 것을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3"
프리스크는 친절 알갱이와 총알을 바닥에 던져버렸다. 플라위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2"
프리스크는 엎드려 있는 몸을 일으켰다. 여러 가지 생각으로 채워져 있던 그녀의 머리는 이제 많은 생각을 담고 있지 않았다.
"1"
마지막 카운트 다운을 외치는 플라위의 목소리는 희열로 떨려오고 있었다. 플라위는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가면의 웃는 얼굴을 움켜쥐었다. 허공에서 땅에 떨어진 것과 같은 몇 개의 하얀 알갱이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BANG!"
플라위의 경쾌한 목소리와 함께 하얀 알갱이들이 일제히 프리스크를 향해 날아갔다. 그 알갱이들이 날아가는 속도는 상상 이상으로 느렸다. 기껏 해봐야 풍선이 날아가는 속도 정도일까. 플라위는 목을 길게 빼 차오르는 웃음을 누르고. 가면을 움켜쥔 손가락 사이로 이런 상황을 마주한 프리스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분명 절망에 차 있을 거란 확신에 두려워할 것이라는 자신에 그는 자신의 가면을 뜯어버릴 준비를 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표정을 짓고 있지 않았다. 프리스크는 날아오는 하얀 알갱이들을 마주하고서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가면을 일그러트리고 있던 그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그의 마음 속에서 타오르던 불이 사그라들었다. 프리스크는 돌연 그 알갱이들이 슬슬 다가오기 시작할 때, 몸을 돌려 오른쪽으로 걸어갔다. 그 발걸음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다. 플라위는 그 모습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날아가기 시작한 하얀 알갱이들은 방향을 바꿀 수 없었고. 그에 따라 하얀 알갱이들은 프리스크를 맞추지 못한 채, 그저 프리스크의 뒤에 있던 나무 하나를 맞추었다. 나무가 박살 나는 소리와 함께 회색 먼지 구름이 나무의 자리를 대신했다. 깊은 안도의 한숨이 프리스크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긴장이 풀린 다리가 더는 서 있을 수 있는 건 무리였을까. 프리스크는 그대로 무너져 바닥에 앉아버렸다.
"그저 단순한 말장난이었죠?"
프리스크는 그 광경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미동도 없이 가만히 서 있는 플라위를 바라보며 말했다. 플라위는 그 목소리를 듣고 시선을 돌려 주저앉아 있는 프리스크를 바라보았다.
"그게 대체 무슨 소리..."
프리스크의 목소리가 플라위의 말을 끊어버렸다. 프리스크에게 있어서 그것은 일종의 복수였던 걸까. 그녀의 목소리에 경쾌함과 힘이 들어갔다.
"당신은 내가 친절 알갱이에 맞지 않았을 때, 어떤 불이익이 발생하는지 제시하지 않았어요."
플라위의 입이 꾹 다물어졌다. 프리스크는 말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당신이 준 1분이 통째로 함정이었어요. 당신은 총알에 맞았을 때, 내가 여기를 평생 떠돌다가 굶어 죽는다고 했지. 내가 친절 알갱이에 맞지 않았을 때의 생길 일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었어요. 그 뜻은 친절 알갱이를 굳이 맞을 필요는 없다는 소리죠. 1분은 단순한 함정이었어요. 이 테스트를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반드시 친절알갱이와 총알을 구분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게 되는 함정. 그 생각은 당신이 친절 알갱이에는 맞아야 한다는 언급과 적절하게 맞아 떨어져 그 사람으로 하여금 반드시 친절 알갱이는 맞고 총알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스스로 만들게 하죠."
프리스크는 다리의 힘이 어느 정도 돌아오자, 땅을 짚고 몸을 일으켰다.
"당신의 나를 여기에 남겨두고 죽어가는 것을 바라보겠다는 언급도 사실 함정의 일부였죠? 사람은 강렬하게 뇌리에 기억되는 말만 기억하기 마련이죠. 당신의 그 살해 위협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다른 말들을 전부 모호하게 만들어버리고 그 말만 각인 시 키에 충분한 요소였어요. 그리고, 그 살해 위협과 이 주변 분위기, 무엇보다 1분이라는 짧고 한정된 시간. 이 요소들은 충분히 사람들로 하여금 공황상태에 빠지게 하고, 사실 모든 것을 피해버려도 괜찮다는 말 속에 숨겨진 사실을 감춰버리기에 충분한 장막들이었어요. 단순하지만, 동시에 수많은 함정들 때문에 더더욱 알아채기 어려운 장난. 게다가 애초에 친절 알갱이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나 보네요."
프리스크는 뒤를 돌아. 전부 먼지구름으로 변해버려 바람에 날아간 나무들을 바라보았다. 먼지 구름이 걷히자 플라위가 말한대로 낭떠러지가 그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제가 틀린 게 하나라도 있나요?"
프리스크의 미소와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스며들어져 있었다. 플라위는 프리스크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그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질렀다. 몸을 이리저리 꼬아대며, 그의 가면을 움켜잡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프리스크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스며든 자신감이 당황과 불안에 물들여졌다.
"제...제.......제가....."
그의 목소리는 감격에 겨운 사람의 목소리였다. 그는 단어 하나를 완성하기도 힘겨워보였고. 실제로 그는 그답지 않게 말을 더듬거리고 있었다.
"어...어...어...얼마나...!..."
가면을 움켜쥔 손가락 사이로 보인 웃는 얼굴은 시간이 지날수록 일그러져갔다. 가면에 달려 있던 꽃잎이 바람 불지 않는 숲에서 흔들렸다.
"당신...! 그래! 당신 같은 사람을...!"
프리스크를 가리키며 플라위는 대체 무엇이 담겨있는지 모를 외침을 입 밖으로 내었다. 그 외침에 담겨 있는 것은 분노일까. 슬픔일까. 기쁨일까. 희열일까. 프리스크는 알지 못했다. 프리스크는 머릿속에 찾아온 혼란에 한 발자국 더 뒤로 물러났다. 꽃 하나가 이번에는 원래 죽어있었던 것처럼 아무 저항 없이 짓밣혀 죽었다.
"제가 기다려왔는지!!"
대체 플라위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이든, 프리스크는 플라위의 감정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알아챘다. 플라위의 웃는 얼굴은 이미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일그러져 있었다.
결국, 플라위는 인내심을 잃어버린 건지 가면을 힘껏 쥐어뜯어 버렸다. 프리스크는 그 모습에서 비롯된 두려움과 플라위의 가면 뒤에 숨겨진 얼굴에 대한 호기심에 그저 얼어붙은 채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십니까..."
작고 떨려오는 목소리가 플라위의 문장에 마침표를 찍었다. 플라위는 조용히 손에 들린 손수건으로 가면 뒤에 있던 얼굴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문질렀다.
흔들리는 손수건 사이로 잠깐 가면에 그려져 있던 웃는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노란 꽃잎이 여전히 플라위의 머리 위에서 흔들렸다. 플라위의 얼굴을 본 프리스크의 눈이 커지는 대신 가늘어졌다. 그의 가면은 벗겨지지 않았다. 다만 새겨진 표정이 바뀌었을 뿐.
작대기 5개 전에는 웃는 얼굴을 나타내기 위해서 곡선이라도 썼지만. 이번에는 우는 것을 나타내기라도 한 것인지. 눈을 나타내는 작대기 두 개와 입을 나타내는 작대기 하나를
그어놓고. 눈 아래에 꽃잎과 얼굴의 경계선까지 닿는 작대기를 각각 하나씩 그려 넣었다. 프리스크는 저 가면의 제작자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따라~!"
지워지지 않을 눈물을 닦는 행위는 오래가지 않았다. 프리스크는 과장된 자세를 취하고 있는 플라위를 전보단 가늘어진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 플라위란 남자는 도대체가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었다. 프리스크는 이 플라위라는 남자를 믿었던게 실수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뭐, 별로 재미없으신 것 같네요. 어쨌든 통과하신 걸 축하드립니다."
흥이 떨어진 듯한 시시한 목소리, 플라위는 그 목소리와 함께 원래 얼굴이었던 손수건을 다시 얼굴에 갖다 대고. 얼굴이 있는 하얀 부분과 노란 꽃잎 사이에 있는 틈에 끝자락을 넣어. 다시, 웃는 얼굴로 자신의 표정을 바꾸었다. 플라위는 잠시간 얼굴에 잡혀 있던 주름을 펴더니, 이번에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그것은 나무 가면이었다. 세 개의 검은 줄이 그어진 나무로 이루어진 갈색 가면. 그 세 줄이 의미하는 것이 인간의 무표정이라는 사실을 알아채는 데에, 프리스크는 많은 시간을 소요할 수밖에 없었다. 이 숲에서 가면을 만드는 사람은 하나 뿐인 걸까.
"항상 쓰시고 다니는 게 좋을 겁니다."
플라위는 그 가면을 프리스크의 품속에 안겨주었다. 프리스크는 그 말에 든 의문에 입을 열었다.
"만약 안 쓰고 다니면 어떻게 되는데요?"
"글쎄요... 그렇게 궁금하시다면 나중에 무도회에 가서 모든 괴물 앞에서 벗어보시죠."
그의 목소리는 빵 안에 숨겨진 비수와 같았다. 프리스크는 부드러웠으나 냉혹한 플라위의 목소리에 살짝 플라위를 노려보았다. 그것도 잠시, 프리스크는 미심쩍은 표정으로 가면을 쓰고, 가면에 달려있던 검은 줄을 엮어 가면을 얼굴에 고정했다. 프리스크는 플라위를 믿을 수는 없었지만. 일단은 현재 만난 사람이 플라위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냥 살짝 괴짜 같은 좋은 사람일 수도 있었다. 조금 심한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나쁜 사람. 첫인상이 그닥 좋지는 않았지만. 프리스크는 살짝 미심쩍긴 했지만 그를 믿어보기로 했다.
"어?"
가면을 쓴 프리스크의 입에서 짧은 당황이 튀어나왔다. 프리스크는 못 믿겠다는 듯이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았다. 차갑고 매끄러운 나무의 질감이 느껴졌다. 이건 앞뒤가 맞지 않았다. 말도 안 되었다. 분명히 가면에 구멍 따위는 뚫려있지 않았을 텐데... 프리스크는 가면 때문에 가려지는 부분 없이 깔끔하게 보이는 죽은 숲에 풍경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심지어 이 가면은 착용했다는 느낌마저 들지 않았다. 프리스크는 신기함에 가벼운 탄성을 질렀다.
"조금 큰 게 문제인 것 같지만, 맘에 드시는 것 같군요."
이번에는 전과 같지 않은 장난기 쏙 뺀 듯한 진중하고 차가운 목소리. 그의 감정 기복은 롤러코스터 같은 걸까. 계속해서 급격하게 바뀌어서 예측할 수가 없었다.
프리스크는 그 급격한 감정 기복에 경계심을 느끼며, 잠시 가면에 대한 신기함을 눌러두었다. 플라위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런 프리스크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품속에서 그때 봤던 시침밖에 없는 특이한 황금 회중시계를 꺼내었다.
"아! 그건 그렇고 이제 약기운이 돌 시간이군요."
플라위의 경쾌한 목소리와 동시에 프리스크는 불길함과 현기증을 느꼈다. 세상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기분나쁜 숲이 일그러지니 더욱 더 보기 싫은 모습이 되어버렸다.
이게...대체 뭐야... 꿈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몸을 제대로 가누기가 힘들었다. 프리스크는 머리를 흔들어보았지만. 몽롱한 정신은 머리를 흔드는 것 만으로 명확해지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틀거리던 프리스크의 몸은 바닥에 털썩 쓰러지고 말았다.
"그거 아십니까? 옛날 사람들은 인간의 인생은 인간의 능력이 아닌, 신이 점지해준 인간의 운명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었습니다."
프리스크는 몸을 움직이려고 팔과 다리에 힘을 주어보았다. 그녀의 일그러진 얼굴에 땀이 맺힐 때까지 그녀는 노력했으나. 그녀의 팔과 다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웠다.
코끼리가 그녀의 사지를 짓누르고 있는 느낌이었다. 플라위는 그런 프리스크에게 천천히 다가가며 연설을 하는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여기서 저의 친애하는 마키아벨리 씨가 조금은 다른 주장을 펼치죠. 사람의 인생은 분명 반 정도는 운명으로 좌우지어지지만. 나머지 반은 그 인간의 능력으로 결정된다고."
플라위는 그렇게 무기력하게 쓰러져 있는 프리스크의 멱살을 잡아서 들어 올렸다. 프리스크는 플라위에게 바보나 멍청이 같은 그녀가 알고 있는 욕설을 뱉으려고 했지만. 그녀의 혀는 그녀의 주도권에서 벗어나 있었다.
"저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플라위는 다른 쪽 손으로 조금 전에 그랬듯이 얼굴을 잡아 뜯었다. 프리스크는 조금 전과 같이 단순하게 생긴 우는 얼굴이 그 뒤로 나타날 것으로 생각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드러난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공포를 얼굴에 떠올렸다. 그는 여전히 가면을 벗지 않았다. 그는 드디어 가면을 벗었다. 웃는 표정은 뒤로 드러난 그 표정은 이빨까지 드러내면서 웃고 있는 괴기한 표정이었다. 그건 사람의 표정이 아니었다. 괴물의 표정이었다.
"제가...아니, 내가 너 같은 인간을 얼마나 기다려 온 줄 알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아느냐고!"
여러 개의 목소리가 플라위의 입 밖에서 튀어나왔다. 그는 더는 연기를 하기를 그만두었다. 그는 더는 연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너를 포함해서 총 8명의 아이가 떨어졌어. 8명!! 그리고 그중에 너와 그 아이 이외에는 전부 다 멍청했어! 뇌에 든 게 없었다고!!"
플라위는 분노했다. 그의 웃는 얼굴 뒤로 감추고 있던 분노를 태우고 폭발시켰다. 분노한 그의 발걸음은 절벽을 향하고 있었다. 프리스크는 두려움이 자신을 휘감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제발 그만 해달라는 말이 목에서 튀어나와 움직이지 않는 혀에 막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이 숲에 있는 것들은 전부 다 멍청이들뿐이야!! 그래, 인정해. 처음에는 나쁘지 않았어. 하지만 몇백 년 정도 지나니까. 깊은 매너리즘에 전부 다 빠져버렸어!! 지금 괴물들이 얼마나 뻔하고 재미없는 놀이를 하는 줄 알아!! 빌어먹을 새로운 게 필요하다고!! 새로운 게!!"
프리스크는 발버둥치려고 했으나, 여전히 그녀의 몸은 그녀의 몸이 아니었다. 플라위는 발걸음은 결국 절벽의 끝자락에 닿고야 말았다. 프리스크는 실수로 자신의 발밑을 바라보고 말았고. 프리스크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프리스크는 눈을 꼭 감고. 마음속으로 아래를 보지 말라고 수 십 번이고 외쳤다.
"그러니까 너 같은 인간 같은 것, 갑자기 나타나서 괴물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줄게 필요하단 말이지. 이미 조금 전 테스트로 너는 충분히 괴물들의 놀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어. 하지만, 조금 전에 말했다시피...인간의 인생은 반은 운이잖아? 그렇다면 그 운도 시험해보지 않으면 안되지."
프리스크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달았고. 곧이어 살려달라는 말을 마구 입 밖으로 내뱉었다. 굳어버린 혀에 막혀 웅얼거리는 소리밖에 나지 않았지만. 눈물 한줄기가 프리스크의 눈에서 흘러내렸다.
"일단은 여기, 만약 살아남는다면, 필수품일 테니까. 잘 간직해두는 게 좋을 거야."
플라위는 그렇게 말하며 프리스크에 목에 품속에서 꺼낸 황금 시계를 걸어주었다. 회중 시계의 무게가 프리스크의 목을 가볍게 눌렀지만. 프리스크는 이미 그런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프리스크 머릿속을 가득 채운 것은 공포 뿐이었다. 프리스크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어디가고. 그 꽃에게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목숨을 구걸하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며, 콧물을 닦을 생각을 하지 못하며, 플라위에게 목숨을 구걸하고 있었다.
"으...더러워라. 괜찮아. 니가 운명이라면 죽지 않을꺼잖아? 아 참고로, 만약 아스고르를 만나지 못하고. 그냥 숨거나 어디 정착해버린다면...내가 찾아가서 죽여버릴 거야."
플라위는 웃는 얼굴이 그려져 있는 손수건으로 부드럽게 프리스크의 눈물과 콧물을 닦아내주었다. 그 다음, 프리스크의 귀에 속삭였다.
"죽거나 죽이거나, 죽이지도 죽지도 마. 그건 내 선택이 아니야."
그리고...프리스크를 붙들던 손을 놓았다.
아이는 추락했다.
"어머, 이게 대체 누구지?"
2-12-1-3-11 6-12-15-23-5-18 8-1-19 16-1-17-25 16-1-19-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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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냥 싸그리 갈아엎으려고 했는데. 그러면 언갤 망할때까지 이거 완결 못낼 것 같아서. 그냥 간단히 수정만 하고 올림.
어짜피 흙손이라 바꿔도 별 차이 없을 듯. 그리고 플라위는 표정 바꾸는게 그냥 자기 얼굴에다가 손수건 여러개 가면 틈에다 끼워서 겹쳐놓고.
마법으로 손수건에 표정 그려넣은 다음에. 지가 표정 바꿀 때마다 자기 얼굴 뜯는 것.
피드백 주면 고맙고 번역체는 고치려고 노력해보겠음. 근데 이거 또 묻히겠지?
난 아마 안될꺼야.
판타지라기 보다는 스릴러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여서 맘에 들었어. 잘 읽었어 고마워! 다음 편도 기대할게
오 대충 파라락 읽으려고 했는데 정독해버렸다. 원작의 기묘한 느낌을 제대로 살려냈어. 플라위 가면 설정은 초반엔 이해하지 못했는데 읽다보니 독특하니 마음에 들더라. 재미있게 읽었고 연재 끝까지 잘하렴.
열라 잘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