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러들에 대한 감사를 겸하는 유동의 감상 정리.

평소에 감상문 좀 쓰고 싶어서 근질거렸는데, 마침 대회도 생겼겠다 써 봄.


한 작품만 쓰는 건 아니고, 세가지를 스까쓰는 느낌인데 괜찮나 모르겠네.

심지어 언더테일 게임 자체 감상도 들어간 개잡탕이다.

참가 인정이 안돼도 일단 써 보긴 하려고. 문상보다는 문학러 응원이나 해 봐야지.





먼저 내가 언더테일을 플레이한 과정을 살짝 설명할게. 귀찮으면 요약이라도 봐줘...


난 운이 좋게도 스포일러는 안당하고 시작해서 불살까지 노 스포로 하다가

불살 보고 아, 다 봤다! 싶어서 2차 창작 보다가 몰살을 좀 스포당한 병신임.

(뭔가 차라라는 애가 나온다, 그리고 샌즈가 사실 꽤 쎈 놈이다 정도만)

스스로는 몰살 못 뛰는 쫄보라 계속 불살만 돌았고, 지인이 몰살하는 걸 옆에서 봤는데

지인이 똥손이라 샌즈전 하다가 포기하고 엔딩은 유투브로 봤음.


이 과정들을 거치는데 참 감정이 묘하게 바뀌더라.



<1주차 노말>

토리엘 전까지는 적당히 죽이기랑 자비를 땡기는 대로 갔다.

괴물들이 죽는 게 아니라, 포켓몬처럼 기절만 하는 줄 알았지.

토리엘 죽이고 나서는 괴물들이 정말 죽는다는 걸 알고 그 후로는 쭉 자비로 갔다.


그런데도 계속 토리엘 죽인 죄책감이 맴돌아서

샌즈 레스토랑 데이트하고, 뉴 홈에서 괴물들 말 들으면서 점점 죄책감이 커지더니

최종적으로 아스고어 얼굴 보고(토리엘 전남편인거 깨닫고) 정말 걍 죽자 싶었는데

아스고어한테 죽어나가다가 끝이 안나서 싸웠더니 오메가 플라위 전 들어가서 끝.



<2주차 불살>

죄책감 쩔게 1주차를 끝낸 만큼, 닥치고 자비루트로 갔다.

1주차 관련 발언이 나올 때마다 흠칫+다시 죄책감 폭발하면서 무한의 자비반복.

후반부는 1주차랑 거의 비슷해져서 좀 지루하다 싶었는데

1주차 때는 몰랐던 언다인이랑 친구먹기(물 줘놓고 집에는 안갔음)를 하고

진 연구소, 아스리엘 전, 후일담까지... 정말 갓겜!!!!!!!!!!!!을 외치며 끝.



<몰살 구경 + 3주차 이후 불살>

여기서부터 좀 이상해짐.

여운에 젖어서 불살을 반복뛰기 하는데, 뭔가 점점 짜증이 났다.

거의 모든 괴물이 기본적으로 나를 한 번 씩은 다 죽이려 한다는 거.

그걸 다 내 쪽에서 자비를 베풀어 넘겨야 한다는 거.

그렇게 엔딩을 보면 끝나 버리고, 남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허탈함.


내 몰살은 간접체험으로 끝났지만, 만약 지인이 없었다면 스스로 몰살을 탔을 것 같다.



요약: 말에서의 죄책감 -> 불살에서의 감동 -> ... 근데 왜 나만 자비해야 됨? -> 몰살 -> 현재(???편)


이런 생각을 기본으로, 인상깊었던 문학 3개를 소개해 볼게.

각각 불살 -> 몰살 -> ??? 순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감상문을 3부작으로 쓰려는 병신이 여기 있어요.






[프리스크가 행방불명된 썰] - 불살

상편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291640

하편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298014


네 죄책감이 네게 손을 뻗었다. 너는 그 손을 잡았다. 너울너울 춤을 추며 네 죄책감은 너를 이끌었다. 너는 그 길이 네 죽음으로 끝나는 길을 알면서도 따라 걸었다.’



불살루트 이후 프리스크의 이야기.


좋은 필력에 적절한 삽화, 그리고 너무 적절한 브금이 삼위일체를 이뤄서

심장을 채칼로 슬라이스 치는 듯이 아리게 하는 문학이었다.

볼 때는 꼭 브금 트는 걸 권장해. 어디에서 이런 딱 맞는 걸 주워왔는지 모르겠네.


내가 주인공 굴리는 비극물을 좋아하는데, 가끔 이거 좀 심하지 않아? 싶은 게 있어.

이 작품이 딱 그거였다.


내가 좋아하는 굴림은 피 촥촥, 내장 팍팍 튀는 상황이 아니야.

주위 상황이 잔인하면, 팔다리 날리는 물리적 잔인함은 상대가 안 되더라고.

상황이 어떻게 착착 맞아 떨어져서 등장인물과 독자의 멘탈을 얼마나 몰아넣는 지가

내가 보는 포인트인데, 그런 면에서 난 이 작품이 플라워펠보다도 좋았다.


짧은 분량으로도 플라워펠과 비슷한 수준의 데미지를 주는 가성비도 가성비였지만,

무엇보다 프리스크의 행동에 개연성을 불어넣어 준 게 참 좋았다.

플라워펠의 프리스크는 왜 프리스크한테 꽃이 피어나는 지도 모르겠고,

프리스크는 뭔 성인이라도 강림했나, 왜 계속 자기의 희생을 선택하는지도 납득이 안갔거든.

대놓고 얘 좀 한 번 굴려보자하고 판을 짜놓은 느낌이었어.


그런데 이 작품의 프리스크는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나온 행동과, 그에 따른 죄책감.

그 죄책감 때문에 프리스크가 선택한 결말과, 그 후의 이야기(샌즈) 까지.

흘러가는 상황은 참 납득이 가는데 그 결과가 납득이 안 갈 정도로 잔인하지.


불살에서 느끼는 억울함이라 해야하나, 짜증남, 불공평한 기분 등등...

처음에는 그저 감동적이었던 불살엔딩이 다르게 느껴졌을 때.

주인공이 모두를 위해 희생하는 성녀가 아니라 희생된 아이로 보이게 되었을 때.

그에 대한 앙갚음으로 부숨이의 마인드가 깨어나는 것 같다.


특히 이 작품을 갓 본 후에는 샌즈 멘탈 부숨물이 상당히 땡겼다.

나는 1회차 때 샌즈가 레스토랑에서 한 말이 내가 토리엘을 죽인걸 알고 한 말인 줄 알았다.

그 죄책감으로 2주차 때는 불살을 탔는데, 하는 말이 똑같아서 뭔가 했음.

계속해서 불살을 타는 동안 니가 뭔데 날 죽이냐 마냐하냐하는 엿같은 기분이 되더라고.





다음 감상문은 그런 부숨이 마인드로 본 작품, [몰살을 시작하는 이유].



감상문은 창작에 비해 쉽겠거니 했는데 역시나 꿀빠는 글질은 없네.

게다가 생각보다 길어지기까지 한다. 갓뎀. 이거 남은 2개 다 쓸 의지가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