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목을 매만졌다. 자주 겪은 일이긴 해도 머리 위가 날아가는 기분은 역시 유쾌하지 않았다. 눈을 감았다 뜨고, 헛기침도 하며 일순 부재했던 감각이 돌아온 걸 느낀 당신은 허공에 손을 놀렸다. 토독, 톡. 보이지 않는 자판이 응답했다. 당신의 눈 앞에 흰 글씨들이 나타나 빠르게 흘렀다. 당신이 원하는 수치를 찾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당신은 값을 몇으로 바꿀까 잠깐 고민하다 아무 숫자나 써넣었다. 얼마든 별 상관없다는 식이었다. 준비는 끝났다. 당신은 앞으로 있을 일이 즐거워 킥킥대며 웃다 세상으로 뛰어들었다.


당신은 눈 위에 넘어졌다. 일어나서 몸에 묻은 눈을 탁탁 털었다. 당신의 마지막 세이브 포인트는 스노우딘이었다. 돌보는 이 하나도 없었을 스노우딘은 마지막에 본 것보다 더 황폐해보였다. 엉망으로 무너진 건물들 사이로 바람 부는 소리만 흉흉했다. 아무래도 그는 당신이 온 걸 모르는 것 같다. 당신은 주위를 살피다 손나발을 입에 대고 외쳤다.

"샌즈!"

샌즈- 샌즈- 듣는 이 없는 외침만 폐허 속에 울려퍼졌다. 그 울림이 멎을 때까지 나타나는 이는 없었다. 평소의 그라면 지금쯤이면 당신에게 오고도 남았을텐데. 이상한 일이다.

당신은 샌즈를 직접 찾기로 마음먹었다. 여흥을 위해 약간의 수고는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마 그는 그의 집이나 그릴비에 있을 거다. 그가 달리 갈 곳은 없으니까.

당신은 걸음을 옮겼다. 당신은 스노우딘이 무너지는 꼴을 참 많이도 봤다. 물론 당신이 한 일은 아니다. 당신을 죽이기 위해선 뭐라도 할 그 해골이 한 짓이다. 그 모습은 매번 달랐지만 변함없는 것은 있었다. 다른 건물들이 건물이 있었다는 흔적만 겨우 남길 때에도 해골 형제가 사는 집만은 늘 멀쩡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신은 아담한 이층집의 문을 열었다.

"샌즈, 여기 있어?"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당신은 주인의 허락 없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 물론, 허락이 없었다고 해도 개의치는 않았을 것이다. 당신은 늘 그랬잖은가?

가구 위엔 먼지들이 두텁게 쌓여있었다. 괴물의 먼지는 아니었다. 당신은 집주인이 오래 집을 비우기라도 한 걸까. 아니면 그저 먼지가 쌓이든 말든 신경쓰질 않는 걸까 궁금해했다. 당신은 계단을 올라가 가까운 방문을 열었다. 1층과 마찬가지로 먼지가 쌓여있는 것 외에 유별난 것은 없었다.

당신은 그대로 문을 닫고 샌즈방 앞으로 가서 문고리를 돌렸다. 잠겨있을 거란 당신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당신은 손 끝으로 문고리를 툭툭 쳤다. 짤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방 안쪽에서 먼지가 쏟아져 급하게 물러섰다. 샌즈를 깨우러 들어왔다가 살해당한 걸까. 문 안쪽에 패인 자국이 남아있다. 당신은 먼지 더미 속에서 붉은 스카프를 주워들었다. 집안을 더 볼 필요는 없었다.

당신은 반쯤 무너진 그릴비로 곧장 향했다. 불 꺼진 그릴비네에서 당신은 원하던 것을 찾았다.

"샌즈?"

바에 엎드려 있는 그는 미동이 없었다. 당신은 조용히 다가가 그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ㅛ




머샌야설 쓰려다가 드랍함